오는 7월 출범하는 신한라이프, 통합시 자산규모 업계 4위로 상승

4위 자리 위협받는 KB손보, 실적 개선과 혁신 통해 새해 도약 꿈꿔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왼쪽)와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는 '실적 개선'이라는 공통된 목표와 함께 새해 업계 선두주자로 올라갈 '언더독(Underdog)'을 준비 중이다. 사진. 신한생명, KB손해보험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이사(왼쪽)와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는 '실적 개선'이라는 공통된 목표와 함께 새해 업계 선두주자로 올라갈 '언더독(Underdog)'을 준비 중이다. 사진. 신한생명, KB손해보험

[미디어SR 임은빈 기자] 지난 8일(한국 시각) 개최된 제55회 슈퍼볼 대회에서는 톰 브래디(44·탬파베이 버커니어스)가 이끄는 탬파베이 버커니어스가 '디펜딩 챔피언' 캔자스시티 치프스를 31-9로 대파하고 2003년 창단 첫 슈퍼볼 우승 이후 1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3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로 이적한 브래디는 개인 통산 7번째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NFL의 전설인 브래디도 '언더독(Underdog)'의 희생양이 된 적이 있다. 지난 2018년 2월에 열렸던 제52회 슈퍼볼에서는 당시 상대적 열세에 놓였던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팽팽한 접전 가운데 당시 뉴잉글랜드 쿼터백이었던 브래디의 패스미스를 유도하며 41-33으로 뉴잉글랜드를 물리치고 우승 트로피인 '빈스 롬바르디'를 품에 안았다.

이처럼 스포츠경기에서 약체 팀이 관중의 열띤 응원이나 동정표 등에 힘입어 언더독(Underdog)으로 우승을 할 경우, 많은 팬들에게 더 큰 희열과 승리의 기쁨을 안겨다주기도 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신한라이프(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와 KB손해보험은 각각 보험업계 언더독을 준비 중이다. 실적개선을 통해 업계 선두주자로 치고 올라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 2019년 기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총자산은 각각 34조1793억원, 33조870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6, 8위인 양사의 총자산을 합하면 68조498억원으로 신한라이프가 공식 출범하면 NH농협생명을 제치고 생보업계 4위로 올라서게 된다.

차별화된 강점으로 양사가 시너지를 발휘해 생보사 '빅3' 체제의 시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양사가 통합하면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업계 3위 수준"이라며 "양사의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빅3 체제'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생보업계 톱3 기업의 자산규모는 삼성생명 312조7623억원, 한화생명 121조7568억원, 교보생명 107조893억원 순이다.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는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보험개발원 등에서 잔뼈가 굵은 '관(官) 출신'이다. 2019년 3월 취임 당시 보험업계 내부에서는 전문성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성대규 대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778억원으로 전년도 1239억원 대비 539억원(43.6%)이나 증가하는 신장세를 보이며 우려를 일거에 잠식시켰다.

지난 1월 KB손해보험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김기환 대표는 3년 연속 실적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을 겪고 있는 자사의 '실적 개선'이 최대 과제로 꼽히고 있다.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2020년 실적을 분석해보면 KB손해보험의 지난해 순이익은 1639억원으로 전년 2343억원 대비 30% 감소했다. 같은 기간 투자영업손익은 12% 감소한 8443억원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의 이같은 실적 감소세는 대다수 손보사들이 실적 증가를 이룬 점을 감안하면 미진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이익 482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고,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순이익이 17.3% 증가한 757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업계 5위를 기록 중인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부회장의 마법과 함께 지난해 순이익 4334억원을 기록하며 4위인 KB손해보험의 자리를 맹추격 중이다.

김기환 대표는 올해 취임사에서 "KB손해보험이 보유한 1등 DNA의 자긍심을 되살려 평범한 보험사가 아닌 보험 그 이상의 보험으로 당당히 1등에 도전하는 KB손해보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DNA는 KB손해보험의 전신 LIG손해보험 시절을 일컫는다. 전임자인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의 LIG손해보험의 색채 지우기에 탄력을 받아 이제는 내실 뿐 아니라 외형 성장도 일궈내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KB금융지주에서 재무, 리스크, 홍보, 인사, 글로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경험을 쌓은 김 대표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KB손해보험이 보험업계의 언더독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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