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억대 연봉 1.6%...1000만원 미만은 2.4%

대한유화·율촌화학 상근 감사 보수만 3억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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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정혜원 기자] 국내 주요 300대 기업 사외이사 1000여명의 1인당 급여는 평균 5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억대 이상의 보수를 받는 그룹과 1000만원 이하를 받는 그룹도 각각 2% 정도를 차지해 회사별로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대표 김혜양)는 ‘국내 주요 300대 기업의 2019년 사외이사 및 상근 감사 보수 현황 분석’ 결과가 이같이 도출됐다고 8일 밝혔다.

분석 대상 300대 기업은 15개 주요 업종별 매출(개별 및 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위 20개 기업을 선정했으며 지난해 3월 말 공시된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300대 기업에서 활동 중인 사외이사는 모두 987명으로 1000명에 육박했다. 보수를 받는 사외이사는 크게 두 그룹으로 분류된다.

감사위원회에 속해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따로 맡지 않는 일반 사외이사 그룹으로 나뉜다. 이번 300대 기업 중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 비율은 61.1%인 603명으로 집계됐다.

모든 상장사가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산 2조원이 넘는 상장사에 한해 감사위원회를 의무 설치해야 하지만, 자산 2조원 미만이고 자산 총액 1000억 원이 넘는 곳은 등기임원인 상근 감사 1명 이상만 두면 된다. 이번 조사 결과 300곳 중 97곳에서 상근 감사는 111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파악된 300대 기업 내 사외이사 987명에게 지급한 연간 급여 총액은 481억원이었다.

사외이사 한 명에게 지급된 연간 평균 보수는 4880만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중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들은 1인당 연평균 5290만원으로 일반 사외이사 4239만원보다 1000만원 가량 급여 수준이 더 높았다.

사외이사 간 보수도 회사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1000여명의 사외이사 중 연간 억대 이상 급여를 받는 인원 비율은 1.6%였다.

반면 연간 보수가 1000만원도 되지 않는 비율도 2.4%를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사외이사 급여를 1000만원 단위로 살펴보면 9000만원대(9000만원~1억원 미만) 2%, 8000만원대 4.3%, 7000만원대 9.6%, 6000만원대 13.3%, 5000만원대 12%로 파악됐다. 3000만원대는 19.8%로 가장 많았고, 4000만원대도 16.2%나 됐다.

전체적으로 사외이사 보수는 3000~5000만 원 미만이 35% 이상을 차지했다. 2000만 원대는 12.5%, 1000만 원대 6.4%로 조사됐다.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가 억대 이상 되는 곳은 300곳 중 3곳밖에 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1억9800만원), 삼성전자(1억5100만원), 삼성물산(1억5000만원) 순으로 사외이사에게 억대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외이사를 세분화해 감사위원을 겸하지 않는 일반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억대를 기록한 곳은 삼성물산, 삼성전자, 현대자동차로 조사됐다.

삼성물산은 2명의 일반 사외이사에게 5억1700만원을 지급해 1인당 평균 보수가 2억5900만원으로 조사 대상 기업 중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전자 일반 사외이사는 평균 1억7600만원, 현대자동차는 1억3100만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위원을 겸한 사외이사 그룹 중에서는 엔씨소프트가 1인당 2억7400만원으로 급여 수준이 가장 좋았고, 삼성전자(1억2600만원), KT(1억원) 순으로 보수가 높았다.

이와 관련 유니코써치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최근에는 기업에서 ESS경영이 중요한 화두로 급부상하면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사외이사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예전보다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역량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사외이사도 다양한 후보군에서 영입되는 경향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업종별 사외이사 보수는 전자업종에 있는 사외이사 57명이 한 명당 평균 6811만 원을 받아 높은 보수 그룹에 속했다.

이어 무역·유통(6642만원), 정보·통신(6413만원) 업종이 6000만원대 그룹에 포함됐다. 5000만원대 업종 군에는 광물(5822만원), 항공·해운(5802만원), 금융(5748만원), 석유·화학(5534만원), 자동차(5129만원) 등이 포함됐다. 4000만원대는 제약(4490만원), 건설(4439만원), 기계(4382만원), 철강(4296만원) 업종이 속했다. 반면 패션은 3029만원으로 평균 보수가 가장 낮았다. 식품(3625만원), 고무·플라스틱(3717만원)도 3000만 원대로 사외이사 보수가 상대적으로 타업종에 비해 낮았다.

조사 대상 업체 중 상근 감사 보수가 억대를 상회하는 곳은 36곳이나 됐다. 이 중에서도 상근 감사 연간 보수가 가장 높았던 곳은 석유화학 업체인 ‘대한유화’ 상근 감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의 상근 감사 보수는 4억26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율촌화학’ 상근 감사도 3억3800만원으로 3억원대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기업은행(2억8900만원), 동양(2억2600만원), 한샘(2억900만원), 대덕(2억700만원)도 상근 감사 평균 급여가 2억원을 상회했다. 심텍(1억8200만원), 유한양행(1억7600만원), 포스코강판(1억7200만원), 동방(1억6200만원) 등은 상근 감사 보수 상위 TOP 10에 포함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사외이사 제도가 본격 도입된 이후로 사외이사의 보수 수준도 기업과 업종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사회 개최 횟수에 상관없이 연간 일정한 보수를 지급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회사들은 이사회가 개최될 때마다 일종의 거마비(車馬費) 형식으로 보수를 지급해 연간 보수액이 1000만원을 밑돌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기존까지는 국내 기업들의 사외이사 보수는 전문성보다는 사외이사 개인의 이력과 활동 경력에 따라 결정되는 사례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외부기관을 통해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등 객관적인 절차를 거쳐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보수도 이에 맞춰 책정하는 방향으로 변경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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