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6000억원대...코로나 선방...'마이너스' 유가 여파로 현대오일뱅크 직격탄

현대중공업, 실적개선 기대 걸고 창사 첫 '액면분할'과 '중간배당' 예고하기도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사진 현대중공업그룹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5971억원을 기록했다. 전 계열사의 실적은 ‘선방’했다고 평가받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유가 하락이 현대오일뱅크에 치명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중공업그룹지주는 4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8조9110억원, 영업손실 597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2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정유 부문의 대규모 손실이 큰 영향을 미쳤으며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시황 악화에 환율로 인한 손해까지 겹친 탓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5933억원으로 전년(영업익5220억원)과 비교해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13조68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2% 감소, 순손실은 359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전 계열사가 견고한 실적을 보여 적자 폭은 최소화됐다. 현대일렉트릭이 흑자 전환해 영업이익 727억원을 기록했으며,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사상 최대 15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지주 오너가(家)인 정기선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있으며 현대중공업지주의 100% 자회사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건조한 선박과 타 선박의 AS 및 개조 등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로 선박 개조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현대중공업 그룹의 ‘알짜’ 자회사로 꼽히고 있다. 

한국조선해양도 지난해 매출 14조903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8% 감소했으나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비중을 확대하고 원가절감 노력 등에 힘입어 적자를 면하고 7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이어 흑자를 기록했으나 순손실 8352억원이 발생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순손실은 환율과 관련한 손실과 군산조선소 등 자산 손상, 이연법인세 자산손상 인식에 따른 법인세비용 등에서 기인했다. 세부 항목은 장부상의 손실일 뿐 실제 현금이 빠져나가 손실을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순이익은 환율하락으로 인한 외환관련 손실 및 군산조선소 등 자산 손상, 이연법인세 자산손상 인식에 따른 법인세비용 발생 등 현금유출 없는 장부상 손실이 발생하며 -8,35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현대중공업지주 CI
현대중공업지주 CI

한편, 현대중공업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통해 액면분할을 실시하겠다고 결정했다. 창사 후 처음이다. 액면분할 비율은 5대1이며, 분할 신주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4월12일 상장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지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액면분할 시 총액의 변동없이 주식 가치는 동일하다”고 강조하면서 “다만 최근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크게 늘었기에, 금액이 낮아지면 보다 쉽게 자사에 투자를 결정할 수 있고, 회사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현대중공업지주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을 입은 주주들에 대한 보상과 신뢰 제고 등 책임경영을 실시하기 위해 2019년과 동일한 주당 1만8500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개선되는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라면서 “창사 첫 중간배당을 실시, 그리고 주력 업종인 정유·조선·건설기계부문 시황회복과 잇따른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수익 창출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사의 결정을 통해 주주들은 올해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상승과 함께 배당 수익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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