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결정 따라 정영채 NH사장 3연임은 사실상 물 건나가

하나銀·예탁원, "책임론 회피할 수 없다"는 중요한 선례 남겨

금융감독원. 사진. 구혜정 기자
금융감독원.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임은빈 기자]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예탁결제원(예탁원)과 NH투자증권, 하나은행에 징계안을 사전 통보했다.

옵티머스 관계사에 대한 금감원의 제재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오는 18일 열릴 예정이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예탁원, NH투자증권, 하나은행 3사 가운데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만 유일하게 CEO 징계 대상에 올랐다.

금감원은 정 대표에게 '직무정지 3개월'을 사전 통보했다. 예탁결제원과 하나은행은 기관경고 등 기관 제재안만 통보받았다. 옵티머스 펀드 관계사 중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만 개인 징계안을 통보받은 셈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번 징계는 판매사에 가장 큰 책임을 물어왔던 금감원의 의지가 드러난 것 같다"며 "아무래도 CEO가 제재를 받다보니 회사 내부적으로 심각한 상황인만큼 앞으로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징계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나뉘는데 중징계는 문책 경고부터 해당한다. 중징계가 확정되면 한동안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정영채 사장이 중징계인 '직무정지 3개월'을 통보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내부통제 부실'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중징계를 통보 받아 제재심의위원회를 치른 라임펀드 판매사 CEO들의 공통 제재 사유가 내부통제 부실이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제재로 정영채 사장의 3연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징계 수위가 조정될 수 있지만 범위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에 입사해 30년 이상 금융업계에 몸담으며 '투자금융(IB)업계 대부'라 불리는 정 사장에게는 이번 제재 통보가 다소 무겁게 다가올 수 있다.

한편 수탁사와 사무관리사인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은 CEO의 책임소재는 피했다. 금감원은 예탁결제원과 하나은행의 내부통제 적정성도 검토할 예정이었지만 CEO 징계까지 연결하지는 않았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징계 여부도 논의됐지만 책임소재가 낮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추이를 지켜볼 뿐 지금으로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이 이번 사태로 제재심의위원회에 오른 부분은 수탁사와 사무관리사도 펀드 사고로 책임론을 회피할 수 없다는 중요한 선례를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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