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PO 앞두고 '여신 규모 확대' 위한 전략 해석

비대면 기반의 인터넷전문은행 한계 극복은 과제

27일 카카오뱅크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 카카오뱅크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기업대출, 주택담보대출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비대면 방식의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시도가 어려웠던 서비스다. 금융업계에서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몸집불리기에 한창인 카카오뱅크가 대출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 기업대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이미 지난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대출 서비스에 필요한 ‘스마트보증’ 업무 협약을 맺은 카카오뱅크는 최근 관련 전문 인력 모집을 시작했다.

현재 카카오뱅크가 충원중인 인력은 ▲주담대 상품 기획 및 운영 ▲주담대 등기업무 기획 및 운영 ▲기업대출 상품 기획 및 운영 ▲QA(Quality Assurance)담당 등이다. 사실상 기업대출과 주담대 서비스 진출 선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에게 신규 대출 서비스 확보는 필수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8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몇몇 시중은행의 대출 잔액을 뛰어넘은 수치다.

다만 대출상품의 쏠림 현상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실제로 현재 카카오뱅크가 취급중인 대출 상품은 거의 신용대출(일반신용, 마이너스통장 등)이다. 신용대출이 아닌 상품은 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에 근거한 전세금담보대출이 사실상 유일하다.

카카오뱅크의 입장에선 올해 IPO를 앞둔 상황에서 당면과제인 ‘여신 규모 확대’를 위해 신규 대출 상품 개발이 절실하다. 업계에서는 이를 해결할 비장의 무기로 주담대와 기업대출을 꺼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제공 : 카카오뱅크
제공 : 카카오뱅크

현재 거의 모든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기업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며 관련 대출 규모는 꾸준히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에서 행해진 주담대 규모는 2조5800여억원이다. 기업대출 역시 같은 기간 4조2100여억원 집행됐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관련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었다. 바로 ‘비대면’이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일반 신용대출의 경우, 비교적 대출 심사과정이 간소하다. 자체 신용평가 모델과 간략한 소득증명만 준비되면 대출이 가능하다.

주담대와 기업대출은 다르다. 기존 건축물 대상 주담대의 경우, 해당 건축물의 공시가 또는 시장가를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평가 기준 및 가격이 상이해 어떤 모델을 적용할지도 고려 대상이다.

대출 과정도 만만치 않다. 신규 분양물량의 경우 계약금 및 중도금 납부, 잔금, 등기에 이르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러한 모든 과정을 오로지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오랜 업력의 시중은행들조차 이같은 어려움을 근거로 ‘비대면 방식’에 난색을 표해왔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주담대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며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시중은행권에서도 호기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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