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제공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달러 약세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에도 전략적으로 대응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9일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연간 매출 31조9004억원, 영업이익 5조12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84% 증가했다.

SK하이닉스 노종원 CFO(최고 재무 관리자) 부사장은 “지난해 글로벌 팬데믹과 무역 갈등의 격화로 메모리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였음에도 D램 10나노급 3세대(1Z나노)와 낸드 128단 등 주력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조9662억, 영업이익은 9659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SK하이닉스는 4분기에 제품 가격 하락과 달러화 약세의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3분기부터 이어진 모바일 수요 강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298%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가 발표한 2020년 실적. 자료=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발표한 2020년 실적. 자료=SK하이닉스 제공

제품별로는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1% 증가했고, 평균판매가격은 7%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은 8% 증가, 평균판매가격은 8% 하락했다.

올해 D램 시장에 대해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기업들의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로 서버향 제품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주춤했던 5G 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해 모바일 수요 역시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수요에 비해서는 공급량이 증가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공급 부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전격 인수했다. 그간 SK하이닉스는 D램에서는 글로벌 2위를 확고하게 지키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왔지만 낸드플래시는 세계 5위권으로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는 구조였다.

이에 올해 SK하이닉스의 과제 중 하나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로 낸드플래시 열위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기반을 탄탄히 갖추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낸드플래시 시장이 모바일 기기의 고용량 제품 채용 증가, SSD 수요 강세로 업계 전반의 높은 재고 수준이 상반기 중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부터 시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 부문 인수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고, M16 신규 팹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등 미래성장 기반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종원 부사장은 “현재 SK하이닉스는 128단에서의 제품 경쟁력이나 양산 전개 속도가 경쟁사 대비 앞서 있다고 자부한다”면서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기술 경쟁력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원가 경쟁력에 집중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부사장은 이날 “올해 안으로 낸드 사업부의 흑자 전환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며 인텔 사업부 인수 후 일시적으로 비용이 증가할 수 있겠지만 이를 단기간에 극복하고 수익성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수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면서도 투자는 다소 신중하게 집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코로나19 및 무역갈등 등 외부 환경의 리스크가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인 것은 아니라서 다소 보수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투자 규모의 축소가 아닌,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 실행을 본격화하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해 인류와 사회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SK하이닉스는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반도체 제조 과정 전반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겠다는 계획이다.

탄소 순배출 제로, 대기오염물질 추가 배출 제로, 폐기물 매립 제로 골드 등급 달성, 수자원 절감량 300% 확대 등을 통해 친환경 반도체 제조 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회사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RE100(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사용 선언) 캠페인에 가입했으며, 친환경사업 투자 용도의 그린본드를 발행한 바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1주당 배당금을 1170원으로 결정했다. 회사는 주당 배당금을 최소 1000원으로 고정하고 여기에 연간 창출되는 잉여현금흐름의 5%를 추가로 지급한다는 기존 배당 정책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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