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34조1645억, 영업손실 2조5688억원

배터리사업 매출은 1조6102억원으로 2배로 증가

(왼쪽부터) SK에너지 조경목 사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종합화학 나경수 사장. 사진. SK이노베이션 제공
(왼쪽부터) SK에너지 조경목 사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종합화학 나경수 사장. 사진. SK이노베이션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유가 폭락 및 석화사업 침체 등의 여파로 2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전기차 전환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배터리사업의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하면서 1조원을 돌파했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매출 34조1645억원, 영업손실 2조568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는 매출 7조6776억원, 영업손실 2434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배터리사업의 4분기 매출은 4792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고치를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주력 사업들이 침체기를 겪은 가운데 배터리사업은 사상 처음으로 조 단위 매출을 달성하면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배터리사업 매출은 1조6102억원에 달해 전년 매출 6903억원에서 2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1공장 및 중국 창저우 공장이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있어 생산 물량의 증가로 매출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안으로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옌청과 혜주의 해외 공장에서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다. 두 공장이 물량을 쏟아내면 매출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옌청과 혜주 공장은 각각 20GWh(기가와트시) 생산규모로 이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전체 생산능력이 40GWh로 2019년 말과 비교해 약 4배 증가하게 된다.

회사측은 이번에 청사진도 선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2022년) 1분기에 각각 9.8GWh 규모의 헝가리 제 2공장과 미국 조지아주 제 1공장이 양산을 시작한다. 뒤이어 2023년 1분기 11.7GWh 규모의 조지아주 2공장과 2024년 1분기 9.8GWh 규모의 헝가리 3공장에서의 양산 계획을 세웠다.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 주 배터리 공장 위치 제공: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미국 조지아 주 배터리 공장 위치 제공: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날 컨퍼런스콜(전화회의)를 통해 "올해 생산능력 확대와 OEM에 힘입어 3조원 중반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엔 5조원 매출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흑자로의 전환에는 좀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배터리사업 부문은 지난해 42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매출은 전년 동기 2250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4972억원을 기록했으나 1089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여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해외 공장 건립의 초기 비용의 영향이 커 아직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나 해외 생산 공장이 조기에 안정될 경우 판매량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3년까지 85GWh, 2025년까지 125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기존 2025년 목표였던 100GWh에서 25GWh 이상 추가 증설을 결정하며 전기차의 고속 성장에 따른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또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특허 소송전에 대해 "2월 10일로 예정된 최종 판결에서는 예비심결에서 고려되지 않은 영업비밀의 존재, 침해 관련 손실 여부와 공공적인 이익 여부를 충분히 고려해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며 “판결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어떤 경우라도 우리는 당사 및 고객, 한국 배터리 산업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어 "만약 유리한 결과가 나오더라 하더라도 여전히 이후에 연방법원 소송 등 법적 절차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배터리 산업 발전과 주주 및 고객, K배터리의 산업생태계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상대방과의 대화 등으로 합의를 포함해 소송이 원만히 종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재사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소폭 감소한 253억원을 기록했다.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판매량은 증가했으나 환율 하락의 영향과 신규 중국 설비 가동에 따른 초기 고정비 부담 등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회사는 최근 분리막 해외 설비 증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5억3000만㎡ 규모의 충청북도 청주와 증평 공장 및 3억4000만㎡ 규모의 중국 공장이 지난해 말부터 가동에 들어가 연간 8억7000만㎡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중국, 폴란드 등 해외 공장들이 순차 가동하게 되면 올해 말 생산능력은 13억7000만㎡, 2023년 생산능력은 18억7000만㎡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 2020년 연간 및 4분기 실적. 자료=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2020년 연간 및 4분기 실적. 자료=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의 사업부문별 지난해 연간 실적은 △석유사업 매출 22조6379억원, 영업손실 2조2228억원 △화학사업 매출 7조541억원, 영업손실 1212억원 △윤활유사업 매출 2조3713억원, 영업이익 2622억원 △석유개발사업 매출 593억원, 영업손실 48억원 △배터리 사업 매출 1조6102억원, 영업손실 4265억원 △소재사업 1259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석유화학 사업의 경우는 시황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지만 최대한 유연하고 기민하게 대응해 손실을 줄여나갈 것”이라며  “향후 사업 부문별 비중은 밝히기 어렵지만 배터리 사업을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해나가고 있으며, 공격적으로 매출 증대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 및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상황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회사는 주주가 중요한 이해관계자로서 경영의 중심이므로 경영성과 및 신규사업을 통한 기업가치 등을 고려해 중장기 주주환원 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도 회사의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실현되고 있다”면서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의 본격적인 실행 원년인 올해, 신규사업뿐 아니라 기존 사업에서도 친환경(Green) 중심의 전면적이고 근본적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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