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은행권 첫 여성 부행장 2명 발탁

여직원 '일방적 배려' 아닌 '동등 기회' 부여

'양성 평등 전도사' 윤종원 행장이 주도해

사진. IBK기업은행
사진. IBK기업은행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금융권 내부에서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의 여성친화전략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요 요직에 여성인재를 발탁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돕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유리천장 깨기’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은행發(발) ‘여풍(女風)’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하고 있다.

21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은행은 올해 진행된 주요 인사를 통해 부행장, 지점장 등 핵심 요직에 여성인재를 전면 배치했다.

우선 지난 19일 단행된 상반기 인사에서는 전체 지점장 승진자 77명 중 30%인 23명이 여성이었다. 이는 기업은행 역사상 최다 비중, 최대 인원일 뿐 아니라 전체 은행권에서도 이례적일 만큼 높은 수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번 인사는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 인력의 승진 기회를 확대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13일 단행된 부행장급 인사를 통해 1명의 여성 부행장을 추가로 발탁했다.

주인공은 김은희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부행장)이다. 지난 1988년 입사한 김은희 부행장은 그동안 고객관리와 자산관리 부문에서 경험을 쌓아온 현장 전문가다. 새로운 규제환경에 대응한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를 갖추는데 기여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 이번에 부행장으로 발탁됐다.

한편 기업은행은 기존에 있던 임찬희 자산전략그룹 부행장을 포함해 국내 은행권 최초로 2명의 여성 부행장을 둔 은행이라는 타이틀도 거머쥐게 됐다.

이처럼 여성인재를 과감히 발탁하는 기업은행의 인사 전략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국내 최초의 여성 은행장(권선주 전 행장)이 탄생한 곳도, 최초로 5명 이상의 여성 부행장을 배출한 곳도 바로 기업은행이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 구혜정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사진. 구혜정 기자

이같은 기업은행의 전략은 보수적 색채가 짙은 금융권 내부에서도 유독 눈에 띌 수밖에 없다. 여성들은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로 승진 및 임원 인사 평가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워킹맘을 적극 지원하며 동등한 평가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기업은행의 노력은 보수적인 금융권 내부에서도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지난 2019년 은행권 최초로 기존 2년이었던 육아휴직을 1년 연장한 최대 3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초등학교 자녀를 둔 직원들을 위한 유연근무제 도입, 어린이집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양성평등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노력은 윤종원 행장의 부임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윤종원 행장은 행장 취임 이후 꾸준히 ‘양성평등’을 언급해왔다.

윤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공정과 포용, 성과와 실력을 인사의 최우선 원칙으로 두겠다”며 “특히 유리천장은 반드시 걷어내 양성평등을 실천하겠다”라고도 강조한 바 있다.

기업은행 임직원들도 이러한 시도에 대체적으로 만족해 하는 분위기다. 기업은행에서 근무중인 한 여직원은 미디어SR에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여성에 대한 ‘일방적 배려’가 아닌 ‘동등한 조건과 동등한 기회, 동등한 평가’를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러한 기조가 기업은행 뿐 아니라 금융권 전반으로 널리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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