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금호석유화학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진=금호석유화학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금호리조트 매각 본입찰에 5개 업체가 뛰어들었으며, 이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경쟁자보다 1000억원 가량 더 높은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리조트 매각주간사인 NH투자증권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19일 오후 금호리조트 본입찰 접수를 마감했다. 주간사 측은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다음달인 오는 2월 중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 라인건설, 화인자산운용, 브이아이(VI)금융투자, 칸서스자산운용 등 5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5개 업체는 지난달 예비 입찰에서 적격 인수후보(숏 리스트)로 선정된 뒤 본 입찰에도 그대로 참여하는 등 금호리조트의 매각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금호리조트의 2대 주주로, 박찬구 회장이 금호가(家)의 마지막 유산을 사수하기 위해 인수전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이 써낸 인수가는 차순위자 보다 1000억원 가량 많은 3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 대상은 금호리조트의 최대주주인 금호티앤아이 보유 지분 48.8%를 포함해 아시아나IDT(26.6%), 아시아나에어포트(14.6%), 아시아나세이버(10%) 등의 보유 지분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예상 매각가로 5000억 정도를 예상했으나 실제 원매자들은 예상가의 절반 수준인 2000억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호텔과 아시아나CC 회원권 부채(예수 보증금), 금융권 부채 등이 본실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매각가가 낮아졌다.

실제 금호리조트의 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42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금호리조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한 515억원, 영업 적자 12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지면서 인수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골프장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매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수도권에 골프장을 보유한 금호리조트도 이같은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여 금호리조트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8월 강원도 홍천군의 27홀 골프장인 클럽모우CC를 185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매각과 관련한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코로나19로 골프장 예약이 몰리면서 클럽모우CC는 시장 예상가를 웃도는 수준에 매각됐다”고 귀띔했다. 통상 골프장 1홀당 70억원 안팎으로 추산해 가격이 책정되며 수도권에 위치한 골프장의 경우 더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리조트는 경기도 용인의 36홀 회원제 골프장인 아시아나CC와 경남 통영마리나리조트 등 콘도 4곳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에 웨이하이 골프&리조트도 보유하고 있다. 리조트의 경우는 시설 노후화 등으로 리모델링이 필요해 인수 가격을 낮출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기. 사진. 정혜원 기자
아시아나항공기. 사진. 정혜원 기자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지난해 9월부터 유동성 위기 대비와 자본 확충을 위해 종속회사인 금호리조트 매각을 추진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금호리조트와 금호티앤아이 등의 손자회사도 있다.

금호리조트의 매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아시아나항공은 3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절차 마무리는 오는 오는 6월말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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