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보류에 적잖은 파장

진정한 '빅테크'가 되기 위한 파괴적 플랫폼 혁신도 필요

제공: 토스
제공: 토스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핀테크를 넘어 ‘빅테크’로 나아가던 모바일 종합 금융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토스(Toss)’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걸까. 예상하지 못한 마이데이터 사업허가 보류 결정은 토스, 나아가 핀테크 산업 전반에 적잖은 후폭풍을 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토스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예상치 못한 ‘마이데이터 심사 보류’

28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를 운영중인 비바리퍼블리카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 보류 결정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다. 토스와 함께 이번 예비허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기업들은 카카오페이, 민앤지, 뱅큐 등 총 8개사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법규상 마이데이터의 허가 요건은 ▲최소 자본금 5억원 ▲충분한 시스템 구성과 보안설비(물적 요건) ▲사업계획 타당성 ▲대주주 적격성 ▲신청인의 임원 적격성 ▲풍부한 전문성 등 총 6개다.

이번에 알려진 토스의 부적격 사유는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토스측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관련 내용을 파악한 상태로, 증빙서류를 추가로 보완해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스는 서류 보완이 마무리되는 대로 금융당국에 제출, 내년 1월 중순 진행될 금융위 회의에서 한번 더 예비허가 심사를 받을 계획이다.

명실공히 토스는 대한민국 대표 핀테크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기업가치 3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유일 핀테크 ‘유니콘 기업(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을 일컫는 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토스의 심사 보류는 핀테크를 넘어 ‘빅테크’로 나아가려는 현시점에서의 토스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확장성에 치중하는 토스의 최근 행보는 마치 터지기 일보직전의 풍선을 보는 듯하다”며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기업임은 분명하지만 어느 정도의 속도 조절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실제로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 뱅크, 토스 증권 등 신사업 준비를 위해 관련 인력들을 대거 충원했다. ‘억대 스톡옵션’, ‘업계 평균 이상의 연봉’을 제시하며 인력 충원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이 과정에서 동종업계 업체들과 적잖은 잡음이 있었다는 후문도 들린다.

◆정교한 ‘슈퍼앱’ 전략 필요

일각에서는 토스의 이른바 ‘슈퍼앱’ 전략의 완성을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확장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토스의 궁극적인 목표로 ‘금융의 슈퍼앱’을 이야기해왔다. 간편송금 특화 서비스로 출발한 토스는 현재 결제, 조회, 투자 등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5년 만에 누적 송금액 120조원 돌파했고, 누적 가입자는 1800만명에 이른다. 이 대표가 꿈꿔온 ‘슈퍼앱’으로의 여정은 여전히 순조로워 보인다.

문제는 토스 내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토스가 성장하는 만큼, 토스의 경쟁사들도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대표적이다. 이번 예비허가 심사에서는 보류판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카카오페이에게는 ‘거대 플랫폼’ 카카오라는 든든한 아군이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도 여전히 건재하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이번 심사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은 순조롭게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취득했다. 아직 네이버페이를 제외한 다른 네이버의 금융서비스는 기대만큼의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거대한 잠재력은 누구나 인정한다.

간편송금업체 토스(Toss). 출처: 토스
간편송금업체 토스(Toss). 출처: 토스

다만 토스는 다르다. 토스가 갖고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힘은 카카오, 네이버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혁신적인 서비스로 핀테크 시장의 문을 연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토스의 서비스까지 ‘혁신’과 ‘파격’으로 부르기엔 아쉬움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토스의 성장을 위해서는 금융 그 이상의 방향으로 플랫폼 확장을 도모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역시 카카오톡, 네이버 포털 등 다양한 이종 플랫폼과의 ‘선을 넘는 협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 시중은행에서 핀테크 분야를 담당했던 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금융인프라'가 부족한 핀테크 기업들은 보다 파괴적인 혁신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토스도 ‘Only 금융’에서 과감히 탈피해 궁극적으로는 ‘플랫폼 내 한 부분’에 금융서비스가 자리 잡도록 플랫폼 사업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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