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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올해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1.1% 줄어들었지만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감소 폭이 작다.

산업은행은 22일 '2020년 하반기 설비투자 계획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올해 설비투자 잠정 집행액은 작년보다 1조8000억원(1.1%) 줄어 164조4000억원을 잠정 집계됐다.

산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코로나19 때문에 전반적으로 설비 투자가 위축되긴 했으나,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 수혜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반등하면서 지난 7월에 발표된 계획액(153조8000억원)보다는 집행액이 6.9%(10조6000억원) 많았다"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 경기 침체로 산업 전반에서 설비 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반도체 등 일부 비대면 수혜 업종만 작년보다 설비 투자가 늘었다.

내년 국내 기업들은 올해보다 약간 많지만 작년 실적(166조2000억원)에는 다소 못 미치는 165조7000억원을 설비 투자에 쓸 계획이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와 석유화학, 제조업 기타 부문에서 작년보다 9.5%, 9.6%, 9.8%씩 설비 투자가 줄었다.

비제조업에서는 숙박·음식업이 포함된 기타 업종의 투자는 26.7%, 전기·가스 업종은 9.9% 감소했다.

운수업의 경우 항공운송업 투자가 크게 줄었지만, 수상운송업 투자가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는 0.3% 줄어드는 데 그쳤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설비 투자를 늘린 업종도 있다.

건설·부동산 업종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및 주택 건설 확대 등으로 작년보다 설비 투자가 28.9%로 가장 크게 늘었다.

반도체 기업은 작년보다 3조4000억원(9.6%) 많은 39조7000억원을 설비 투자에 썼다.

디스플레이 기업의 경우 대규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진행한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애초 계획보다는 26.7% 많이 투자했다.

국내 기업의 내년도 설비투자 계획을 보면 석유정제·석유화학·자동차·통신 등 분야는 투자를 줄이고 반도체·건설·부동산·운수·전기·가스 등은 투자를 늘릴 전망이다.

자료. 산업은행
자료. 산업은행

총 계획액은 165조7000억원으로 올해 투자액보다 0.8%(1조3000억원) 많다.

산은은 "내년에도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있긴 하지만 세계 경제 반등과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 등을 반영해 올해보다 투자 규모를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은 측은 “업황이 좋은 반도체,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이 있는 전기·가스 업종은 투자가 늘것"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 등이 있는 석유화학·석유정제 업종은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은의 보고서는 지난 10월5일~11월20일 사이 7주간 3700개 국내 기업(대기업 432개·중견 1315개·중소 1953개)을 상대로 설비투자 계획을 질문한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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