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신설 지주 부회장에 발탁돼

허인-이동철과 함께 '포스트 윤종규' 놓고 경쟁 예고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사진. KB금융
K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사진. KB금융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KB금융지주가 2010년 이후 10년 만에 부회장직을 신설하면서 ‘포스트 윤종규’ 구도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의 임기가 3년이나 남았지만, 예상치 못한 부회장직 신설을 두고 물밑에서 주요 후보군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인사에서 지주사에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양종희 현 KB손해보험 사장을 선임했다. 공석이 되는 KB손해보험 사장에는 김기환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부임한다.

이번 양종희 사장의 부회장 선임은 예상치 못한 인사라는 것이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금융업계에서 부회장이라는 직함은 사실상의 ‘2인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런 까닭에 부회장직 신설은 윤종규 회장이 양종희 사장을 ‘지주사 2인자’로 점찍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더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번에 신설되는 부회장직의 임무나 역할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리를 먼저 만든 뒤, 업무를 배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일반적인 직책 신설 과정에서는 매우 희귀한 프로세스로 보인다.

일단 ‘부회장’이라는 직책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연임에 성공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양종희 사장의 향후 거취가 ‘퇴임’이 아닌 ‘인사이동’이라는 걸 우선 알려 양 신임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가 아니냐는 것이다.

사진. KB금융그룹
사진. KB금융그룹

실제로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아직 부회장직의 구체적인 역할이나 임무에 대해서는 확실히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양종희 사장은 퇴임이 아닌 인사이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부회장직 신설을 포함한 조직개편 내용은 늦어도 이달 마지막 주께 발표할 계획”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양종희 사장의 부회장 선임으로 벌써부터 ‘포스트 윤종규’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3연임에 성공한 허인 국민은행장은 차기 지주회장 1순위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재임 중,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한데 이어 디지털 혁신에도 성공하는 등 행장으로서의 역량도 검증됐다는 것이 강점으로 통한다.

또한 이례적으로 ‘2+1년’의 공식을 깨고 연임에 성공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업황의 불황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실적개선 및 발 빠른 혁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사실상 금융지주사 회장의 4연임이 어려운 상황에서 차기 회장직을 노리는 인물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며 “각자 맡고 있는 계열사 또는 직책에서 얼마나 의미있는 성과를 낼 지에 따라 회장 타이틀의 향방이 가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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