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의 절대량 감소 탓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통한 질 좋은 고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고령층 실업률과 플랫폼 노동 종사자는 사회문제의 여러 요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미디어SR은 이번 기획을 통해 우아한형제들이 어떤 방식으로 시니어, 플랫폼 일자리를 창출하는 지 총체적으로 짚어봅니다.

B마트에서 근무하는 시니어 크루. 사진. 우아한형제들.

[미디어SR 권혁주 기자]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에는 많은 어르신들이 퇴직 후 일하고 있다. B마트는 도심 속 생필품·식료품 배달을 위해 만들어진 창고형 매장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직원이 제품을 픽업해 배달 기사에게 전송하는 퀵커머스를 표방한다. 빠른 배송을 위해서는 재고 관리, 피킹, 패킹 등 간단하지만 다양한 업무 수행이 가능한 인력 채용과 도심 거점 물류센터 확보가 중요하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러한 업의 특성을 살려 해당 직무에 만 55세 이상의 시니어들을 적극 채용하기로 했다. 조사결과 시니어들은 집에서 가까운 직장과 신체에 부담이 적은 짧은 시간 근무, 그리고 이른 아침부터 시작하는 업무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시니어 채용을 위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9월 ‘B마트 시니어 크루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참가자들은 구청취업센터, 서울 어르신취업지원센터, 서울 중부여성발전센터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니어 크루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이른 아침 B마트에 출근하는 아내가 걱정돼 함께 지원한 60대 지원자도 있었다.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종헌(가명·62)씨는 “명예퇴직 후 계속 일자리를 찾았는데 시니어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별로 없었다”면서 “B마트 시니어 크루는 세대융합 직무라 나이먹은 사람들은 순발력은 부족해도 노하우가 있고, 젊은 친구들은 민첩하게 함께 일하며 서로 배우는 부분이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우아한형제들은 파일럿 프로그램을 마친 뒤 서울시·서울시어르신취업센터와 협약을 맺고 3개월만에 B마트 물류센터에서 근무할 만 55세 이상의 어르신 76명을 채용했다.

채용 시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직무관련 OJT와 시니어 재취업 소양교육도 진행한다. 소양교육 내용에는 젊은이들과의 소통을 위한 강의와 토론, 조직 내 역할극 등이 포함돼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시니어크루 담당 가치경영실 김한나 책임은 ”B마트 시니어 크루는 서울 곳곳에 있는 물류센터 인근에 거주하는 어르신을 우선 선발할 예정"이라며 "주5일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4시간 근무로 업무강도가 낮으면서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이 배민라이더에게 제공하는 교육 및 안정장비. 이미지.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배민라이더에게 제공하는 교육 및 안정장비. 이미지. 우아한형제들.

배민라이더스는 동반자, 꾸준한 노동환경 개선과 안전 캠페인

한국노동연구원의 김영아 연구원이 2019년 공개한 ‘배달앱 확산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우리사회 배달 대행과 직접 고용을 포함한 전체 배달원 수는 약 13만명에 이른다.

통계상 이들 배달 종사자 대부분은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배달의 주요 수단인 이륜차 교통사고는 2019년 기준 연간 2만 7651건에 이르렀다.

하지만 배달 종사자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불과 0.4%에 그친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업재해의 조건으로,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할 것’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플랫폼 배달 종사자 10명 중 9명은 여러 배달 플랫폼을 두루 사용하고 있다. 종속성 있는 고용 계약이 아닌 건당 보수를 받는 위탁·수탁 계약을 체결하는 플랫폼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와중에 배민은 전업 배달원 라이더와 파트타임 배달원 커넥터 모두 100%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어 배달원이 이용하는 모든 오토바이에 이륜차 유상 운송보험을 적용하고, 보험으로 충분치 않을 경우 ‘우아한 라이더 살핌 기금’에서 치료비, 생계비를 지원한다.

원하는 시간에만 일하는 파트타임 배달원 ‘배민커넥터’들을 위해서는 국내 최초로 이륜차, 자전거, 전동 킥보드 전용 시간제 보험을 국내 최초로 마련하기도 했다.

이밖에 배민은 서울지방경찰청과 협업하고 도로교통공단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안전 교육을 통한 안전 배달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중이다.

배민라이더에게 연간 4회 안전운전 실습교육과 안전운전 헬멧과 패키지 등을 제공하는 ‘민트라이더 캠페인’은 누적 4만5000명이 참여한 배민아카데미의 대표 캠페인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서울 송파구에서 진행된 우아한청년들과 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조인식에서 (앞줄 왼쪽부터) 서비스일반노조 배민라이더스 김영수 지회장, 서비스일반노조 이선규 위원장, 우아한청년들 김병우 대표 등 양 측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우아한형제들.
지난 10월 서울 송파구에서 진행된 우아한청년들과 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조인식에서 (앞줄 왼쪽부터) 서비스일반노조 배민라이더스 김영수 지회장, 서비스일반노조 이선규 위원장, 우아한청년들 김병우 대표 등 양 측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우아한형제들.

한편 최근 배민은 기업, 노조, 학계 전문가가 함께한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에 참여하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플랫폼 노동을 제도화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10월 체결된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간의 단체 교섭은 6개월이 넘는 긴 협상 끝에 얻어진 성과로, 플랫폼 노동 종사자들로 구성된 노조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아한청년들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타결한 단체협약안에는 그간 라이더들이 관례적으로 부담하던 배차중개수수료(건당 200~300원)를 면제, 사측의 건강검진 비용과 피복비 지원, 라이더의 사회적 인식 개선 등 배달 플랫폼 노동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이 두루 담겼다.

우아한청년들 김병우 대표는 “업계 선도기업으로 책임감을 갖고 임한 우아한청년들-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단체협상이 국내 플랫폼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라이더 분들이 배달산업의 동반자라는 인식을 갖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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