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사업을 꾸려나갑니다. 어떤 기업은 이들을 단지 이윤 추구의 대상으로 여기는 반면, 어떤 기업은 이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꾀하기 위해 애씁니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는 작아 보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기업의 가치면에서 엄청난 격차를 가져오게 됩니다. 미디어SR은 이번 기획을 통해 국민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함께하는 고객 · 소상공인 · 배달기사 · 지역사회 등에 대해 입체적으로 다뤄보고자 합니다.

서울 중랑구에서 보쌈 전문점 ‘장수만세’를 운영하는 장임택 씨. 사진. 우아한형제들.

[미디어SR 권혁주 기자] “유명 요리학교의 졸업장도 특급호텔의 경력도 그 어떤 것도 저에게 '장사'를 가르쳐 준 적이 없었습니다”

서울 송파구에서 분식당을 운영하는 강경희씨는 유명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특급호텔에서 수년간 일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직접 개업에 나선 뒤 두차례의 폐업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경희씨는 3번째 장사에 나서면서 비로소 배민아카데미를 접했다. 현재 강희씨는 직장인 점심 도시락, 결혼식 혼주용 웨딩 도시락 등 다양한 레시피로 사랑받는 송파구 맛집의 사장님, 즉 오너로서 만족스럽고 신나는 삶을 살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사장님들은 배달의민족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한다. 배민아카데미는 오로지 사장님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교육은 단발성 강연이나 쿠킹 클래스에 머물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 배민아카데미는 찾아온 소상공인에게 12주에 걸친 장기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한다.

서울 중랑구에서 보쌈 전문점 ‘장수만세’를 운영하는 장임택 씨는 “지난 2년간 꾸준히 월 3회씩, 총 77회를 배민아카데미 교육에 참여했다”면서 “배민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들은 지 6개월이 될 즈음 정체됐던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2014년부터 꾸준히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자 업주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졌다. 우아한형제들 가치경영실 김혜연 매니저는 ”설문 결과 배민아카데미 교육 수강생 10명 중 4명은 지방에서 찾아오는 사장님이었다”면서 “이들 중 상당수는 교육 참여를 위해 새벽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현재는 지역별로 먼저 다가가는 ‘찾아가는 배민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마다 5주 동안 진행되는 ‘찾아가는 배민아카데미’가 종료되면 배민은 참여한 사장님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직접 찾아간다.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각 음식점마다 현황 진단 및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찾아가는 배민아카데미는 현재 경남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 2월에는 제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2018년과 2019년 배민아카데미에 참여한 소상공인의 월평귱 매출 변화 추이.
2018년과 2019년 배민아카데미에 참여한 소상공인의 월평귱 매출 변화 추이.

우아한형제들은 이 같은 커리큘럼을 ‘외식업 생애 주기 맞춤형 교육’이라 부른다.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장사를 시작한 진입기, 빠르게 성장하는 성장기, 매출이 둔화하는 성숙기, 폐업을 결정해야 하는 쇠퇴기까지 외식업 생애 주기에 맞춘 전과정의 교육을 진행한다는 얘기다. 

2020년 11월 기준 배민아카데미 교육은 총 511회 열렸으며 누적 교육생 수는 약 2만 6000명에 달한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민아카데미 수강생들의 2018년과 2019년 매출을 비교한 결과, 연 2회 이상 참여한 소상공인들의 월평균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했다(2018년 1분기, 2019년 4분기 기준).

한편 코로나 19 확산으로 오프라인 교육이 축소되자 우아한형제들은 사장님들과 다양한 음식 조리법과 팁을 공유하기 위한 책자를 제작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책자에는 늘어나는 포장·배달 수요에 따른 33가지의 인기 음식 레시피와 음식 포장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겼다.

경희씨는 “배민아카데미는 메뉴구성, 손익관리, 상권분석, 요리실습, 선배 사장님들의 리얼한 장사이야기 등 '장사학교' 그 자체였다”면서 “장사가 무엇인지 알게 된 지금은 장사가 즐겁다”고 미소를 지었다.

배민아카데미의 온라인 강좌. 마케팅, 법무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강좌가 준비돼있다.
배민아카데미의 온라인 강좌. 마케팅, 법무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강좌가 준비돼있다.

지역 소상공인 판로 확대, 온라인 전환 지원

코로나 19 확산으로 많은 국민들이 여행을 삼가면서 지방 특산물의 수요도 줄었다. 지난 6월 한국관광공사의 '코로나19 국민 국내 여행 영향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4.9%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동안 국내 여행을 취소했으며, 2020년 국내 여행 계획 수는 평균 6.0회에서1.8회로 70% 감소했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10월 산지 직송 거래 플랫폼 ‘전국별미’를 국내 전역에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배민과 지방자치단체는 전국별미 서비스를 위해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성, 성장 잠재력, 사회적 가치 등을 두루 갖춘 지역 소상공인을 발굴했다. 배민은 선정된 소상공인에게 매출 활성화를 위한 브랜드 스토리텔링 마케팅, 패키지 디자인 등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송종혁 서비스제휴팀장은 “전국별미 서비스를 위해 직접 지역을 방문하고 사장님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면서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인물 촬영, 상품 이미지 촬영, 홍보 영상 등의 컨텐츠를 제작한다”고 말했다.

전국별미 플랫폼에 입점한 제주 해녀 다이닝 ‘해녀의 부엌’. 이미지. 해녀의부엌 SNS.
전국별미 플랫폼에 입점한 제주 해녀 다이닝 ‘해녀의 부엌’. 이미지. 해녀의부엌 SNS.

현재 전국별미 플랫폼에는 경력단절 여성이 모여 만든 수제간식 기업 ‘제주마미’, 지리산 해발 600m에 자리한 피아골에서 전통장(醬)을 생산하는 발효식품 전문 브랜드 ‘피아골미선씨’, 제주 종달리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해산물을 채취하고 요리하는 ‘해녀의 부엌’ 등 16개의 개성있는 로컬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전국별미에서 제주감귤, 황금향 등을 판매하고 있는 당신의과수원 오성훈 사장은 “배민 덕분에 다들 의욕이 불끈 솟아있다"면서 "작은기업을 위해 이렇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준데 대해 그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우아한형제들 권용규 가치경영실장은 “'전국 별미를 통해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라는 배민의 비전을 실현하고 로컬 푸드가 지닌 우수한 가치를 널리 전파하겠다”며 “저희 플랫폼을 통해 소상공인들이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도록 서비스 고도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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