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F, '2020 SUSBA보고서' 결과 공개

일본은 '평균 이상' 점수 받아 눈길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우리나라 은행들의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통합점수가 아시아 지역 은행들의 평균 수준에 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비영리 국제자연보전기관 세계자연기금(WWF)은 지난 1일 공개한 2020년 SUSBA(뱅킹 부문 지속가능금융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SUSBA는 한국의 5개 상업은행(국민, 신한, 우리, 하나, IBK기업은행)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48개 은행을 대상으로 지속가능금융 성과를 분석한 리포트다.

이미지.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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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BA는 은행들이 경영 및 금융활동 과정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일컫는 말)요소를 경영 전략과 의사 결정 과정에 얼마나 반영하는지 다각적으로 평가한다.

은행들의 목적(Purpose), 정책(Policy), 절차(Process), 임직원(People), 금융상품(Product), 포트폴리오(Portfolio) 등 6개 부문에서 ESG요소가 얼마나 반영됐는지도 세부 평가해 발표한다. 올해는 여기에 더해 에너지, 팜오일 등 부문별 여신정책에 관한 분석 결과도 함께 다뤘다.

올해는 기존 아세안 회원국(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38개 은행과 함께 한국과 일본의 총 10개 은행이 처음 평가대상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키이스 리(Keith Lee) WWF아시아 지속가능금융 총괄은 “한국과 일본의 은행들은 동남아시아 내 기업금융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올해 양국이 처음 참여한 이번 평가보고서를 기반으로 아시아 지역 은행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속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0년 SUSBA보고서에 따르면 평가대상에 포함된 국내 5개 시중은행은 전체 은행가운데 ‘평균 수준’의 점수를 획득했다.

은행의 비전과 장기 전략의 지속가능성 부문을 어떤 방식으로 포함했는지 공개하는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기후변화나 자연 손실에 따른 리스크에는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SUSBA보고서 캡쳐. 사진. SUSBA 홈페이지
SUSBA보고서 캡쳐. 사진. SUSBA 홈페이지

특히 국내 5개 은행 중 4곳이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FI)의 '책임뱅킹원칙' 서명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5개 은행 모두 녹색금융상품 제공, 석탄 발전 부문 금융 지원 축소 등의 방식으로 지속가능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WWF는 SUSBA보고서를 통해 “시중은행들의 이러한 전략은 한국의 ‘그린뉴딜(Green New deal)’정책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며 “금융 활동의 ESG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정책 부문과 절차 공시에서는 상당 부분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녹색금융과 연계해 한국과 일본 은행들은 석탄 관련 금융지원의 축소 조치를 시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석탄화력발전소 신규 건설 프로젝트에 금융지원을 금지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을 포함해 5개 일본 은행도 석탄화력발전 관련 금융지원을 중지했다.

반면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는 기존 회원국 은행들 대다수는 여전히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관련한 금융지원을 이어가고 있어 ESG전략 부재를 드러냈다.

홍윤희 WWF-Korea 사무총장은 “ESG 리스크 관리를 은행에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압력이 커짐에 따라 지속가능금융의 중요성 역시 점차 커질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은행들은 과학기반목표 이니셔티브(SBTi) 수립을 통한 탈탄소화 목표 달성과 지속 가능한 사업 전환이 생존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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