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과 무한 시너지 발생 가능

시장 선점 놓고 치열한 경쟁 예고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전통적인 ‘실물자산 거래 플랫폼’ 은행이 디지털자산에 꽂혔다.  업계에서는 금융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디지털자산 관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은행들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디지털자산 관리 기업인 한국디지털에셋(KODA)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KODA는 KB국민은행과 블록체인 기업 해치랩스,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가 공동 설립한 회사다.

KB국민은행 본점. 사진.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본점. 사진.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관리·수탁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디지털자산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뿐 아니라 게임아이템, 디지털사진 등 디지털세상에서 존재하는 가치 있는 것들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이같은 디지털자산은 각각의 플랫폼 또는 자산을 소유한 개인 및 기업 사용자가 개별적으로 보관 · 관리해왔다. KB국민은행은 이처럼 가치를 지닌 디지털자산을 맡아 관리해주고, 나아가 이를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까지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유무형의 자산이 디지털화되면 이를 안전하게 보관·거래하거나 투자를 하고자 하는 수요가 반드시 생겨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본격적인 ‘디지털자산 전문 은행’으로의 도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KB국민은행의 관심은 비단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KB국민은행은 국내외 정부기관과 보험사의 약 8000여개 펀드자산을 보관하는 국내 수탁시장 점유율 1위 금융사다. 디지털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기 위해 지난해부터 관련 기업과 제휴 및 협업을 하는 등 금융권내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이미 해외 금융사들은 디지털자산 관리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은행의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허용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도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을 공식화 하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미국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팔이 가상자산 수탁·관리 기업 빗고(Bitgo) 인수를 발표했고, 노무라·피델리티 등 글로벌 금융사들 역시 디지털자산 관련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이에 발맞춰 국내 금융회사들도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융합·운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뿐 아니라 국내 주요 은행들 역시 디지털자산 관리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우리은행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와 블록체인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신한은행은 IT서비스 기업 LG CNS와 디지털화폐 플랫폼 시범 구축을 위해 손잡았다.

NH농협은행도 디지털자산 관리 사업 추진을 위해 법무법인 태평양, 블록체인 기업 ‘헥슬란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다.

한편 디지털자산을 활용한 금융시장이 폭발적 성장을 하고 있는 만큼, 이를 지원위한 법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성희 빗썸코리아 상무는 최근 관련 분야 세미나에 참석해 “가상자산 산업이 시장에서 신뢰성을 확보하고 관련 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전통 금융기관과의 결합 및 가상자산 금융에 대한 제도화 및 법제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자산의 대표격인 가상화폐의 경우, 원활한 글로벌 사업을 위해 당장 실무적인 부분에서 은행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가상화폐 기업이라는 이유로 은행이 해외 송금에 제한을 두다 보니, 해외에 설립한 자회사에 자본금도 보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내년 2월로 예정된 특금법(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에는 보다 원활한 해외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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