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LG그룹이 25일과 26일 연달아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2021년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021년 LG그룹은 124명의 신규임원 승진 등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하고 전진 배치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가속페달을 밟았다.

다만 CEO 대부분은 유임이 되면서 LG그룹 측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국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토록 신‧구(新‧舊)의 조화를 통한 ‘안정 속 혁신’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LG는 고속 성장하는 미래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을 과감히 발탁해 기회를 부여하는 데 주력했다.

이로써 LG는 그룹 차원에서 관성을 탈피하고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LG는 경륜있는 기존 CEO의 유임을 통해 위기 극복 역량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성장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전반적인 임원인사의 방향성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실용주의’가 한껏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구 회장은 최근까지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 등을 통해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질적 변화 및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미래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해 육성할 것”을 재차 당부한 바 있어 이번 임원 인사의 맥락을 가늠할 수 있다.

LG그룹, 젊은 임원진에 미래를 걸다  

올해 LG는 177명의 승진 인사와 함께 4명의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 경영진을 새로 선임하는 등 총 181명의 임원인사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총 168명 규모의 전체 임원인사와 비교해 더 큰 폭의 임원인사를 단행한 셈이다.

LG는 미래준비를 위해 지난해 106명보다 증가한 124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하고,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젊고 추진력있는 인재들을 곳곳에 전진배치했다.

이 가운데 45세 이하 신규 임원은 24명으로 지난 2년간 각각 21명에 이어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LG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미래준비의 기반인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LG가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영역에서 성과를 낸 인재들을 중점적으로 발탁했다"고 밝혔으며, "융복합 기술개발 등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R&D 및 엔지니어 분야에서 성과를 낸 젊은 인재에 대한 승진인사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LG측 설명에 따르면 변화와 혁신을 이뤄낸 미래 성장사업 분야의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1990년대 중반 배터리 연구를 시작한 이후 포기하지 않고 미래를 대비한 결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글로벌 1위에 오른 12월 출범 예정 LG에너지솔루션에서 신임 임원 12명을 발탁했다.

또 장기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디스플레이 사업 안정화 기반 마련 등에 기여한 P(플라스틱)-OLED 분야에서도 5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LG그룹은 향후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한 생산‧품질‧영업 등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에 대해서는 나이에 상관없이 중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장 승진은 성과 중심...ESG경영도 챙기는 LG 

대부분의 계열사 CEO를 유임하고 사업부문과 스텝부문에서 계속적으로 성과를 낸 사장 승진자는 5명으로, 2018년과 2019년 모두 1명이었던 데 비해 크게 확대됐다.

사장 승진자로는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이상규 사장, 실리콘웍스 CEO 손보익 사장,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손지웅 사장, LG인화원장 이명관 사장, ㈜LG CSR팀장 이방수 사장 등 5명이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이상규 사장은 영업, 전략, 유통, 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경험을 쌓았으며, 지난해 말부터 본부장을 맡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영업 기반을 구축한 결과 실적을 견인한 점을 인정 받아 승진했다.

손보익 사장은 시스템 반도체 전문가로 2017년부터 실리콘웍스 CEO를 맡아 사업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디지털 반도체 사업 진입을 꾸준히 추진해 2배에 가까운 사업 성장을 이룩한 공으로 이번 승진 대상에 포함됐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손지웅 사장은 의학/제약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바이오 전문가로서 2017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으로 선임돼 사업 수익성 개선 및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등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강화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LG인화원장 이명관 사장은 인사화 교육을 연계한 핵심인재 육성 프로그램 및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의 전환 가속화, 직무별 전문 교육체계를 효과적으로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LG CSR팀장 이방수 사장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해왔으며 향후 LG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경영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최다 여성임원 승진 기록에 외국인 임원, 순혈주의 타파 등 혁신 가속화

한편 LG는 올해 15명의 여성임원 승진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무 승진 4명, 신규 임원 11명으로 여성임원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LG그룹은 2018년 6명, 2019년에도 11명의 여성임원이 승진한 바 있다.

특히 올해 여성 임원은 전략‧마케팅‧기술‧R&D‧생산‧고객서비스 등 다양한 직무에서 승진했다. 고객센터 상담사로 입사해 풍부한 현장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의 불편 해결에 앞장서 온 LG유플러스 고은정 상무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 김희연 전무, △LG유플러스 여명희, 김새라 전무는 회사 내 최초의 여성 전무를 배출했으며 LG화학의 경우 생명과학사업본부 차원의 최초 여성 전무로 윤수희 Specialty Care(스페셜티 케어)사업부장이 승진, 발탁됐다.

이로써 LG는 그룹 내 여성 임원 규모가 지난해 말 39명에서 51명으로 증가했으며, LG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비중도 2018년 말 3.2%에서 5.5%로 증가하게 됐다. 현재 LG그룹 내 여성임원으로는 부사장 1명, 전무 9명, 상무 41명을 기로갛고 있다.

올해는 외국인 승진자도 눈에 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자동차전지 생산법인 개발담당 데니 티미크(Denny Thiemig) 상무 등 3명이 임원 승진했으며, 글로벌 현장에서 성과를 거둔 현지 핵심 인력을 확대 중용하면서 다양성을 강화했다.

LG는 이번 연말 임원인사와는 별도로 올 한해 연중 계속적 사업에 필요한 전문역량 강화 차원에서 총 23명의 다양한 영역에서의 외부 인재를 영입해 순혈주의를 탈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 CNS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로 윤형봉 티맥스소프트 글로벌사업부문 사장,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사업추진담당(부사장)으로 허성우 롯데BP화학 대표 겸 BP(British Petrol)코리아 대표 등 총 23명의 외부인사를 영입한 바 있다. 2018년에도 LG그룹은 LG화학 신학철 CEO 등 13명의 외부 인사를, 지난해에는 LG상활건강 이창엽 뉴에이본 법인장 등 16명의 외부 인력을 영입한 바 있다.

이날 LG그룹의 임원인사에 대해 기업분석 전문가인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미디어SR에 “IT부문의 경우 사업 실적이 전반적을 좋은 편이라서 LG의 이번 임원인사 규모가 확대된 것은 공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CEO 등 최고경영진의 유임은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가 실시되면서 조직의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침일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오 소장은 "최고경영진 수준에서의 인사 혁신은 지난해에 이뤄진 바 있어 올해는 안정을 기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