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예년 보다 한달 이상 빨리 임원 인사 단행...인적쇄신과 임원 직급단계 슬림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제공 : 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제공. 롯데지주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롯데그룹이 26일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통해 혁신의 생활화를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지주를 비롯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개사 계열사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직급 단계를 재정비해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번 임원 인사는 평년에 비해 약 한달 가량 앞당겨져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코로나19 등으로 국내외적으로 매우 불확실해진 경영 환경에 대비, 내년도 경영계획을 조기 확정하고 실천하기 위해 잰발검을 내디딘 것으로 해석된다.

혁신 가속화 하기 위한 인적쇄신 단행, 임원 직급단계도 슬림화

롯데는 지난 8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비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변화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당시 황각규 부회장의 용퇴에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임원이 전체 교체되는 등 시기 만큼이나 내용도 파격적이었다.

이번 정기 임원 인사도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임원 직제를 단순화 시킨 점이 특징이다.

롯데는 이번 인사를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실시하고 승진 및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80%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임원 직급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부사장 직급의 승진 연한을 폐지함에 따라 불과 1년 만이라도 부사장에서 사장 승진이 가능하도록 승진 체계를 간소화하는 한편 기존 상무보A와 상무보B 2개 직급을 ‘상무보’ 단일 직급으로 통합했다.

기존 체계에서는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 최소 13년이 걸렸지만, 이번 직제 개편을 통해 승진 가능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

50대 초반의 젊은 CEO 전면 배치, 외부인사 영입...위기 돌파 위한 ‘잰 걸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50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대표이사로 대거 발탁, 조직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려 한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시장의 흐름이나 트렌트를 발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낼 수 있는 젊은 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대폭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식품 분야를 이끌었던 식품BU(Business Unit; 사업 부문)장 이영호 사장이 용퇴하고 신임 식품BU장으로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했다.

이영구 사장은 1987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해 롯데알미늄, 그룹 감사실 등을 거쳤다. 2009년부터 롯데칠성음료 전략부문장과 마케팅부문장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2020년에는 음료와 주류 부문을 통합해 대표를 맡아왔다.

롯데칠성음료의 신임 대표이사는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맡으면서 전무로 승진했다.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였던 강성현 전무도 50세로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는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51세 이진성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에는 LC(롯데케미컬) USA 대표이사였던 52세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신임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도 52세로, 50대 초반의 대표이사들이 대거 보임한 것이 눈에 띈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 임병연 부사장이, 부산롯데호텔 대표에는 호텔롯데 국내영업본부장 서정곤 전무가 내정됐다. LC USA 대표이사에는 손태운 전무가 내부승진 했고, LC Titan 대표이사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생산본부장 박현철 전무, 롯데베르살리스 대표이사에는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안전환경부문장 황대식 상무가 각각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에는 롯데칠성음료 글로벌본부장 김태현 상무가 내정됐다.

롯데그룹 혁신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롯데지주의 실장도 일부 변화가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롯데건설의 고수찬 부사장이 승진 보임했다. 준법경영실장으로는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위해 검사 출신 박은재 변호사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지주는 최근 2년 사이 6개 실의 수장들을 모두 교체하며 위기 극복을 위한 변화에 나선 셈이다.

롯데는 롯데제과 파키스탄 콜손 법인의 카얌 라즈풋(Khayyam Rajpoot) 법인장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하며, 글로벌 임원 확대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기업분석 전문가인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미디어SR에 “일단 임원진의 교체는 일하는 방식이나 소통 등에서부터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최소한의 혁신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여건”이라면서 “특히 롯데의 경우 CEO에 50대 초반 수장이 등장하는 것은 혁신에의 의지가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의 이번 정기 임원이사는 앞서 유니코써치가 분석한 2021년 임원인사의 특징인 ‘S7’에도 잘 들어맞아 눈길을 끈다. △Seventy, 70년대생(50대)의 전진 배치 △Short, 임원 수 절감 △Simple, 직급 단순화 △Shift, 세대교체 가속화 △Surprise 외국인 임원 등용 △S-type, 신성장동력 발굴에 적합한 민첩한 인재의 발탁 등이다.

한편 롯데쇼핑 전부문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든 롯데컬처웍스의 임원 변동 사항은 명단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아직 이사회가 마무리되지 않아 포함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2021년롯데그룹 정기임원 인사 명단

◼ 대표이사 및 단위조직장 승진: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장 이영구 △롯데푸드㈜ 대표이사 내정 부사장 이진성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 부사장 황범석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 내정 부사장 황진구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 부사장 이훈기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 부사장 고수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내정 전무 박윤기 △㈜부산롯데호텔 대표이사 내정 전무 서정곤 △롯데상사㈜ 대표이사 전무 정기호 △LC USA 대표이사 내정 전무 손태운 △롯데베르살리스엘라스토머스㈜ 대표이사 내정 상무 황대식

◼ 대표이사 및 단위조직장 보임: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대표이사 내정 부사장 임병연 △롯데지주㈜ 준법경영실장 부사장 박은재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 내정 전무 차우철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 전무 강성현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 전무 노준형 △LC Titan 대표이사 내정 전무 박현철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이사 내정 상무 김태현

◼ 계열사별 승진

[롯데제과] △전무 정재웅 △상무 배성우, 박경섭 △상무보 허정규, 송경원, Khayyam Rajpoot

[롯데칠성음료] △상무 나한채, 이덕용 △상무보 정용주, 서지훈, 송효진

[롯데푸드] △상무 류하민 △상무보 이석원, 류학희

[롯데지알에스] △상무보 이승주, 이원택

[롯데중앙연구소] △상무보 장종태

[대홍기획] △상무보 안세훈

[롯데백화점] △전무 김대수 △상무 최영준 △상무보 차용경, 서용석, 이주영

[롯데마트] △상무보 김영구, 조정욱

[롯데슈퍼] △상무보 강호진, 박우진

[롯데하이마트] △상무 이찬일 △상무보 김시호, 서강우

[코리아세븐] △상무 이정윤 △상무보 문대우

[롯데홈쇼핑] △상무 신성빈 △상무보 윤지환, 김덕영

[롯데멤버스] △상무보 정란숙

[롯데글로벌로지스] △상무보 정석기

[롯데정보통신] △상무 고두영 △상무보 조덕길, 이진호

[호텔롯데] 상무보 권혁범

[롯데면세점] △상무 박성훈 △상무보 이영직, 한정호

[롯데렌탈] △상무 이강산 △상무보 박세일

[롯데물산] △전무 정호석 △상무보 신창훈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상무보 최재호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 김우찬, 배광석 △상무보 김광영, 곽기섭, 박세호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전무 신성재 △상무 성낙선 △상무보 권기혜

[롯데정밀화학] △상무 주우현 △상무보 정명근

[롯데건설] △전무 신치호 △상무 김종수 △상무보 박기태, 장성재, 이상광, 강윤석, 류현일

[롯데알미늄] △상무보 손병삼

[롯데액셀러레이터] △상무보 이종훈

[롯데인재개발원] △상무보 변영오

[롯데지주] △전무 손희영 △상무 김승욱, 김원재 △상무보 송의홍, 임태형, 강성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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