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 막기 위해 정부와 보조 맞추기로

무주택자 피해 최소화 하는 것이 당면 과제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출처=픽사베이]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출처=픽사베이]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정부의 고소득자 대상 신용대출 규제 강화 대책이 발표된 가운데, 이에 발맞춰 주요 시중은행들도 잇달아 관련 방안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대출 유입 차단을 위한 이번 조치가 실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대출 한도 축소, 금리 인상 등을 골자로 한 대출 규제 방안을 준비·시행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은 주요 통장대출(마이너스통장) 최고한도를 기존 2억~3억에서 1억원으로 줄이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대면채널을 통한 대출은 20일부터 한도가 축소되며, 비대면 채널을 통한 대출에는 오는 23일부터 해당 규정이 적용될 예정이다.

우선 직장인 마이너스통장 대출인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과 ‘우리 WON하는직장인대출’의 한도는 기존 최고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된다. 특히 전문직 전용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인 ‘우리스페셜론’의 한도는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낮춰진다.

금리도 인하된다. 우리 WON하는직장인대출은 우대금리도 최대 0.3%p 축소한다. 특히 우리은행 계좌로 매월 급여이체를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던 연 0.20%p의 우대금리도 연 0.1%p로 낮춘다.

이밖에 우리카드 이용실적(3개월 간 50만원 이상 사용), 공과금 및 통신비 자동이체 여부에 따라 제공하던 연 0.1%p의 우대금리는 없어진다.

신한은행도 지난달부터 전문직 관련 신용대출 상품의 소득대비 한도율을 기존 300%에서 200%로 축소했다. 다만 전문직 세부업종별로 2억~3억원 수준인 대출 한도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반면 마이너스 통장에는 한도 상한선을 최대 1억원으로 설정했다. 지금까지는 신용대출 기준만 넘지 않으면 마이너스 통장 역시 별도의 상한선을 두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하나원큐’의 대출 한도를 최대 2억2000만 원에서 최대 1억5000만 원으로 줄였고, NH농협은행은 ‘올원 직장인대출’과 ‘올원 마이너스대출’의 최대 우대금리를 기존 0.5%에서 0.3%로 0.2%p 낮췄다. 이밖에 KB국민은행 역시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과 ‘KB직장인든든’ 신용대출의 한도를 2억원으로 축소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급격히 늘어나는 신용대출 총량을 줄이려는 이번 정책, 그리고 이와 발맞추고 있는 은행들의 전략에 대체적으로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신용대출이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등 부동산과 투자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물론 일각에서는 가계생활을 위해 반드시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의 허리까지 옥죄는 방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욱이 이번 규제가 사실상 집값을 잡기 위한 부동산 정책의 일환인 까닭에 서민 무주택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미디어SR에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에 따른 금융 건전성을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전제하면서 "하지만 자칫 무주택자의 신용대출까지 막을 수 있다는 점은 면밀하고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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