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혁신 앞당기는 서비스 꾸준히 등장

점포 감축 전략에는 속도 조절도 필요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코로나19가 다시금 확산일로에 접어든 가운데, 시중 은행들의 언택트 전략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점포는 꾸준히 줄여가면서도 비대면·디지털 서비스를 꾸준히 선보이는 등 ‘혁신’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1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으로 분류되는 국민은행(이하 가나다 순),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은 차별화된 언택트 전략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ATM기기에서 외화 환전을 할 수 있는 NH농협은행의 '고기능 다통화 외화 ATM'. 사진=NH농협은행
ATM기기에서 외화 환전을 할 수 있는 NH농협은행의 '고기능 다통화 외화 ATM'. 사진=NH농협은행

실제로 최근 NH농협은행은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영업점 방문 없이 외화 환전이 가능한 ‘고기능 다통화 외화 ATM’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영업시간 내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ATM기기를 활용해 5개 통화(원화·달러·엔화·유로화·위안화)를 환전 할 수 있다.

해당 ATM기기는 연내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전국 영업점에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NH농협은행 홍보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 농협 점포가 입점해있는 공항을 우선 고려하다보니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테스트 전초기지로 활용하게 됐다”며 “추후 활용도에 따라 공항 뿐 아니라 전국 영업점에도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KB국민은행도 최근 서울 돈암동 지점에 디지털 요소를 강화한 새로운 형태의 자동화 코너인 ‘디지털셀프점플러스’를 오픈해 주목을 받았다.

해당 지점은 자동 개폐 바이오인증 모듈과 42인치 대형 모니터가 탑재된 뉴디지털ATM, 365일 고객 스스로 인터넷뱅킹을 비롯해 다양한 은행업무 처리가 가능한 스마트텔러머신(STM),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상품 홍보화면)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가 배치된 ‘디지털점포’를 표방한다.

사용자들은 이러한 각종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입금 및 송금, 인터넷뱅킹, 통장재발급 업무 등을 볼 수 있다.

이밖에 지난 3월 강남역 지점을 ‘디지털금융점포’로 리뉴얼 오픈한 우리은행은 내년 초 오픈을 목표로 인천 부평금융센터의 디지털점포 리뉴얼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우리은행의 디지털금융점포는 별도의 금융 상담 업무를 위한 전담 직원이 상주, 하이브리드 점포를 지향한다.

신한은행은 배달대행 라이더·무역거래 고객 등 직종 맞춤형 비대면 금융상품, 언택트 기부 서비스를 선보이며 디지털 혁신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은행업계의 디지털화 기조는 앞으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및 디지털 서비스 확산이 곧 ‘비용 절감’으로 귀결되는 만큼, 지금의 기조를 유지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급속한 디지털화 전략이 소위 ‘디지털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의 금융 소외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 점포수 현황. 편집=미디어SR
국내 시중은행 점포수 현황. 편집=미디어SR

실제로 미디어SR이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5대 은행의 점포수(지점+출장소)는 지난 2015년 5,126개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5년 이후 2016년 4,917개, 2017년 4,726개 수준이었던 점포수는 올해 2분기 기준 4,564개 점포가 운영 되고 나타났다. 노년 및 도서산간 거주층의 이용 빈도가 높은 NH농협은행(올 2분기 기준 1,134개)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내년 쯤 대다수 은행의 점포수가 ‘세 자리’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점포 감소는 시대의 흐름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임은 인정하면서도 속도 조절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대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디어SR에 “지금의 속도가 이어진다면 고령층 같은 취약계층과 농어촌 지역의 금융 접근성은 더욱 심각하게 악화할 수 있다”며 “포용 금융 차원에서 적정 수의 점포가 유지될 수 있도록 은행권의 공동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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