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뒷줄 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사진. 구혜정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뒷줄 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식장을 취재한 기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정‧재계 인사들이 줄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및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확진 판정을 받은 기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당시 1000여명의 방문자들과 취재진이 드나든 만큼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확진자가 빈소 부근에 머물렀던 지난달 26일 이건희 전 회장의 빈소를 찾았던 인사들은 홍남기 부총리,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오전에 받은 검사 결과에서 음성 판정을 통보받고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자체 격리했으며 이날 오후 코로나 음성 판정 결과를 통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빈소에 두 차례 조문을 갔던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전날 코로나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조문객과 방문객 등이 1000여명에 달해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사진. 구혜정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사진. 구혜정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과 같은 날 조문을 다녀가 코로나 검사를 실시했으나 확진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미 검사를 받고 자택에서 대기 중이며,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검사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 서울 모처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으며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홍 부총리가 검사 후에 자택에서 대기하게 되면서 오후 국회 일정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빈소를 찾았던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으나 이날 오후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역시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 도중 자리를 떴다.

이와 관련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 차장이 지난달 26일 이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밀접 대면보고를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2일 이 전 회장의 빈소를 취재한 기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4일 “10월26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층 로비, 출입구 야외 취재진·방문자는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기 바란다”는 내용의 긴급 재난 문자를 보낸 바 있다.

방대본은 확진자가 마스크를 하고 있었지만 빈소 주변 체류 시간이 길었던 점을 고려해, 불특정 다수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당시 방문자 전원에게 검사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당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과 확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해당 기자가 취재 중에 감염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방역당국은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해당 기자의 접촉자를 분류하고, 정확한 감염원과 동선 등을 조사하고 있다.

5일 정오까지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했던 확진자와 관련해 총 7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7명의 추가 확진자는 직장 동료 3명, 접촉자 1명, 지표환자의 가족 2명, 지인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전파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국은 이 확진자와 접촉했더라도 밀접 접촉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전파 가능성 역시 크지는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시 조문했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김태년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주호영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아직 코로나19 검사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접 접촉자로 개별통보를 받는 등 검사 대상으로 특정돼 통보받은 것이 아니고, 해당 문자는 포괄적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아직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삼성그룹 관계자도 미디어SR에 “확진자의 경우 장례식장 외부에 머물러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의 경우는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당시 장례식장에 있던 삼성 사장단 및 임원들은 코로나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방대본은 사소하더라도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으면 검사를 받아야 하며, 또 밀접 접촉자가 아니더라도 검사 후에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 등에서 격리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방대본은 재난문자 등을 통해 안내된 특정일, 특정장소를 방문해 감염 의심으로 검사를 받은 경우에도 감염 위험이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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