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제공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재계의 큰 별이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5일 별세하면서 이 회장이 살아생전 강조했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앞으로 이 회장의 뜻을 이어가고 발전시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CSR활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를 이끌었을 당시의 사회공헌활동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버지인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총수로서의 면모를 닦아가던 시기의 사회공헌활동에는 사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CSR을 이해하는 시대적 환경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이 회장 시기까지의 삼성의 CSR 활동은 대부분 기업이 그렇듯 약자를 위한 시혜적 나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말 그대로 삼성이 가진 장점을 십분 활용해 위로부터 아래로 흐르는 방식의 사회공헌에 집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의 발전에 공헌한다는 삼성의 경영이념에 충실했다. 

사회공헌활동을 경영의 한 축으로 삼아 국경과 지역을 초월해 사회적 약자를 돕고 국제 사회의 재난 현장에 구호비를 지원하는 등의 모습에도 이 회장의 뜻이 여실히 담겨있다.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조직적으로 전개하면서 사회공헌 활동을 경영의 주요 사업부문으로 격상시켰다.

이를 위해 핵심 첨단기술을 공유하고 임직원의 재능을 기부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를 창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2013년부터 글로벌 사회 현안을 바탕으로 삼성 스마트스쿨 등 교육, 고용과 지역사회, 의료보건 분야에 해당하는 5대 대표 프로그램을 선정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현지 맞춤형 프로그램을 전개하는 등 도움과 나눔에 집중하는 듯 보였다.

이렇듯 이 회장이 와병으로 병석에 오랜 시간 있기 전, 삼성은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을 위해 교육, 의료, 고용, 환경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을 해결하고자 삼성의 역량을 동원하면서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인류가 왜 수많은 시혜적 도움에도 여전히 인구의 절반은 가난한가라는 의문에 봉착하고, 환경이나 빈부격차 등 자본주의가 낳은 여러 부작용의 산물을 심각하게 인식하게 되면서 기업의 사회공헌에 '지속성'의 개념이 추가되기 시작했다.

단순히 도움을 준다는 개념의 사회공헌을 뛰어넘어 전반적으로 경영과정으로부터 파생되는 모든 것들을 자연스럽게 사회공헌의 개념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CSR 활동의 의미가 심화됐다.

일례로 자원 활용, 분배, 처리 등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환경 문제를 기업이 친환경적 시스템을 도입해 선제적 대응을 하는 것도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여길 수 있다는 의식이 형성됐다. 

특히 2015년 9월 UN총회에서 지속가능발전 목표가 채택되는 등 국제사회가 전반적으로 2030년까지 사회발전, 환경보호, 포용적 경제성장을 지향하는데 합의를 보면서 삼성전자의 CSR활동도 이에 발맞춰 나갔다.

결국 전반적인 과정이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바꾸는 모든 과정이 CSR 활동에 포함되기 시작되면서 이 부회장의 CSR 활동도 아버지인 이 회장 때부다 조금 더 심화됐다.

사업장의 수자원 관리를 위해 덜 쓰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3R(Reduce, Reuse, Recycle)활동, 삼성전자와 연관성이 높은 환경 이슈에 대한 환경안전방침 수립,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친환경 제품 정책 등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지속성을 염두에 두는 모습을 보였다.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보급해주는 방식의 사회공헌활동에서 디지털 소외 문제의 해소를 위해 근본적으로 모든 고객이 동등하고 편리하게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4C(Consideration, Comprehensiveness, Coherence, Co-Creation) 접근성 디자인 원칙을 모든 제품에 적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에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을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으로 정립하면서 이전에 신경써왔던 청소년 교육 문제도 교육기회의 형평성뿐만 아니라 결과적 형평성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조금 더 지속적인 방식으로 전환시켰다.

이외에 AI 기술로 인해 앞으로 야기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윤리원칙을 수립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용자 보호 환경 구축에 힘쓰면서 미래를 위한 가치 투자에 소홀하지 않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삼성전자의 사회공헌이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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