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 삼성전자 제공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 삼성전자 제공

[미디어SR 길나영 기자] "사회 공헌을 하지 않는 기업은 망한다"

지난 25일 향년 78세의 일기로 타계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생전에 "나의 바램은 삼성이 일류 기업이 되어 일류 국가와 풍요로운 가정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는 것" 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는 기업이 사회봉사를 생존 전략개념에서 생각하고 경영활동의 일부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사회공헌 사업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필수 요소이자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고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지금도 삼성그룹의 금융 자회사들 사이에서는 자본 이익을 취하기보다 사회 공헌에 힘쓰라는 뜻으로 그 취지가 계승되고 있다.

실제 삼성의 사회공헌 특징은 각종 활동에 임직원들의 참여가 타 기업에 비해 비교적 높은 수준이며, 신입사원 선발 때도 봉사활동 경력 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 사재 출연해 '삼성복지재단' 설립…사회공헌 첫 물꼬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지난 1987년 이병철 선대회장 별세 후 20여일 만에 회장에 취임했다. 당시 고인은 12월 취임식을 통해 "미래 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90년대까지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이건희 회장은 지난 1989년 102억원의사재를 출연해 삼성복지재단을 만들면서부터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에 물꼬를 텄다.

이후 1993년 6월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통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고인은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라며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라고 직원들을 질책했다.

품질 중심의 '신경영'은 삼성그룹의 체질 전환뿐 아니라 한국의 기업문화를 바꾸는 일대 전환점이 됐다. 단순히 사업을 키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회공헌활동 역시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며 경영의 한 축으로 삼은 것이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사회공헌활동을 전담하는 조직인 '삼성사회봉사단'이 출범했다. '삼성사회봉사단'은 기업으로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경과 지역을 초월하며 구호활동을 전개했다. 

삼성의료원 역시 같은해 사회공헌 차원에서 삼성이 추진한 사업 가운데 하나다. 고 이건희 회장은 "낙후된 병원이 환자 입장에서 얼마나 큰 고통인지 알면서 그대로 두는 것은 기업 총수로서 할 일이 못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제대로 된 병원'을 기치로 세계 40개국의 일류병원을 벤치마킹해 만든 삼성의료원은 현재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고 이건희 화장은 1996년부터 그룹차원의 사회공헌 활동을 실시했다. 계열사별로 사회공헌팀을 발족하고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공헌사업을 본격화 했으며 일본, 대만, 이란 등 지진지역 피해복구 지원에도 팔 걷고 나섰다.

고인은 2003년 말 송년 사장단 회의에서 "경영성과를 나눠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주도록 배려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사회공헌활동이 전략화ㆍ체계화된 시기이자 이는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책임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의 국민적 성원에 보답하고, 국가 대표기업으로서 한층 무거워진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를 바라는 뜻에 따라 삼성은 소년 소녀 가장 전세대를 대상으로 103억원에 이르는 생활 보조비를 지원하는 등 총 203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 

그룹 내 50개 사업장별 자매결연을 통해 농촌 봉사 활동을 실시하며 나라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CSR의 목표로 삼게 된다.

이후 2004년 고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발표 이후 그룹 경영진에게 '기업의 사회 공헌활동'을 강조하는 등 연말 사장단 평가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반영하는 방안을 모색하며 경영화두를 '사회공헌'으로 꼽았다. 

이어 2006년 2월 8000억원 사회 헌납을 시작으로 대폭 강화된 사회공헌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같은해 4월에는 전국 29개 사업장 103곳에 자원봉사센터를 설립해 사회공헌 활동에 속도를 냈다.

글로벌사회공헌활동이 본격화한 2010년 이후 국내 사회공헌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장 중심의 자원봉사와 지역 맞춤형 사회공헌사업을 확대했다.

◆ "사회공헌 통한 새로운 문화 창조는 핵심 과제"

고 이건희 회장은 생전에 창조경영이라는 그룹 내 경영화두에 맞는 사회공헌을 통한 새로운 문화 창조를 핵심 과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자원봉사의 전략화, 복합화, 전문화라는 3대 추진 방향을 설정해 실천했다.

이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서 전략적인 기획 수립을 통해 수혜자에게 높은 부가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고 이건희 회장은 그 과정을 통해 국민이 공감하고 사회적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지원활동을 전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기업이 사회발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던 고 이건희 회장의 뜻은 지난 수십년 간 삼성그룹 사회공헌활동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삼성그룹은 기부 및 봉사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회사가 가진 자원과 능력을 다방면으로 활용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고 이 회장의 이러한 경영철학은 삼성 임직원 개개인에게 전파돼 삼성 임직원들 역시 매년 50만명이 300만시간 이상 자발적으로 고아원, 양로원 등 불우시설에서 봉사활동하고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