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신한페이판, KB 페이 앱 화면. 사진. 각 사 제공
(왼쪽) 신한페이판, KB 페이 앱 화면. 사진. 각 사 제공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하나의 금융 앱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카드사들은 타업권, 나아가 타사 이용자까지 포함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의 포석을 깔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오는 29일 생활 금융 플랫폼 '신한페이판(신한PayFAN)' 앱 안에 실물 지갑을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지갑 서비스 '마이 월렛(MY 월렛)'을 출시한다.

마이 월렛은 결제와 이체·송금, 모바일 신분증 등의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에 고객들은 결제를 위해 카드사 앱을, 송금이나 이체는 은행 앱이나 핀테크 앱을 각각 설치해 이용해왔다. 또한 본인 인증을 위해서는 별도의 모바일 신분증 앱을 설치해야 한다. 

신한카드는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카드·현금·신분증 등을 그대로 디지털 지갑으로 옮긴다는 콘셉트로 마이 월렛 기능을 추가해, 신한페이판 하나로 주요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마이 월렛은 디지털 캐시인 '신한페이머니'(선불전자지급수단) 서비스를 제공해 터치 결제와의 연동으로 전국 모든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

신한페이머니는 은행이나 증권 계좌와 연동해 충전할 수 있고 결제 시 잔액이 부족할 경우 필요 금액만큼 자동 충전할 수 있게 했다.

오는 12월부터는 디지털 캐시를 은행이나 증권 계좌로 송금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는 신한페이머니를 신한카드 포인트나 신한은행 계좌로만 충전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타사 은행이나 증권 계좌로도 충전해 신한페이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최종 목표는 카드사 외에 은행, 증권사 등 타 금융권 계좌로도 신한페이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라며 "기존에 결제 기능만 담당하던 신한페이판에 생활 혜택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페이머니는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휴대폰 인증만으로 간편하게 가입이 가능하며, 신한카드뿐 아니라 타사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가 없어도 가입해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마이 월렛에서는 공인 모바일 운전면허증 조회가 가능해 모바일 신분증 기능도 제공한다.

LG유플러스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며, 순차적으로 타 통신사 고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확장할 계획이다. 추후 청소년 고객을 위한 학생증 기능도 탑재해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KB국민카드는 최근 기존 앱카드 기능을 개선해 송금·환전 등 타 금융권의 금융 서비스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종합 금융 플랫폼 'KB 페이(KB Pay)'를 선보였다. 

KB 페이는 '오픈 플랫폼'을 표방하며 기존 금융사들의 페이 서비스와 달리, 타업권뿐 아니라 동종업계 경쟁 카드사까지 플랫폼에 포함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신용카드·체크카드에서 계좌, 상품권, 포인트 등으로 결제 수단을 확장했다.

현재 KB 페이에는 KB국민 신용카드·체크카드, KB국민은행 계좌, 해피머니 상품권, KB국민카드 포인트 등을 결제 수단으로 등록할 수 있지만 추후 다른 은행, 증권사, 저축은행 등 다양한 금융사와 제휴를 맺어 결제 수단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개방성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출시했기 때문에 향후 타사 카드를 결제 수단에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결제 방식도 다양화했다.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무선마그네틱통신(WMC), 근거리무선통신(NFC), QR코드, 바코드 등의 방식으로 결제할 수 있다. 온라인 결제는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 없는 '웹 페이(Web Pay)' 기능을 제공한다.

아울러 KB 페이는 이러한 지급결제 기능 외에도 간편 송금·외화 환전 서비스 등의 금융 서비스와 편의점 멤버십, 모바일 교통카드 기능 등 다양한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듯 카드사들이 금융업권 벽을 허무는 종합 금융 플랫폼을 마련해 금융사별로 흩어진 개인 서비스들을 한곳에 모으려는 움직임은 마이데이터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마이데이터란 소비자가 각종 기관과 기업에 산재한 자신의 개인정보를 능동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출범하면 소비자들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본인의 신용정보를 통합 조회하고, 종합적인 자산관리와 신용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이 지난 8월부터 2021년 초까지 기존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 사업자 40여곳을 대상으로 허가 심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이르면 내년 초 첫 번째 마이데이터 사업자군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출범을 앞두고 그룹사별로 분리된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하고 고객 데이터를 모으는 사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추후 개인 신용정보가 공용화되는 시대가 도래하면 하나의 앱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한 상황에 대응하면서 고객의 실질적인 금융 생활이 좀 더 편리해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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