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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이승균 기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촉진하는 비재무적 정보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평가 방식이 개선되고 있다. 기업 스스로 비재무적 정보를 관리, 성과를 측정하고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이다.

동시에 비재무적 정보를 토대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책임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를 선별, 분류해 투자 상품으로 만들고 해당 상품의 수익률 검증이 발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이른바 투자로 말하는 CSR 시장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관리 시장 1위 기관인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모든 자산운용 고객들에게 기존 상품보다 지속가능 투자를 우선순위로 추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자산운용사가 대표 상품을 기업의 비재무적(ESG) 정보를 기반으로 구성한 책임투자 상품으로 전면 재배치 한것은 업계 최초의 일이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선택 및 관리에 있어 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 요소를 고려한 책임투자 자산 규모는 2018년 기준 30조 6830억달러로 2012년도와 비교해 3배가량 증가했다. 

유럽은 문제가 되는 기업을 투자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바탕으로 기업의 ESG 요소를 모두 검토하는 ESG 통합 투자, 동종 업계에서 ESG 퍼포먼스가 가장 우수한 포지티브 스크리닝 방식까지 다양한 책임투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책임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1세대 책임투자 전략은 규범기반 선별이나, 네거티브  스크리닝과 같이 리스크 관리 중심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책임투자 전략은 일반 투자 범주 내에서 초과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ESG 성과가 가장 우수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Best in Class)이나 ESG 요소를 모두 검토하는 통합 투자 방식 등 2세대 투자 전략으로 패러다임이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 ESG 평가, 실제 환경사회에 미치는 영향력 살핀다

국내 기업 ESG 평가는 한국거래소 산하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대신경제연구소 3사에서 주도하고 있다. 기업의 ESG 정보 공시가 확대되고 국민연금이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데이터 수요가 생겨나면서 평가 방법론이 개선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직접적인 평가 방법론은 공개하고 있지 않으나 평가 기준이 되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최근 지배구조원은 모범규준의 개정 작업을 최근 환경과 사회를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김진성 기업지배구조원 ESG평가팀장은 미디어SR에 "책임투자 관련 국제기구들이 국제적인 ESG 정보 공시 표준화 작업을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며 "지배구조원은 환경과 사회를 중심으로 모범규준을 개정해 소비자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 따라 세분화해 기업의 ESG 요소를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안분석 및 ESG 성과를 분석하는 서스틴베스트 역시 기업의 ESG 성과를 업종에 맞게 분석하기 위해 분석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영역별 애널리스트 총평과 과거 4년간 추이, 섹터별 분석, 단계별 평가점수를 분석 보고서에 담고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과거에는 금융기관들이 단순히 ESG 평가 등급만을 요구했다면 이제는 ESG 등급 하락 사유를 포함한 자료들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
앞으로 ESG 성과에 대한 섹터별, 종목별 심층적인 분석이 기본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기업 ESG 정보 활용성 높이고 법적 토대 마련

기업의 ESG 정보가 담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작성 방식 역시 개선되고 있다. 지속가능보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국제기구(Global Reporting Initiative, 이하 GRI)가 2018년 ESG 정보를 세밀하게 구분하게 활용하기 위해 만든 GRI 스탠다드의 사용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국장은 이날 미디어SR에 "다수 기업이 GRI스탠다드를 토대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며 "GRI 스탠다드는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를 모듈화해 보다 더 범용적으로 활용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세계경제포럼(WEF)과 딜로이트, EY한영회계법인 등 회계법인은 최근 ESG 공시 프레임워크를 개발해 발표한 바 있다.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와 국제회계기준(IFRS), 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TCFD) 등에서 요구하는 ESG 보고 양식이 통일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는 법안도 다시 추진 중이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월 ESG 정보 공시 의무화를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20대 국회에서 홍일표, 이언주, 민병두 의원안은 정무위원회 대안으로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으나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한 바 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국장은 "많은 이해관계자가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유럽을 필두로 국내에도 마련되고 있다"며 "ESG 정보를 하나의 프레임워크로 통합하기는 쉽지 않지만 ESG 정보 공시는 CSR과 책임투자의 토대이므로 법과 제도을 마련하는 흐름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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