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한진그룹 회장. 사진. 각 사 제공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한진그룹 회장. 사진. 각 사 제공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국내·외에서 'ESG 투자' 열풍이 불면서 기업들이 작년에 이어 올 한 해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환경 관련 국제 선언에 동참하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도 단순히 지금까지 해 왔던 CSR 활동을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그룹 내 ESG 전문조직을 두고 경영의 초점을 ESG에 맞추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KB금융그룹은 올해 3월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7인의 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신설해 그룹 ESG경영 실행력을 강화했다.

KB금융은 ESG위원회를 중심으로 지난 8월 그룹 환경, 사회 분야 가치 창출 전략인 'KB GREEN WAY 2030'을 공개했다. 이는 2030년까지 그룹 탄소배출량을 2017년 대비 25% 감축하고, 현재 약 20조원 규모인 ESG 상품 및 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 말 KB금융은 국내 금융그룹 최초로 KB국민은행 등 전 계열사가 참여하는 '탈(脫)석탄 금융'을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KB금융은 탈석탄 선언에 따라 추후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채권 인수 등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이에 따라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상장기업 ESG 평가 등급에서 국내 금융회사 중 유일하게 통합등급·환경(E)·사회(S)·지배구조(G) 전 부문에서 모두 A+ 등급을 받았다.

또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World지수에 4년 연속 편입됐으며,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금융부문 섹터 아너스를 2년 연속 수상하고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블룸버그 양성평등지수에 2년 연속 편입되는 등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올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는 등 ESG 관련 활동을 활발히 추진해왔다"면서 "내년에는 적도원칙에 가입하기 위해 KB국민은행이 여러 요구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대한항공도 올해 ESG위원회를 신설해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 중 하나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기존 이사회 내 위원회인 거버넌스 위원회를 확대·개편해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대한항공 ESG위원회는 김동재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하고 박남규 사외이사, 조명현 사외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향후 회사 ESG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고 ESG 추진현황 관리·감독, 기타 주주 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안건에 대한 사전 검토 등 ESG 경영 관련 최고의사결정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에 대한항공은 기존에 추구해 온 ESG 경영에 더욱 추진력을 얻게 됐다. 대한항공은 이미 2019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규정을 변경하고 보상위원회를 신설한 바 있다.

또한 주주 소통을 강화하고자 경영 관련 주요 사안을 적극적으로 공시하고 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왔다. 

지난 3월에는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하는 정관 변경안을 가결해 정갑영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했으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이사회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를 단행했다. 

환경 부문에서는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권 거래 등 친환경 경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항공업종의 특성을 활용해 구호물품을 수송해 취약계층에게 나눠주는 활동을 지속하고, 지역사회·협력사와의 폭넓은 상생을 꾀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적극 반영한 경영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CEO가 바뀐 후 ESG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기업도 있다. DGB금융지주는 2018년 김태오 회장 취임 후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해 사외이사 수를 늘리고 전문 분야를 다양화했다. 또한 사외이사 협의체를 마련해 사외이사 간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공유할 기회를 확대했다. 

또한 DGB금융은 DGB대구은행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국내 금융권 최초로 CEO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CEO 선임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했다. 승계 절차 체계화를 위해 DGB대구은행, DGB생명을 포함한 전 자회사의 CEO 승계 과정을 그룹에서 통합 관리하기로 했다. 

CEO 후보군은 외부 전문기관의 검증을 거쳐 숏리스트를 선정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종합적인 검증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DGB금융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사외이사 및 내·외부 전문가가 후보군 검증에 참여해 투명하고 공정한 승계 절차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DGB금융은 지배구조뿐 아니라 환경 부문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TCFD) 지지를 선언하고, 2019년에는 'UN 책임은행원칙'에 가입하는 등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공고히 다져 왔다.

또한 DGB금융은 2011년 금융권 최초 종합사회복지재단인 DGB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해 장학·문화·체육·예술·글로벌CSR 분야에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가능경영의 성과가 인정돼 DGB금융은 2018년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37001)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 발표된 2020년 KCGS ESG 등급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를 받아 2019년 B+과 비교해 두 단계나 격상하는 저력을 보였다.

DGB금융 관계자는 "계속해서 모범적인 지속가능경영을 실시하기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서 그룹 차원의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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