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길나영 기자] 

이효율

풀무원 총괄 최고경영자(CEO). 사원 1호로 입사해 총괄CEO 자리까지 오른 풀무원 기업성장사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1957년생 서강대 출신으로 풀무원 입사 후 영업ㆍ마케팅ㆍ생산ㆍ해외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진두지휘했다.

특히 1983년 입사 후 국내 최초의 작은 유기농산물 판매점에 불과했던 풀무원을 한국의 대표적인 식품 브랜드로 성장시킨 1등 공신으로 꼽힌다. 

국내 최초의 포장 두부와 포장 콩나물을 현대백화점과 한양 슈퍼마켓 등에 납품하고 서울지역에 이어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 4대 권역으로 거래처를 확장했다.

풀무원은 1994년에 고속도로 휴게소의 우동, 만두로 유명했던 모 식품회사를 인수하고 본격적으로 '냉장 생면' 사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당시 상품기획, 마케팅, 홍보, 고객센터 업무를 맡으며 신제품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그 결과 2000년대에 들어 풀무원은 국내 냉장 생면 시장서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또한, 지난 2012년 말 풀무원식품의 자회사인 식자재유통기업 '푸드머스' 대표직을 맡으며 적자구조였던 사업을 흑자로 전환시킨 '일등공신'이다.

이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올해 풀무원은 미국에서 두부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진출 이후 첫 분기 흑자를 냈다.

미국 법인인 풀무원USA가 1991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올해 2분기 매출 657억 원, 영업이익 7억 원의 흑자를 거둬 또 한 번의 성공 신화를 써내려갔다.

남승우

풀무원 전 총괄 CEO. 그는 지난 2017년을 끝으로 경영에서 손을 떼고 현재 풀무원재단 고문을 맡고 있으며, 풀무원 최대 주주(57.33%)로서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필요시 경영 자문 역할을 할 예정이다.

남 고문은 이효율 풀무원 대표이사를 새 총괄 CEO로 선임했다. 자녀에 경영권을 승계하는 관행과 달리 전문 경영인에 경영권을 넘겨 이례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는 1952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식품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부 졸업 뒤 현대건설에서 근무하던 중 풀무원 창업주인 고(故) 원경선 원장의 아들인 경복고 동창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권유로 풀무원효소식품에 투자하며 풀무원과 인연을 맺었다.

당초, 남 고문은 원 원장의 정신을 이어받아 풀무원이 사람과 세상에 기여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기농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원 원장의 뜻처럼 사람 몸에 이로운 유기농 식품으로 '바른 먹거리'를 만들고자 노력했으며, 33년간 회사를 경영하면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키워냈다.

특히, 그는 '글로벌 로하스 기업'이 되려면 미국 시장에서 반드시 성공을 거둬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적자도 버텨내면서 2000년대 들어서부터 지속적인 인수·합병으로 성장의 기반을 다져나갔다. 

유기농 두부 기업인 '와일드우드', 파스타 제조회사인 '몬터레이 고메푸드' 등을 잇달아 인수했으며 2016년 미국 두부 1위 브랜드 '나소야' 인수(5000만달러 규모)로 물꼬를 텄다.

남 고문은 나소야 인수 이후 월마트, 크로거, 코스트코 등 미국 전 지역 2만여 곳의 소매 점포 유통망을 확보해 풀무원 두부를 미국인들에게 본격 공급하기에 이르렀고 '아시안누들', '김치' 등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며 안정적인 외형 확장에도 성공했다.

원 의원의 권유로 풀무원을 맡아온 그는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를 끝으로 경영진에서 물러났다.

바른먹거리 & 로하스

이효율 대표가 풀무원의 지속가능경영 배경으로 꼽은 핵심 가치. 풀무원을 생각하면 머릿속에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떠오르는 것이 '바른먹거리'다. 

풀무원은 '믿고 먹을 수 있는 바른먹거리'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기대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효율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농촌 지역 시니어에 올바른 식생활 정보와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식생활 개선 사업인 '시니어 바른먹거리 교육'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다.

풀무원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비영리 공익법인 풀무원재단이 맡아 운영 중이다.

특히, 풀무원재단은 '건강한 먹거리', '건강한 사회', '건강한 환경' 3대 핵심가치 중 '건강한 먹거리' 실천을 위해 '바른먹거리 캠페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바른 식습관을 길러주는 대표적인 조기 식습관 교육인 '어린이 바른먹거리 교육'은 지난 2010년 처음 교육을 한 이래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며 학부모와 보육교사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인 바른먹거리 교육'도 2015년부터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풀무원이 글로벌 경영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창업주 때부터 이 대표까지 이어지는 기업시민 정신에 있으며, 풀무원은 대표적인 로하스(LOHAS :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기업으로 꼽힌다.

풀무원은 로하스를 '몸과 마음, 생태계의 건강유지를 위한 가치 실천 활동'으로 규정하고 소비자에게 바른 먹거리로 전달 한다는 것을 핵심가치로 두고 있다.

두부ㆍ콩나물

풀무원 브랜드를 전국적으로 알려 성장 발판을 마련한 '효자 상품'. 이 대표는 지난 1980년대 중후반 풀무원의 주력상품인 포장 두부와 포장 콩나물을 전국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입점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또한 당시 두부와 콩나물 중심이던 사업 영역을 1994년부터 우동, 냉면, 라면, 스파게티 등 FRM(프레시레디밀) 신선가공식 품으로 확장시킨 '일등공신'이다.

앞서 1970~80년대에는 이따금 '방부제 두부', '농약 콩나물' 등 먹거리 파동이 터져 사회적인 불신이 높았다. 콩과 콩기름을 짜고 남은 비지를 섞은 품질 낮은 두부도 많았고, 신문지에 둘둘 말아 파는 비위생적인 유통 과정도 문제가 됐다.

또 재배과정과 유통과정에서 쉽게 부패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살균제를 사용한 농약콩나물을 공급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을 정도였다.

이에 풀무원은 비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국산콩으로 방부제 없이 안전한 두부를 만들어 내놓았으며 콩나물도 농약과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고 깨끗하게 직접 길러 판매하기 시작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끊임없이 연구개발하면서 바른먹거리 원칙을 만들어 나갔으며, 두부의 경우 유통 기한이 짧던 초창기 냉각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열 숙성을 통한 미생물 제어 기술로 유통 기한을 최대 21일까지 늘렸다.

지난 2005년에는 소포제와 유화제를 쓰지 않고 염화마그네슘 대신 우유에서 추출한 밀키마그네슘을 응고제로 사용한 제품을 선보였다. 무소포제, 무유화제뿐 아니라 천일염에서 추출한 천연 간수를 넣은 '합성첨가물 제로 두부'를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의 숨은 노력 때문일까, 현재 풀무원의 '국산콩 두부'는 1등급 국산콩만 100% 사용하고 중금속, 잔류농약, 병원성미생물 등 377가지 안전 검사를 통과한 콩만 골라 사용한다. 또한, 콩나물 품질 안정화와 국내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2000년 초반부터 나물콩 품종 단일화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포장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2013년 환경부가 개발한 수성접착제를 사용한 친환경 포장재를 두부 전 제품에 적용하고 플라스틱 용기의 중량을 9% 줄였다.

2015년에는 식품업계 최초로 유기농 두부 2종에 탄소중립제품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고, 또 2019년에는 연두부 제품 패키지에 탄산칼슘을 혼합해 플라스틱 사용을 30% 절감했다.

여성임원 확대

이효율 대표가 크게 관심을 보였던 분야. 여성가족부와 풀무원은 지난해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풀무원은 올해까지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을 30%로 확대 나선다.

앞서 2014년 풀무원은 2020년까지 여성 임원 비율을 전체 3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이미 공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여성이 고위직으로 성장할 직장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여성 임원 확대를 위한 '30% 회원모임'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먼저 '대디앤맘스 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해 임신기 직원에게 법정기간보다 4주가 더 긴 단축 근로를 제공하고, 출산휴가 후 자동으로 육아휴직도 사용하도록 했다. 배우자가 임신한 남성직원의 경우 태아검진 때 동반하는 휴가제도도 신설했다.

또한 남녀 직원 모두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무급휴일(5일) 또는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풀무원 육아휴직자의 복귀율은 97%로 1000명 이상 사업장의 평균 육아휴직자 복귀율(81.9%, 2015년기준) 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육아휴직자 전체 중 남성이 15%를 차지하는 등 남성들도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풀무원은 여성 직원 리더십 강화를 위해 기본·심화교육 등을 제공하고 주요 보직에 여성 기용을 확대했다. 풀무원 여성임원 비율은 2014년 5.8%에서 2018년 16%로 늘었고, 여성 신입채용 비율도 같은 기간 45%에서 63.6%로 높아졌다.

이효율 풀무원 총괄 대표(CEO)는 "풀무원은 '실질적 성별 다양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보직에 여성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채용단계부터 관리해 조직 전체에 여성의 경험과 시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 컴퍼니(One Company)

이효율 풀무원 대표는 지난해 창사 35주년을 맞아 선진국형 글로벌 기준 지주회사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하고, 글로벌 로하스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풀무원의 지주회사인 (주)풀무원은 지난해 3월 주요 자회사인 풀무원식품의 외부투자자 지분(7.24%)을 모두 매입함으로써 주요 자회사 지분 100%(일부 합자사 제외)를 보유한 선진국형 글로벌 기준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게됐다.

글로벌 기준 지주회사체제는 '원 컴퍼니(One Company)' 구조로 지주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지주회사만 상장시키는 원 컴퍼니의 선진국형 지배구조를 의미로서 네슬레·다논과 같은 선진국형 글로벌 스탠다드의 지주회사 체제 확립을 완료했다는 것이다.

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한 원 컴퍼니 구조를 갖춰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명확히 했고 지배구조에 따라 지주회사인 풀무원은 전사 경영과 브랜드, R&D를 총괄관리하고, 자회사인 풀무원식품 등이 직접 사업을 수행에 나섰다.

일반적인 한국형 지주회사와 풀무원 지배구조의 가장 큰 차별점은 지주회사인 풀무원이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해 지주회사와 사업을 수행하는 자회사의 실체가 동일하고, 국제회계기준(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 IFRS)가 요구하는 연결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셈이다. 

IFRS의 경우 지주회사가 한 개 이상의 자회사를 소유할 경우, 연결재무제표 작성을 의무화하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 2003년 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했고, 2009년 IFRS를 도입해 IFRS기준 주재무제표인 연결제무제표를 작성 공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회계기준으로 풀무원은 창사 35년 기준 최대 매출인 2조2720억원을 기록했다.

CJ 제일제당

냉동 가정간편식(HMR) 시장을 둘러싼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은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경쟁 상대이다.

당초 풀무원은 냉동 핫도그 시장을 선도해 왔다. 지난 2011년 당시 '올바른 핫도그'를 출시하며 '아이들에게 권하기 힘든 패스트푸드'였던 냉동 핫도그의 입지를 끌어올렸다.

올바른 핫도그는 L-글루타민산나트륨, 합성보존료, 합성착향료 등을 넣지 않고 국내산 닭고기와 돼지고기, 채소를 더해 만들어졌다. 그 결과 출시 당시 100억 원 규모였던 관련 시장 규모는 3년 후인 2014년 30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2016년 CJ제일제당이 '고메 핫도그'를 출시해 풀무원의 독주 체제에 경쟁 상대가 생겼다. 고메 핫도그는 당시 보기 드물었던 쫄깃한 크리스피 형태의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고메 핫도그는 출시 첫 해부터 시장의 20%에 해당하는 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풀무원은 2017년 '모짜렐라 핫도그'를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이 밖에도 CJ제일제당이 비비고 왕교자 등으로 업계 1위를 점유한 가운데 풀무원이 얇은 피 만두(일명 얄피만두)로 추격에 나섰으며 최근에는 CJ제일제당이 얇은 피 시장에 진출하고 풀무원이 교자 시장에 도전하면서 자리 다툼이 더 치열해졌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만두 시장 점유율은 CJ제일제당이 43.69%, 풀무원이 16.3%로 1·2위 격차가 크다. 하지만 풀무원이 지난해 출시한 '0.7mm 얇은 피 꽉찬 속 고기만두'는 기존 만두피(1.5mm)의 절반 두께로 속을 꽉 채워 만두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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