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KB국민은행 채용 홈페이지에 공지된 채용 공고 수정 안내. KB국민은행 공식 채용페이지 캡쳐
23일 KB국민은행 채용 홈페이지에 공지된 채용 공고 수정 안내. KB국민은행 공식 채용페이지 캡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KB국민은행이 하반기 200여명의 신입 행원 채용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원자들의 '채용 갑질' 논란에 결국 공고를 수정했다.

2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 '신입 UB(전문자격 포함), 신입 IT, 신입 디지털' 3개 부문에서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

국민은행은 하반기 공채를 통해 총 200여명의 신입 행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상반기에는 전문직무직원, 보훈 등 수시 채용을 통해 100여명 이상의 직원을 채용했다.

모집 부문 중 '신입 UB' 부문은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직무를 통합 채용해 유니버셜 뱅커(Universal Banker)를 양성한다. 전문자격 부문에서는 공인회계사(KICPA)와 변리사, 변호사 등을 별도로 채용한다.

'신입 IT'와 '신입 디지털' 부문은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IT와 디지털 금융업무를 수행할 디지털 인재를 채용한다.

이번 신입행원 채용 절차는 서류전형과 필기전형, 1·2차 면접전형으로 구성된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2일 채용 공고를 내고 서류 전형에서 디지털 사전 과제와 24시간에 달하는 온라인 디지털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새롭게 도입된 전형이다.

디지털 과제는 디지털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 테스트로, KB국민은행의 모바일 앱 개선방향을 담은 3~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지원자는 제출한 사전과제를 바탕으로 1차 면접 시 PT 면접을 진행한다.

디지털 사전 연수는 비즈니스 영역 19시간, 기술 영역 5시간 총 24시간의 온라인 디지털 교육과정(TOPCIT)으로 진행된다. 국민은행은 디지털 연수 내용을 바탕으로 1차 면접 시 디지털 역량을 검증하겠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채용 공고가 발표되자, 취업준비생 커뮤니티 등에서 채용 절차의 첫 번째 과정인 서류전형의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지원자에게 과도한 과제를 요구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류전형에 합격해도 필기전형을 거쳐야만 1차 면접을 볼 수 있는데, 합격에 대한 확신도 없는 상황에서 면접을 위한 과제와 온라인 교육까지 이수해야 하는 절차는 타 은행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원자들은 "이 정도 공고면 인사팀 채용 갑질이다"면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채용 부문에 '신입 디지털' 직군이 따로 있는데도 일반 행원 직군에까지 디지털 역량을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는 볼멘소리 등이 이어졌다. 

국민은행은 이에 공고 하루 만인 23일 채용 절차를 중단하고 내부 검토를 거쳐 채용 프로세스를 일부 변경했다. 

국민은행 측은 "지원자분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1차 면접 대상자에 한해 디지털 과제 제출과 디지털 연수를 진행하도록 변경했다"고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에 논란이 됐던 디지털 사전 과제는 서류전형, 필기전형 합격자 대상으로 1차면접 전(11월 20일)까지 제출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디지털 연수는 서류접수 후부터 강의를 들을 수 있으나 필기전형 결과가 발표된 후 1차 면접 전까지 이수하면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따라 디지털은 특수 분야가 아닌 업무 저변에 보편화된 기본 역량이 되어가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지원자 역량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로 도입하게 됐다"면서 "지원자분들의 입장을 반영해 일부 채용 절차의 순서를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채는 22일부터 내달 5일까지 서류접수가 마감되며 필기전형, 면접전형을 거쳐 12월 15일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한편 국민은행은 이번 공채와 별개로 신기술, 디지털, IB 등 핵심성장분야에 대한 경력직 전문인력을 상시 채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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