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왼쪽 네 번째) 우리은행장, 류영준(세 번째) 카카오페이 대표를 비롯한 각 사 관계자가 업무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우리은행
권광석(왼쪽 네 번째) 우리은행장, 류영준(세 번째) 카카오페이 대표를 비롯한 각 사 관계자가 업무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우리은행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에 금융권과 ICT기업의 생존을 위한 협업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에서 디지털 뉴딜 부문이 강조되면서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사업 확대를 위해 폭넓은 분야에서 ICT 및 이동통신업체와 업무 공조를 꾀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1일 카카오페이와 '디지털 금융서비스 공동 개발 및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우리은행은 카카오페이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오픈 API 연동을 통한 비대면 대출 신청, 고객 맞춤 디지털 금융상품과 서비스 공동 개발 등의 혁신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첫 번째 공동 사업으로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앱에서 제공하는 '내 대출 한도' 서비스에 우리은행의 비대면 대출 상품을 제공한다. 

카카오페이 내 대출 한도 서비스에는 이미 1금융권 중에서는 하나·씨티·SC제일·BNK경남·DGB대구·부산은행 6곳이 대출 상품을 노출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카카오페이와의 협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주요 은행들과 대출 한도 서비스뿐 아니라 다양한 범위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추후 머니 충전, 송금 서비스, 제휴 통장 등 협업 범위를 넓혀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룹 차원에서는 지난달 우리금융그룹이 KT그룹과 전 계열사 데이터 부문을 협력하는 디지털 동맹 관계를 맺었다.

우리금융그룹과 KT그룹은 정부의 디지털 뉴딜 추진에 따라 단순히 한 분야의 업무를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공동 마케팅, 디지털 신사업 추진 등 전 그룹 디지털 부문에서 협업 체계를 갖춘다.

양사는 디지털 협업 과제에 AI, 데이터,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의 과제를 포함했으며, 우선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영역에서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결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향후 마이데이터 등에서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므로 ICT와 금융 데이터를 접목해 디지털 혁신의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이달 초 SK텔레콤과 공동 R&D 파트너십을 체결해 5G 기반 금융 서비스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으로 신한은행은 SKT와 함께 5G 기술을 적용한 미래금융서비스 분야의 공동 R&D 협력 모델을 구축하며, 디지털 신기술 기반 신규 사업의 기회를 발굴할 예정이다. 또한 미래금융과 관련한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을 통한 혁신 생태계 활성화에도 앞장선다.

현재 ▲5G가 적용된 미래지향적인 금융 공간 및 서비스 공동기획 ▲뱅킹앱 등 주요 금융서비스 대상으로 해독 불가능한 암호화 기술 적용 ▲금융과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수익형 서비스 개발 등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미 지난 2017년 발 빠르게 SKT와 합작해(하나금융 51%, SKT 49%) 핀테크 플랫폼 핀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핀크는 대출 비교 서비스에 하나은행을 비롯해 씨티·BNK경남·광주은행 등 1금융권 대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왔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LG유플러스와 손잡고 금융과 통신이 결합한 MVNO(알뜰폰) 서비스 'Liiv M(리브 모바일)'을 선보인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리브 모바일을 통해 향후 통신 데이터를 이용한 신용평가모델 등 금융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금융권 CEO들도 빅테크와의 경쟁보다는 융합을 주문하면서 디지털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업종 간 융·복합으로 기존 금융회사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금융과 비금융,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KB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디지털 혁신에 그룹의 미래가 달렸다"면서 ICT기업과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협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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