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제공 : 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제공 : LG화학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부문 물적 분할 추진을 확정했다. 17일 LG화학은 이사회에서 전지사업부 분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신설분할법인의 명칭은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전지사업부문(자동차전지, ESS전지, 소형전지)이 분할된다. 분할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분할신설회사는 전지 관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해당 사업부문의 전문성 및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부터 꾸준히 나온 LG화학 분사설이 현실이 됐다. 업계에서는 꾸준히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LG화학 배터리사업부가 분사할 것으로 점쳐왔다.

지난해 12월에도 일부 언론의 분사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에 LG화학은 공시를 통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부인해왔으나 최종적으로 분사가 결정됐다.

물적분할과 인적분할 두 가지 방안이 모두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물적분할 방식을 택했다.

물적분할은 분할하는 주체인 LG화학이 배터리 부문 신설법인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형식의 분할로 지주회사인 LG->LG화학->LG배터리(가칭)의 지배구조가 짜여진다.

인적분할과 비교해 소유 지배주주의 배터리 부문 지분 희석을 줄일 수 있다. 향후 신설 분할법인(LG배터리)이 가치를 재평가 받아 IPO에 나서면서 추가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도 지분 희석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 

LG는 지난해 전체 그룹사 시설 투자비용 6조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3조원을 배터리 부문에 투입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아 왔다.

특히, LG화학은 올해 전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면서 2023년까지 총 200Gwh의 배터리 생산 능력 보유를 목표로 하고 있어 대단위 투자 유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 신설과 증설 등에 매년 3조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상장을 통한 투자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그동안 꾸준히 분사를 준비해 왔으나 화학 부문 매출로 배터리 부문 적자를 메꿔 왔으나 지난 2분기 배터리 부문이 사상 최대 매출로 흑자 전환(영업이익155억원) 성공하면서 분사 여건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사 추진과 관련해 물적분할 방식으로 확정되면서 주주들의 반응은 차가운 상황이다. 분사 소식이 알려진 16일 LG화학 주가는 전일 대비 5.37% 하락한 68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물적분할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으나 주주가치 변화는 없고 장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디어SR에 "배터리 부문 재평가와 투자 유치는 재무건전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어 기업 가치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분할 방법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다만 방법에 대한 이견은 지엽적인 문제로 원론적으로 LG화학 주주가치에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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