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케이 항공기. 사진. 에어로케이
에어로케이 항공기. 사진. 에어로케이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인해 여객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신생 LCC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 2곳은 1년 넘게 AOC(운항증명, Air Operator Certificate)을 취득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에어로케이는 160명 안팎의 인력 유지 비용과 항공기 리스비를 매달 지출하고 있음에도 취항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10월 AOC 절차에 착수했다. 올해 2월 1호기를 도입하고 기장, 승무원 등 160명 안팎의 인력 채용도 마쳤고, 최근에는 50시간의 시범비행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OC 승인 절차가 11개월째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에어로케이는 매달 고정비용만 지출하고 있는 상황에 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본래 AOC는 신청자 준비 상태에 따라서 기간이 유동적”이라면서 “미흡 사항이 발견될 경우 보완을 요구하게 되어 있으며, 현재 에어로케이에 보완 요청을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AOC는 항공사 운항 시작 전 조직과 인원, 운항관리, 정비관리 등을 정부가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급하는 일종의 안전면허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총 3800여개 항목을 검토하며 서류 검사 후 현장 검사를 거친 뒤 AOC를 발급한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존 계획대로라면 이미 지난 4월에 AOC를 받았어야 했는데, 현재 국토부의 승인만 기다리게 된 상황”이라며 “코로나19로 힘든 가운데에서도 국토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사이 청주공항에 국내 항공사 6곳이 취항하면서 경쟁은 치열해졌다. 국제선 운항 재개와 여객 수요 모두 여의치 않자 항공사들은 ‘고육지책’으로 국내선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때문에 에어로케이가 취항을 한 이후가 우려되기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티웨이항공이 지난 4월부터 청주~제주 노선을 운항 중이고, 에어서울은 오는 10월부터 매일 3편 일정으로 해당 노선을 운영한다.

기존에 운항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를 포함하면 청주~제주 노선에 입점한 국내 항공사만 6곳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사들의 ‘출혈 경쟁’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국토부가 통상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AOC 발급 절차를 통해 새 사업자의 허가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실제로 지난해 4월 플라이강원이 AOC를 신청하고 약 6개월 후에 면허를 발급받은 만큼 에어로케이의 경우가 이례적이라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국회의원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항공업계 침체와 일부 항공사들의 인수 합병 무산 우려가 에어로 케이 AOC 발급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AOC 발급 절차는 항공사의 준비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서 심사 지연 의혹을 부인했다.

결국 지주사 에어로케이홀딩스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에어로케이 측은 지난달 6일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했고 늦어도 오는 10월까지 해당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AOC 발급이 더 늦어진다면 이마저도 불투명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다시 기약없는 버텨내기 국면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에어프레미아가 도입하는 보잉(Boeing) 787-9 기종. 사진. 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가 도입하는 보잉(Boeing) 787-9 기종. 사진. 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에어프레미아는 동남아 등 중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서비스’ 제공을 주요 전략으로 삼아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일반 항공사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월 AOC를 신청했으며, 이후 7월까지 보잉사의 중장거리 기재 B787-9 신품을 1기 도입해 시험비행 등 현장심사를 진행하고 9월쯤 취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보잉의 현지 공장이 셧다운(운영중단) 되는 등 기존 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항공기 도입이 지체되고 있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사측 요청으로 일정을 연기했다”면서 “서류 검사를 마친 상태로, 항공기가 10월 전후 인도되면 현장 검사를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는 2년 내 신규 취항을 하지 못하면 기존 면허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으나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토부가 면허 취소를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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