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제공 : 삼양식품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제공 : 삼양식품

[미디어SR 이승균 기자] 삼양식품이 장남 전병우 이사를 전면에 내세워 3세 경영을 위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인장 회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돼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가운데 경영 승계 준비 작업에 나서 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전인장 회장의 장남 전병우 삼양식품 이사는 최근 경영관리 부문장을 맡으며, 임원으로 승진했다. 전 이사는 지난해 9월 당시 만 25세의 나이로 해외 사업부 부장으로 삼양식품에 입사한 바 있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전 이사가 해외 사업부로 부문장으로 옮긴 시점은 올해 6월이다. 입사 9개월 만에 이사로 승진해 경영권 확보를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분석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SR에 "경영지원 총괄 부서는 경영 분석은 물론 사업 전략을 수립한다"며 "경영 전반을 배우는데 적합한 적격 부서"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당장의 경영 승계를 위한 인사라기보다는 경영 수업에 전념하라는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전인장 회장은 아들인 전 이사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 속도를 내왔다. 전 회장은 지난 3월에는 삼양식품의 지주사인 삼양내추럴스 등기임원에 전 이사의 이름을 올렸다.

삼양내추럴스는 상장사 삼양식품을 포함해 손자회사로 있는 삼양로지스틱스, 삼양프루웰, 삼양티에이치에스, 삼양목장 등을 지배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삼양내추럴스는 전인장 회장이 21%, 그의 부인 김정수 대표가 42.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전 이사는 본인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SY캠퍼스를 통해 삼양내추럴스 지분 26.9%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오너경영 회사로 전 회장은 지난해 1월 회삿돈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이후 오너 리스크에 대한 논란이 일자 아들인 전 이사를 바로 입사시켰다.

전 회장은 현재 삼양식품을 추스리고 있는 정태운·진중기 공동대표 체제 속에서 전 이사를 중심으로 지배력을 모으는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오너의 잘못으로 경영 공백이 발생했음에도 마땅한 검증시스템 없이 3세 경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삼양식품은 지난 3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지배구조 D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지배구조원은 지배구조 체계 자체가 전무해 주주가치 훼손이 상당히 우려되는 기업에 D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삼양내추럴스는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로 지적을 당한 바 있다. 전 이사는 삼양내추럴스 지분 26.9%를 보유한 SY캠퍼스 지분을 100% 를 갖고 있다.

책임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오너 일가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은 오너 리스크로 드러나며 피해는 일반 투자자에게 전가된다"며 "주주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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