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규모 비해 적은 사업비 지출로 공익성 떨어져
투명한 사업 내용 공개로 부실한 사업 실적 드러나

셀트리온 사옥. 사진. 셀트리온.
셀트리온 사옥. 사진. 셀트리온.

[미디어SR 권혁주 기자] 셀트리온복지재단은 2006년 모법인 셀트리온으로부터 15억원을 출연받아 설립됐다.

이 재단의 이사장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부인인 박경옥 씨다. 셀트리온복지재단은 연결 공시뿐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 매 분기, 월별 활동 명세를 공개하고 있어 투명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셀트리온복지재단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설립 취지를 밝히고 있다. 이 재단은 주로 4가지 사회공헌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

우선 저소득 가정에게 제공되는 부식 및 생계지원에 많은 공을 쏟고 있다. 이어 인천 및 충북 지역의 학생들을 돕는 학자금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비 지원도 주요 사업의 하나다. 여기에 매 계절과 명절마다 문화 및 생활용품을 나눠주는 절기나눔지원 사업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부식 및 생계지원 사업의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신청을 받는다는 점이 타 재단의 생계지원 사업과는 완연히 다른 차별화 포인트다. 재단 측은 먼저 지역사회 소속 사회공헌 담당자가 수혜 대상자를 직접 가정이나 병원을 방문해 상담한 뒤 신청서를 작성토록 하고 있다.

학자금 지원은 학교장 추천이 필요하지만, 재단은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재단에 직접 문의할 수 있는 창구를 홈페이지에 개설해 놓고 있다. 다만, 의료비 지원의 경우 더욱 엄격하게 지원 적절성을 검토한다. 보험 가입 여부나 자가 소유 여부, 금융 소득, 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는 의미다. 

셀트리온복지재단의 부식 및 생계지원 사업 신청절차. 자료. 셀트리온복지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셀트리온복지재단의 부식 및 생계지원 사업 신청절차. 자료. 셀트리온복지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음에도 셀트리온복지재단의 사업들은 공익성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 모기업에 비해 재단의 규모가 지나치게 영세하기 때문이다.

현재 셀트리온 3형제라 불리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산 시가총액은 60조원에 이르고, 2019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만 4755억원에 이른다.

반면 재단의 2019년 공익목적사업비는 13억9028만원에 불과해 그룹 영업 이익의 0.3%에도 채 못미치고 있다. 

미디어SR이 2018년 주요 기업 54개사가 보유한 총 165개의 공익법인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 공익법인의 평균 공익목적 사업비 지출은 200억원이며, 중앙값은 20억원이었다.

반면 셀트리온 그룹의 유일한 공익법인인 셀트리온복지재단의 평균 5년 공익사업 수행 비용은 7억8720만원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규모의 네이버나 삼성 SDI 등이 자사 공익법인에 수십억 규모의 기부금을 지출하는 것에 비해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2020년 8월 셀트리온의 의료비 지원 현황. 수혜자 3명이며 지원금액은 244만5190원이다. 자료. 셀트리온 홈페이지 갈무리.
2020년 8월 셀트리온의 의료비 지원 현황. 수혜자 3명이며 지원금액은 244만5190원이다. 자료. 셀트리온 홈페이지 갈무리.

그 결과 2020년 현재까지 재단의 주요사업인 ‘소외계층 의료비 지원 사업’의 수혜자는 모두 합쳐 20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신 자료인 2020년 8월의 의료비 지원 사업의 수혜자는 3명, 지원금액은 244만5190원에 그쳤다. 

이어 2020년 8월 ‘부식 및 생계지원 사업’의 수혜자는 8명, 지원 금액은 약 3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SR이 셀트리온복지재단과 셀트리온 측에 재단 운영과 사업 상세 내용에 대해 문의한 결과 “셀트리온 기업 내 사회공헌활동이나, 복지재단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인력이 없어 즉각적인 답변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셀트리온은 자사의 기업개요에 소개한 대로 대한민국의 대표 글로벌 종합 생명공학기업이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면 결국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CSR부문에서는 낙제점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생계 유지가 곤란한 저소득 위기가정으로 하는 '부식 및 생계지원' 사업. 8월에는 8가구가 선정돼 약 300만원을 지원받았다. 자료. 셀트리온복지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생계 유지가 곤란한 저소득 위기가정으로 하는 '부식 및 생계지원' 사업. 8월에는 8가구가 선정돼 약 300만원을 지원받았다. 자료. 셀트리온복지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모기업인 셀트리온 역시 지역사회 공헌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소재지이며, 충북엔 셀트리온 제약의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또한 셀트리온은 2002년 설립 당시 인천시 조례를 통해 송도국제도시에 조성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주한 바 있다.

이에 학자금 지원 사업, 저소득층 생계지원, 의료비 지원 사업과 같은 셀트리온복지재단의 주요 사업은 인천과 충북지역 위치한 충북 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복지재단이 나름 이같은 활동을 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셀트리온은 여전히 지역사회 공헌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천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자료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다른 인천 소재 기업인 인천공항공사, 한국지엠과 달리 지난 3년간 기부금이 전무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미디어 SR에 “올해도 셀트리온의 기부금 출연은 없었다"면서 "다만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9억 5000만원 상당의 마스크 현물 기부만 있었다"고 귀띔전했다.

이 괸계자는 “셀트리온은 기업 규모에 비해 사회공익 활동이 미미한 수준"이라며 "셀트리온 측은 '셀트리온복지재단'을 통해 지역사회 공헌을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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