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새롭게 출범한 윤세영 저널리즘 스쿨. 사진. 윤세영 저널리즘 스쿨 홈페이지
지난 3월 새롭게 출범한 윤세영 저널리즘 스쿨. 사진. 윤세영 저널리즘 스쿨 홈페이지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태영그룹 소속 재단은 인재 육성 사업에 주력하는 서암윤세영재단과 문화‧예술 지원 사업에 집중하는 SBS문화재단 두 곳이 있다.

재단의 자산 규모에 비해 목적사업비 지출이 다소 미흡하지만 각 재단의 설립 목적에 맞게 공익사업의 운영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태영그룹은 태영건설을 주축으로 SBS미디어홀딩스를 통해 미디어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윤세영 명예회장은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윤석민 회장이 그 뒤를 이으면서 2세 경영시대를 개막했다. 다만, 윤세영 명예회장은 아직 2개 재단의 이사장직을 그대로 맡고 있다.

서암윤세영재단(이하 윤세영재단)은 1989년 윤세영 명예회장이 현금 3억원과 태영건설 주식 7.75%를 출연해 설립됐다.

이후 태영건설이 150억원을 추가로 출연했다. 재단은 우수한 인재가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좌절하지 않고 밝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고자 대학생과 고등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

윤세영재단은 지난해와 비교해 재단 홈페이지의 변화가 돋보였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재단 설립 이후 892명의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고 공개하고 있으며, 공시자료에서도 2019년 장학금 수혜 인원을 7개 대학교 80명, 51개 고등학교 69명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장학금을 신청하고 싶은 학생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장학금 지원 기준과 선발 절차 및 신청 시기도 확인할 수 있다.

윤세영 재단은 홈페이지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올해 장학금 선발 일정은 다음달 14일부터 21일까지다.

이와 관련 공시자료의 투명성도 높였다. 감사보고서를 통해 윤세영재단은 목적사업별 지출 세부 내역을 밝히고 있다.

윤세영재단은 지난 3월에는 인재들이 전문성을 갖춘 바른 언론인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윤세영 저널리즘 스쿨(YJS)’을 공식 출범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SBS문화재단이 이화여자대학교와 공동운영해온 ‘프런티어저널리즘스쿨(FJS)’를 전신으로 한다.

윤세영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예비언론인 육성의 필요성에 따라 올해부터 윤세영재단이 (FJS)사업을 넘겨받아 기존 프로그램에서 실효성과 전문성을 한 차원 더 높인다는 취지로 출범했다”고 밝혔다.

윤세영재단은 윤세영 저널리즘 스쿨에 올해부터 10년간 50억원을 투입한다.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이화여대로부터 건물을 제공받기로 했으며, 공간 리모델링은 SBS문화재단에서 약 1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세영재단은 지난해 기준 총자산 대비 순수공익목적사업비 지출 비중이 1%가 되지 않는다. 물론 법적 의무 지출은 전체 공익목적사업비 지출을 기준으로 해, 법적 기준은 간신히 넘었다.

하지만 이같은 법이 도입된 취지는 재단이 공익사업을 보다 활발히 이어나가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다. 즉 법적 의무 지출이 총자산의 1%일 뿐, 재단의 취지에 맞춰 활발한 사업 지출 및 운영을 이어가는 타 기업 재단도 여럿 존재한다.

SBS문화재단은 방송을 통해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SBS가 현금 3억원을 출연해 1993년 설립됐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재단은 매년 SBS로부터 운용 수익의 15%를 출연받아, 미래 의제를 연구하는 학술연구를 비롯해 문화예술 창작자와 미디어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은 지난해 한국국제교류재단(KF)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국가 미래의제 연구를 돕고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과 올해의 작가상을 공동 개최한다. 또한 드라마와 웹드라마 극본 공모전을 통해 신진 창작자 및 작품 발굴을 지원한다.

재무현황

태영 그룹에 소속된 2개 재단의 총 자산은 1945억원이다. 서암윤세영재단이 그룹의 지주사격인 태영건설 주식을 7.55% 보유하고 있어 총수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재단이 동원될 수 있다는 의심이 가능하지만 재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또한 이듬해부터는 재단의 의결권 행사가 금지되면서 이같은 위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세영재단은 공익목적사업비 지출이 미흡하다. 총 자산 대비 지출한 공익목적사업비는 약 9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1.12%로 나타났으나 재단이 실제 장학금 등에 투입한 금액은 7억7000만원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재단의 금융 자산의 이자 소득과 배당금 등의 수익만 22억원이다. 통상 재단이 공익목적 사업비를 늘릴 수 없는 것은 주식 등의 자산이 재단의 기본재산으로 규정돼 운용이 어렵기 떄문이라는 것이 재단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매해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수익보다 목적사업비를 지나치게 적게 지출하는 것은 재단의 소극적 운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고정 수익의 수준으로 공익목적사업비를 지출하는 것이 재단의 존속과 운영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재단관계자는 지난해 목적사업비 지출과 관련, “1% 의무 지출을 준수하고 있으나, 제도 도입의 취지를 고려해 향후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SBS문화재단은 31억원 가량을 순수 공익목적사업비로 지출했으며, 이는 총 자산의 4.24%에 해당된다.

같은 그룹에 속한 재단이지만 사업비 지출 규모와 운영에 있어서는 재단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물론 SBS문화재단도 재단 수익에 비해서는 목적사업비가 적지만, 기업 소속 공익법인의 지출 비중이 대체로 1~2%에 머무는 수준임을 고려하면 활발한 공익사업을 펼친다고 볼 수 있다. 

두 재단을 합한 총 자산 대비 순수목적사업비 지출 비중은 2.0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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