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주기장을 채우고 있는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 대한항공 제공
김포공항 주기장을 채우고 있는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 대한항공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대한항공의 기내식사업 매각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 말까지 채권단이 요구한 2조원 대의 자본을 무난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거론되던 MRO(유지·정비·보수) 사업 매각 등은 추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대한항공이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와 기내식기판 사업본부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금액은 1조원가량으로 추산되며 최근 한앤컴퍼니 측이 기내식 생산시설 실사 등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까지 대한항공 일반노조 측은 여전히 기내식사업부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지난 4월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하면서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 달 자본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유휴자산 매각과 사업재편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대한항공이 추진한 유상증자는 1조127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고, 추가로 기내식 및 면세사업 매각이 완료되면 채권단이 요구한 자금확보 금액에 근접한 자본을 확보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아울러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그랜드센터를 매각하는 대신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투자자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파이낸싱은 ‘대환’과 비슷한 개념으로, 추가 차입을 통해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식이다. 규모는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장 안팎에서는 3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도 현재 진행 중이며, 자구안을 무난하게 추진하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굳이 MRO(유지·정비·보수) 등의 사업 부문까지 손댈 필요는 없어 보인다.

때문에 일각에서 거론되던 MRO사업부 매각 등 추가 사업재편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항공기 및 여객 안전과 직결된 사업부라 매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추진 중인 기내식사업부의 매각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내년 말까지의 채권단이 요구한 자구안을 무난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항공기 정비 수요는 2조원을 훌쩍 넘어서는데도 현재까지는 해외에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항공기 중정비가 가능한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정도다. 연간 정비수요 중 민간은 50% 이상을 해외업체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시설부족으로 정비수요 반 정도를 해외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대한항공의 MRO 사업은 일정 수요를 유지 중이다. 실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매출만 7400억원으로 대한항공 연간 매출의 약 6%에 해당한다. 충분히 수익이 나는 사업인데다 운항 정상화 단계에 이르렀을 때 외주업체에 정비를 맡겨야 하는 리스크도 짊어질 필요가 없다.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사진. 다음 지도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사진. 다음 지도

문제는 송현동 부지 매각건이다. 서울시의 일방적인 문화공원 조성계획 발표로 민간 매수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당초 해당 부지는 상업 개발이 어려운 곳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에 따르면 송현동 부지의 투자설명서를 받아간 15개 민간매수자는 서울시 발표 이후 최종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문화공원 조성이 진행될 경우 수용재결, 이의재결, 소송 등 절차로 보상금 지급이 지연될 우려가 크다. 이런 가운데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서울시의 문화공원 지정 절차 및 위법성을 검토에 착수해 결과가 주목된다.

다만 대한항공이 앞서 유상증자로 확보한 금액과 1조원으로 추산되는 기내식사업 매각 대금을 확보하면 채권단이 요구한 2조원 대의 자금 확충은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기내식사업 매각 대금이 예상보다 적을 경우에도 왕산레저개발 등의 유휴자산 매각도 추진되고 있어 향후 자구안 실행 계획은 안정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서이 크다.

대한항공은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신청도 일단 보류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 기한이 연말까지인 만큼 자구안 진행 상황과 하반기 실적 등을 고려해 내년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산정한 뒤 연말에 지원금 신청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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