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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코로나19라는 암초로 침몰 위기에 처한 LCC(Low Cost Carrier‧저비용항공사)업계는 국내 여객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며 생존강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회사별로 코로나19 이후의 전략까지 고심하고 있으나, 당장 코로나19의 확산세 속에서는 이른바 ‘버티는 것’ 조차 버거운 실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FSC(Full Service Carrier‧대형 항공사를 의미)에 해당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항공기 운항이 급감했으나 그에 대한 반사 이익으로 화물 운송비가 크게 떨어졌다. 덕분에 쪼그라든 여객 수송 실적을 화물 운송으로 만회하는 기회를 반사효과로 누리기도 했다. 

LCC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는 달리 화물영업으로 ‘반짝’ 흑자 실적을 노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선 운항을 최대한 늘리고 다양한 프로모션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위한 제휴에도 적극 나서면서 위기 극복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LCC에 더 잔인한 ‘C-쇼크’

2분기 LCC업계는 전체적으로 영업손실이 증가함에 따라 올 상반기 실적은 더욱 악화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보면 평균적으로 매출이 80% 이상 줄었고, 적자폭도 2~3배 확대됐다. 대체로 일부라도 운항하던 국제선 노선이 전면 중단되는 등 코로나19의 충격이 3월 말 들어 본격화 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로 범위를 넓혀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상장 LCC 4개사의 상반기 영업손실액(별도 기준)은 총 3680억원에 달한다.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제주항공의 상반기 영업손실만 14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301억원 수준이었던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났다.

진에어는 상반기 영업손실이 59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266억원 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티웨이항공 역시 영업손실만 704억원, 에어부산도 영업손실 899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 허덕이는 형국이다. 

적자 폭이 늘더라도 회사 곳간이 넉넉하면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다. 하지만 LCC들의 현금성 자산도 6개월 간 평균 2배에서 3배 정도 현금 보유액이 줄어들어 바닥을 드러낸 상태다.

회사별로 보면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2200억원에서 올 상반기 105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진에어도 30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절반 이상 현금 보유액이 쪼드라들었다.

티웨이항공은 1840억원에서 1030억원으로, 에어부산도 462억원에서 152억원으로 현금성 자산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냐'...코로나19 이후를 노리는 LCC업계

하지만 LCC들은 이 위기를 버티고 나면 경쟁구도가 재편되고 새로운 기회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도 내놓고 있다. 때문에 아직까지도 여객 수요는 사실상 국내에 한정돼 있지만, LCC들은 앞다퉈 신규 프로모션 및 마케팅, 제휴 사업 등을 계획대로 추진해 나가면서 본 궤도 복귀를 꿈꾸고 있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코로나19로 여객 수송이 급감했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면서 “기존에 계획했던 사업 등을 그대로 추진해 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미디어SR에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확대해나가는 중이지만, (여객 급감 외에는) 아직까지 기존의 사업 계획에서 크게 벗어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LCC업계 선두주자인 제주항공은 전라남도와 손잡고 무안국제공항 및 전남지역의 관광을 활성화하고, 환경친화적인 여행 수요를 늘리고자 ‘남도 친환경 여행 체험 공모전’을 개최한다. 아름다운 서남해안 바다와 섬 여행을 직접 즐기고, 자연환경을 보존하며 여행하는 자신만의 ‘친환경 여행법’을 소개하는 것이 과제다.

공모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계정에 필수 해시태그 (#제주항공 #전라남도 #친환경여행공모전)와 함께 응모 영상(1점) 또는 사진(2점)을 업로드하면 된다.

다만, 반드시 제주항공 홈페이지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 등에 첨부된 양식에 맞게 신청서를 작성해 이메일(branding@jejuair.net)로 접수해야 참여 절차가 마무리된다.

제주항공은 공모전 참여 기간이 오는 9월7일까지이며, 14~18일 닷새동안 온라인 투표를 거쳐 다음달 23일 최종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주항공 남도 친환경 여행 체험 공모전. 사진. 제주항공
제주항공 남도 친환경 여행 체험 공모전. 사진. 제주항공

△대상(영상 1팀) 상금 100만원, 무안~제주 왕복항공권 (팀일 경우 인당 1매) △최우수상(영상, 사진 각 1팀)에게는 상금 80만원, 무안~제주 왕복항공권(각 팀원 1매)이 주어지며 우수상, 장려상에 이어 입상작 220팀 전원에게도 무안-제주 왕복항공권(각 팀원 1매)이 증정된다.

한편 진에어는 KT, 한진정보통신과 협력해 실감콘텐츠의 일종인 ‘VR 서비스’를 개발해 도입하기로 했다. 진에어는 특히 “KT가 보유한 실감미디어 기술과 VR 콘텐츠를 바탕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기내 VR 서비스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진에어가 VR콘텐츠를 도입할 경우 이를 통해 추가 수익을 확보하고 소비자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 진에어는 각종 영화, 스포츠 등 다양한 VR 콘텐츠를 제공하는 대신 VR헤드셋을 기내에서 유료로 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진에어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 내에 아이템 개발 및 국토부 인가 등의 단계를 거쳐 기내 VR 서비스를 정식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진에어 본사에서 최정호 진에어 대표(가운데),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 부사장(왼쪽), 전병을 한진정보통신 상무(오른쪽)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내 VR 서비스 도입 업무협약식이 진행됐다. 사진. 진에어 제공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진에어 본사에서 최정호 진에어 대표(가운데),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 부사장(왼쪽), 전병을 한진정보통신 상무(오른쪽)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내 VR 서비스 도입 업무협약식이 진행됐다. 사진. 진에어 제공

티웨이항공은 자기 식구를 건강하게 챙기는 데 힘을 쏟는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지난 16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직접 임직원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독려하는 게시글을 올리고 코로나19 이후의 10년, 20년 후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임직원들의 사기와 의지를 모아 위기 상황을 ‘잘 버텨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 대표의 말은 공허하게 끝나지 않고 ‘정직원 전환’으로 이어진 바 있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 입사한 인턴 객실승무원들과 정비사 100여명을 모두 정직원으로 전환시키는 등 어려운 시기에도 항상 직원들과 함께한다는 회사의 경영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정 대표는 하반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국제선 재운항 및 신규노선 취항과 화물운송 사업확대 등 수익성 증대를 통한 빠른 영업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김포공항 화물청사 내 훈련센터 건물을 최근에 완공한 데 이어 운항, 객실, 운항통제 등 안전운항을 위한 시설물을 9월말까지 모두 건립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호주, 크로아티아, 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위한 항공기 도입 등 신규노선 운영 준비와 그에 따라 추진 중인 자금 확보 방안도 설명하는 등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피력했다.

LCC들 보릿고개...출혈 경쟁 우려는 여전

다만 LCC들이 보릿고개를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대부분의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국내선 여객 수요를 공략하는 티켓 할인에 나섰으나 출혈 경쟁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에어서울은 최근 부산에 처음으로 취항했다. 그간 같은 계열사인 에어부산의 취항 노선을 고려해 에어서울은 부산은 취항하지 않았지만 영업활성화를 위해 부산에도 취항하겠다고 밝혔다.

진에어도 지난 3월 말 국토부 제재가 해제된 이후로 공격적으로 운항 노선을 넓히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달 말 ▲김포~포항 ▲포항~제주 ▲김포~대구 ▲김포~울산 ▲울산~제주 5개 신규 노선 동시 취항한다고 밝혔다.

또한 진에어는 국내선 신규 취항을 기념해 전 노선의 최저 운임을 편도 총액 기준 1만9000원에 판매하기도 했고, 테웨이항공은 이달 말일까지 전 노선 예약 후 10만원 이상 결제시 1만원, 5만원 이상 결제 시 5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쿠폰도 제공한다.

제주항공도 항공권 할인과 더불어 카카오페이로 항공권 구매시 금액 별 최대 3만원까지 즉시 할인이 가능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JJ멤버스위크 기간 동안에는 항공권 구매 승객 중 추첨을 통해 총 2명에게 국내선 무료항공권을 제공하는 등 프로모션과 할인 혜택을 내세웠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같은 할인과 프로모션 혜택에도 불구하고)예상보다 판매가 저조한 부분도 있고, 타항공사도 대거 프로모션을 추진하다보니 국내선 운항을 지속하더라도 (현재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한 바 있다.

신생LCC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희비 좌우한 AOC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선 출혈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생 3개 LCC인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의 힘겨운 '도움닫기'도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인수 등 굵직한 항공업계 이슈에 묻혀 자칫 존재감 조차 사라져버릴 위기지만 3개 항공사도 비상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14일 한국 항공 역사상 최초로 강원과 경북을 잇는 양양~대구 노선에 신규 취항하면서 독자적인 여객 수요 확보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플라이강원은 지역경제를 살리면서 틈새 여객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지난달 서피비치와 제휴를 맺고 항공권과 '서핑 강습'을 결합한 여행 상품 '에어서핑'을 내놨다.

에어서핑 상품은 플라이강원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최저 7만원에 판매된다. 에어서핑 상품을 통해 서퍼들은 고속도로의 차량정체를 피해 약 40분 만에 양양에 도착, 청정 여행지로 유명한 동해안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이같은 노력 끝에 플라이강원의 누적탑승객은 최근 1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1월 양양~제주 노선에 취항한지 약 8개월 만이다.

하지만 ‘신생 LCC 3개사’로 묶였던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는 울상이다. 에어로케이는 유니폼으로, 에어프레미아는 항공사 코드로 이목을 끌었지만 여전히 날아오르지조차 못했다. 국토교통부가 두 회사의 AOC(운항증명, Air Operator Certificate) 발급 절차를 기약없이 지연했기 때문이다.

에어로케이는 성별 고정관념을 타파한 공식 유니폼을 선보이면서 취항에 앞서 기업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항공업계 복장과 비교해 성별 고정관념이 희미한 혁신적인 디자인을 특징으로 한 유니폼은 패션업계에서도 주목한 바 있으며 에어로케이 측은“에어로케이는 스타트업 항공사로서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젊고 역동적이며 평등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을 기업 철학으로 삼고 있고, (유니폼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개성을 살린 2자리·3자리 코드를 받아 주목을 받았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4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항공권 예약·발권에 필요한 '2자리 코드'로 'YP'를 배정받았다.

이는 ‘예스 프레미아(Yes Premia)’, ‘유어 프레미안(Your Premian)’, ‘영 프레미안(Young Premian)’ 등의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 것으로 전 직원의 참여를 통해 선정됐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배정하는 '3자리 코드'는 APZ로 정해졌다. 이 코드는 항공기 운항을 위해 해당국의 인가를 받는 비행계획서 등에 사용하는 코드로, ‘A에서 Z까지 프리미엄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에서 APZ로 정했다.

에어프레미아는 동남아 등 중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일반 항공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넓은 공간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다만 AOC 발급 절차가 늦어진데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인해 다시 기약없는 버텨내기 국면을 극복해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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