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 이랜드재단은 경주 코로나19 생활지원센터에 도시락을 지원하고 켄싱턴호텔&리조트 쉐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이랜드재단
3월 12일 이랜드재단은 경주 코로나19 생활지원센터에 도시락을 지원하고 켄싱턴호텔&리조트 쉐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이랜드재단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이랜드그룹은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번 돈의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경영 이념에 따라 매년 그룹 순수익의 10%를 사회공헌에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해 상반기 유례없는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도 공익재단을 통한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랜드그룹은 박성수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이랜드문화재단과 그룹 CSR의 중심인 이랜드재단, 이랜드복지재단 그리고 선교사를 위한 후원 재단인 아시안미션 총 4곳의 공익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 실적이 저조한 이랜드문화재단을 제외하고 이랜드재단, 이랜드복지재단, 아시안미션 세 곳의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 지출 비중은 29.73%로, 일반 기업 소속 공익재단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1991년 박성수 회장이 현금을 출연해 설립한 이랜드재단은 지난 30여년 동안 인큐베이팅 사업을 통해 정부나 민간 단체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위기가정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 왔다. 복지 사각지대 가정에 치료비, 주거비, 생계비, 교육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 전문위원을 위촉해 지원 대상 심사를 진행한다.

또한 비영리복지기관(NPO)의 상생파트너로서 재정 지원, 자문 등을 통해 기관의 자립을 돕는다. 아울러 재단 자체적으로 기부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캠페인 후원자의 기부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매칭해 재단이 지원함으로써 기부 생태계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다.

1996년 박성수 회장이 설립한 이랜드복지재단은 1999년 기업 재단 최초로 노인복지관을 설립하고 현재까지 전국 9개 지역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두 곳의 요양원을 설립해 전문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랜드복지관은 저소득 노인지원, 문화교육, 전문 상담 서비스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취업 알선과 자원봉사 기회를 만들어 노년의 사회 참여를 돕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은 해외지원 사업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중국이랜드 순수익의 10%를 중국빈곤 청소년 교육지원사업 등 중국 내 사회공헌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중국 외에도 스리랑카,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지역에서 환경개선, 장학, 빈곤가정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랜드그룹 임직원들의 해외 아동 1:1 결연후원도 지원한다.  

이랜드재단과 이랜드복지재단의 이사장은 박성경 전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맡고 있다. 다만 두 재단은 지난해 이사장과 대표이사직을 분리해 정재철 아시안미션 이사장을 재단 실무를 총괄하는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성경 이사장은 법인의 큰 방향성과 주요 의사를 결정하고, 정재철 대표는 대외 활동 등 대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시안미션, 투명성 개선 노력 눈에 띄어

아시안미션 2018년 결산자료(좌), 2019년 결산자료(우) 비교. 사진. 국세청
아시안미션 2018년 결산자료(좌), 2019년 결산자료(우) 비교. 사진. 국세청

한편 아시안미션은 1984년 국내외 선교사업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사단법인이다. 출범 시 이랜드그룹이 현금 1억원을 출연했으며, 이랜드그룹 사목을 지냈던 정재철 이사장이 10여년 간 재단을 이끌고 있다.

매달 800여 명의 협력 선교사를 지원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재정 후원뿐 아니라 선교사를 위한 회복 캠프, 건강검진, 선교관 제공 등 폭넓게 지원하고 있다.

1987년부터 현재까지 총 76개국에서 선교활동을 펼치는 990유닛의 선교사를 지원함에 따라 전체 사업 비용의 80%를 선교사 후원으로 지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60여개 선교 단체의 운영을 돕기 위한 재정 지원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아시안미션은 이랜드그룹 계열사로부터 받은 기부금(72억원·총수익의 98%)으로 운영되는 기업 재단이므로, 특정 종교를 후원하는 사업의 공익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지난해에는 기부금 사용 내역을 보다 상세하게 공시하려는 노력을 통해 투명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이랜드의 한 관계자는 "종교재단은 기부금 내역을 공개할 의무가 없으나 아시안미션은 투명성 제고를 위해 선제적으로 기부금을 공개한다는 방침아래 내부적으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앞서 미디어SR은 지난해 '2019 기업 공익법인 기획'을 통해 아시안미션이 개인 및 법인으로부터 38억원의 기부금을 받고도 기부금 사용 내역을 한 건도 기재하지 않은 깜깜이 운영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재단은 올해 공시한 2019년 국세청 결산서류 내 기부금품 지출 명세서에는 지난해 지출한 비용 46억원을 모두 지급처별로 상세히 공시했다. 100만원 이상 지출 건별이 아닌 기관별, 국가별 지급 내용으로 구분한 점은 아쉽지만 2018년 공시와 비교해서는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종교 활동 후원이라는 특수한 목적의 사업을 진행하므로 더욱 투명한 회계 처리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아시안미션은 물론 이랜드재단과 이랜드복지재단도 투명성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 재단은 '투명경영'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이랜드 CSR' 홈페이지를 통해 기부금 활용실적, 세입세출 결산 등을 보고하고 있으며 매달 이사회 회의록도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게시물로 게재한다. 특히 매년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국세청 기부금품 지출 명세 외에도 매달 자체적으로 일반 후원자들의 기부금 세부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오는 9월 말 이랜드그룹 창립 40주년을 맞아 2019년 사회공헌 내용과 함께 40년간의 사회공헌 스토리를 담은 보고서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집중호우 등 위기가정 지원 강화

이랜드복지재단은 지난 2월 대구 지역에 손소독제 1만개를 기부했다.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이랜드복지재단은 지난 2월 대구 지역에 손소독제 1만개를 기부했다. 사진. 이랜드복지재단

이랜드그룹 공익재단은 올해 코로나19, 집중호우 등 예상치 못한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위기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유관기관과 협업해 긴급지원 형태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이랜드재단은 2020년 키워드를 '협업'과 '위기가정 긴급지원'으로 정하고 기존에 사회 소외계층과 위기가정 지원을 진행하던 것에 더해 올해는 코로나19 긴급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이랜드재단은 지난 3월 경주 지역 코로나19 생활지원센터에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켄싱턴 호텔과 리조트 쉐프들이 직접 만든 도시락 약 2만4000인분을 기부했다.

이를 위해 이랜드재단은 '응원 도시락 캠페인'을 진행해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후원금과 재단의 추가 후원금을 매칭해 두 배의 기금을 마련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이랜드 대표 SPA브랜드 스파오와 함께 '40도의 가치' 캠페인을 벌여 무더운 날씨에 40도가 넘는 방호복을 입고 진료에 임하는 의료진들을 지원했다.

이랜드재단과 스파오는 SNS에 의료진을 응원하는 해시태그를 담은 게시물 수만큼 매칭해 '쿨테크'를 기부했으며, 캠페인 기간에 판매된 쿨테크 판매금액의 2%를 추가로 기부했다. 캠페인 결과 1만장의 쿨테크가 월드비전을 통해 대구지역 의료진 1만명에게 전달됐다.

이랜드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이로 인한 경제불황 장기화로 저소득층 위기가정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기존 위기가정지원 사업의 지원 기준과 지원내용을 현실에 맞게 재정비할 것"이라면서 "위기가정을 지원하고 있는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을 확대하고자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랜드복지재단은 올해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외계층 지원에 집중하기로 했다. 복지재단은 지난 2월 대구지역에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역 물품과 생필품 지원에 사용되는 긴급 지원기금 10억원을 전달했으며, 대구 사회복지단체에 손소독제 1만개를 기부했다.

또한 최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하동군을 대상으로 피해상가 복구기금 5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수해 피해 복구에 동참하고 있다. 이외에도 재단은 지역 복지센터와 협업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결식 위기에 처한 지역 노인들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총 563명의 노인을 지원했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 대한 추가 지원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아시안미션 역시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역자 대상의 '쉼과 회복 캠프'가 취소되는 등 공익사업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이를 대체해 재단은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노동자 교회' 임대료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등, 재난 상황에서 필요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재무 현황 

이랜드그룹 공익재단은 총자산 422억원의 77%(324억원)를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6%(24억원)는 그룹 계열사인 이랜드월드, 이랜드리테일 주식이나 배당은 받고 있지 않다.

나머지 자산은 토지 4%(18억원), 건물 4%(16억원), 기타 9%(39억원)로 구성돼 있다. 재단별로 보면 이랜드재단 자산이 176억원, 이랜드복지재단 102억원, 아시안미션 143억원이다. 

지난해 이랜드그룹 재단은 이랜드월드, 이랜드리테일 등 그룹 계열사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포함해 총 262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이중 125억원을 공익사업에 지출했다. 일반관리비, 모금비 등의 간접비를 제외한 순수 공익사업비 지출 비중은 총자산 대비 29.7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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