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사진.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사진. 쌍용자동차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마힌드라가 추가 투자 중단을 공표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쌍용자동차의 운명은 사실상 이달 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8월 내로 쌍용자동차에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새 투자자를 찾으면 지분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쌍용자동차의 운명은 총 차입금의 40% 이상을 쥐고 있는 외국계 금융기관의 손으로 넘어갔다. 새투자자가 없을 경우 이들 금융기관이 차입금을 회수하겠다고 나서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쌍용차의 대출액을 모두 상환받고 채권단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민은행이 대출 담보로 잡았던 쌍용차의 서울 구로 서비스센터가 매각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다.

쌍용차가 국민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87억5000만원이었다. 다른 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에 비하면 국민은행에 상환해야 할 대출금은 크지 않은 편이다. 150억원(1분기 말 기준)의 채권을 보유한 우리은행은 대출 만기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으며, KDB산업은행도 7월 상환이 예정됐던 900억원의 만기를 연말까지 연장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를 고려해 기업 대출 회수를 자제해달라는 정부의 당부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채권단은 쌍용차에 이달 말을 마감 기한으로 두고 새 투자자를 찾아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서(인수의향서)를 받아오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를 신청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사의 기로에 선 쌍용차는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새 투자자를 찾고 있지만 아직 단 한 업체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나마 중국 완성차 및 전기차 업체인 지리차와 비야디(BYD)가 관심을 보였지만 본격적인 투자에 나서지는 않은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미국 자동차 유통 관련 업체인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실사를 진행했다고 전하면서 쌍용차가 극적으로 회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회사 내·외부 사정을 아는 이들 사이에서는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차 투자자로서 본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번 2분기에도 적자 행진을 이어간 쌍용자동차는 무려 1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쌍용차는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소비자와 외부에서는 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한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서도 “나와봤자 (매출 신장에)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보는 소비자가 대다수다.

앞서 자동차경영 전문가인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디어SR에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자가 나타나거나, 시장이 좋아지거나 그도 아니면 더 좋은 차를 개발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셋 다 어렵다”고 진단한 바 있다.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쌍용차가 사실상 전기차 등 미래차 분야에 대비가 안 되어 있어 경쟁력 있는 신차 개발이 어려울뿐 아니라 정부 지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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