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재단, 투명성 돋보여 ....'만 원' 단위 지출 내역까지 상세히 기재

교보생명보험 사옥. 사진. 구혜정 기자
교보생명보험 사옥.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교보생명 재단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도 공익사업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추진하며 농촌, 문화, 교육 복지의 사각지대가 소외되지 않도록 꾸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교보생명보험은 창립자인 고(故) 신용호 선생의 뜻에 따라 1991년 대산농촌재단, 1992년 대산문화재단, 1997년 교보교육재단을 잇달아 설립했다. 3개 재단 모두 설립 당시 교보생명이 출연한 재원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점이 특징이다.

대산농촌재단은 국내 최초로 농업과 농촌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공익재단이다. 고 신용호 창립자의 호인 '대산(大山)'을 재단 이름에 사용했으며, 설립 당시 교보생명이 102억원을 출연했다. 현재 진영채 전 교보리얼코 대표이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재단은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높여 풍요로운 삶을 만든다는 목표로 대산농촌문화상, 가족사랑 농촌체험, 지역사회복지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1991년 재단 설립과 함께 제정된 '대산농촌상'은 농업과 농촌 발전에 기여한 인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수여되는 농업계 최고 권위의 상이다. 농촌발전·농업경영·농업공직 세 부문에서 공적을 지닌 인사 또는 단체를 선정해 상패와 상금을 수여한다. 

또한 재단은 도농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족사랑 농촌 체험'도 운영한다. 유치원생 또는 초등학생 자녀를 동반한 가족 대상으로 농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며 숙박비와 식비, 체험비 등 전체 비용의 60%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재단은 농업인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 운영비를 지원하며, 농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대학생을 선발해 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농촌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올해 사업은 큰 틀에서 변화는 없으나 코로나19로 농촌 체험 등 소비자 참여 행사나 해외 연수 등이 취소됐다"면서 "중단된 사업의 대체 사업을 검토 중이며, 소비자와 접촉해 진행하는 사업이 많다 보니 내년에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산문화재단은 민족문화 창달과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교보생명이 26억원을 출연해 설립됐다. '우리 문화계에서 가장 신망받는 기업출연재단'이라는 비전하에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가 직접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재단은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문학상인 '대산문학상'을 시상해 문학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대산문학상은 최근 1년여 동안 발표된 문학작품 가운데 한국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선정해 부문별 5000만원씩 총 2억원을 지원한다. 대학생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대산대학문학상도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한국문학의 세계화에도 힘쓰고 있다. 세계적인 문학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있는 한국문학작품의 번역과 연구, 출판 과정을 지원해 한국문학의 지장을 넓히고 있다.

아울러 재단은 청소년 육성 및 장학사업까지 영역을 넓혀 청소년 대상으로 '대산청소년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또 서울시립청소년문화교류센터 '미지(MIZY)' 센터를 위탁 운영하면서 청소년에게 문화 이해 및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한편 재단은 올해 대면 사업인 '대학생 아시아 대장정 탐방활동'이 중단되고, 상반기 '책사랑 운동' 행사가 대부분 보류되는 어려움을 맞았다. 다만 최근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재개하고 있다.

지난 5일과 12일 재단은 350석 규모 강연장에 최소 인원 30명만을 초청해 '교보인문학석강'을 열었으며, 동시에 유튜브 생중계로도 중계했다.

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속 생활방역 수칙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예년 수준의 공익사업을 펼치기 위해 재단 사업을 최대한 소화하는 한편 온라인화 추진, 디지털콘텐츠 강화의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보교육재단 관계자가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 체.인.지' 교육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 교보교육재단
교보교육재단 관계자가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 체.인.지' 교육을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 교보교육재단

교보교육재단은 '교육은 곧 국가발전의 원천이자 민족의 미래'라는 고 신용호 창립자의 뜻에 따라 교보생명이 25억원을 출연해 설립됐다. 현재 교보문고 감사를 역임한 선종학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교보생명 재단 중 교육과 장학에 초점을 맞춘 교보교육재단은 청소년 자립을 돕는 장학금 지원과 청소년 리더십프로그램, 교보교육대상 등을 운영한다. 

재단은 '교보생명 희망다솜 장학사업'을 운영하면서 보육시설에서 성장하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 리더십을 함양시키기 위한 프로그램 '체.인.지'를 통해 단기 캠프, 해외탐방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재단은 또한 '교보교육대상'을 제정해 참사람 육성·창의인재 육성·평생교육·미래교육콘텐츠 4개 부문에 중대한 기여를 한 교육자 또는 교육단체에 시상하고 있다. 

한편 교보교육재단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학생들과 대면해 진행하는 사업에 차질이 생김에 따라 대부분의 사업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해 운영한다.

특히 매년 진행하는 교보 교육 포럼은 올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 등을 주제로 온라인 화상회의로 대체됐다.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 '체.인.지' 역시 매주 주말 학생들을 직접 만나 진행했던 교육을 온라인으로 대체해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질의를 받고 학생 스스로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재단은 청소년이 장애인과 함께 2박 3일간 캠프를 진행하면서 인성을 함양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 '더불어 행복하기'를 비대면 봉사활동으로 전환해 운영중이다.

지난달 재단은 청소년들이 전국 지역별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시설을 발굴해 지도 앱에 추가하는 '우리동네 무장애 지도 탐사대'를 모집했다. 청소년 자원봉사자가 문턱이 낮아 휠체어의 접근이 편리한 각종 시설의 위치 정보를 조사해 지도에 업데이트하는 프로그램이다. 

재단 관계자는 "기존에 대면으로 진행했던 활동을 올해 대부분 언택트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면서 "실제로 진행해보니 시스템에 익숙지 않아 충분한 교육 효과를 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 상황이 지속할 경우를 대비한 의미 있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 '만 원' 단위 지출 내역까지 기재...투명성 남다른 교보생명 재단

교보생명 소속 세 재단의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 지출 비중은 대산문화재단(13.64%), 대산농촌재단(9.63%), 교보교육재단(9.09%) 순으로 평균 11.09%다. 총자산에 비해 공익사업에 큰 비용을 지출해 공익성을 비교적 높게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미디어SR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2019 기업공익법인 평가'에서 2위에 오른 만큼 투명성도 뛰어나다. 세 재단은 모두 한 해 동안의 사업 성과를 담은 연간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보고서에는 사업비 지출 내역이 공개돼 있을 뿐 아니라 사업의 상세한 정량·정성적 성과가 포함됐다.

한 기업 그룹에 속한 공익재단 모두가 연간보고서를 발간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교보생명 재단은 연간보고서에 설립 이후 현재까지 역대 사업별 총 지원 실적을 보고하며, 재단 재무 현황과 이사회 및 자문위원회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국세청 결산자료 기부금품 지출 명세서에도 상세한 공시가 돋보였다. 대산문화재단의 경우 결산자료에 행사비로 지출한 60000원과 편의점에서 지출한 물품 구매비까지 기입하는 꼼꼼함을 보였다. 교보교육재단의 경우에는 홍보비, 면접 심사비, 도서 구매비, 원고료 지급 등 구체적인 지출 항목을 나눠 기재하고 있으며, 간담회 진행비 등 운영관리비도 투명하게 공개한다.

교보교육재단 연간보고서 발췌.
교보교육재단 연간보고서 발췌.

 

# 재무 현황

교보생명 재단의 총자산은 605억원으로 대산문화재단 244억원, 대산농촌재단 177억원, 교보교육재단 183억원의 자산을 지니고 있다. 자산의 65%는 금융자산이며 세 재단 모두 맥쿼리인프라 주식을 보유해 31%(189억원)가 주식 자산이다. 교보생명 재단은 지난해 맥쿼리인프라로부터 총 1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

교보생명 재단은 지난해 교보생명, 교보문고 등 계열사 기부금을 포함해 총 106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중 67억원을 공익사업에 지출했다. 일반관리비 등 간접비를 제외한 재단의 총자산 대비 목적사업비 지출 비중은 11.0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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