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한혜리 기자.
이미지. 한혜리 기자.

[미디어SR 권혁주 기자]

김홍국

1957년 익산 출생. 재계 순위 27위 국내 최대 축산업체 하림을 키워낸 자수성가형 CEO.

일찍이 외할머니께 받은 병아리 10마리를 닭으로 키워내고 닭을 판 돈으로 다시 돼지를 산 일화는 유명하다.

자그마한 병아리를 통통한 돼지로 키워낸 괴력의 꼬마. 바로 김회장이 초등학교 4학년이던 11살 때의 일이다.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한 김 회장은 학창 시절부터 양계장을 설계해 1000마리 이상의 닭과 30마리의 돼지를 키워냈다.

김 회장은 18세 되던 해 자본금 4000만원으로 황등농장을 설립했다. 황등농장은 오늘날 수조 원의 매출을 자랑하는 한국 최초 축산 대기업 ‘하림’의 모태가 됐다.

김 회장의 경영전략은 1982년 축산 파동을 기점으로 크게 바뀐다. 김 회장은 그 당시를 회상하며 “닭, 돼지 값이 폭락했는데도 가격이 그대로인 소시지를 보며 '나도 소시지를 만들어 팔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농장-공장-시장을 잇는 '3장(場)' 즉 세마당 전략은 바로 김회장 특유의 통합경영의 스타트였다. 그의 통합경영은 ‘농축산물 생산-가공식품 제작-시장 판매’까지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사업 모델로 자리매김된다.

김 회장은 이같은 특유의 통합경영으로 성과를 내면서 축산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1986년 3월 하림식품을 설립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김 회장은 그 무렵 미국곡물학회에서 일했던 고(故) 박영인 박사의 통합 경영 이론에  커다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김 회장은 하림그룹을 곡물에서 식탁에 이르는 식품의 가치사슬(Food Chain) 전 과정에 관여하는 농식품 전문기업으로 키워내고자 했다.

1990년대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돈육기업 선진과 팜스코, 해운기업 팬오션 등과의 인수합병(M&A)은 독자적인 푸드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이뤄졌던 것이다.

지속적인 사업 확장 및 다각화는 하림그룹이 2003년 조류독감(AI) 사태를 극복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

김회장은 2014년 한 경매에서 나폴레옹1세의 이각모자인 바이콘을 거금 26억원에 사들여 화제와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단순히 모자 하나를 산 것이 아니라 나폴레옹의 '불가능은 없다'는 도전정신을 구입한 것이라고 갈파해 '김홍국' 이름 석자를 많은 이들의 뇌리에 깊이 새기는 계기가 됐다.

2016년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로 자산 총액 5조원을 넘긴 대기업이 됐다. 현재 하림의 지상과제는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 시장 제패다. 하림은 전북 익산시 소재 산업단지에 8800억원의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대규모 식품생산단지 ‘하림 푸드 콤플렉스 (Harim Food Complex)’를 조성하기 위한 구상이다.  김회장의 또다른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오수정

김홍국 회장의 부인이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맥시칸의 대표이사. 오수정 여사는 김회장의 6살 연하다. 대학교 때 김홍국 회장을 만나 1986년에 결혼했으며, 슬하에 1남 3녀를 두고 있다.

오수정 여사는 경영에도 적잖이 참여하는 등 활동반경이 넓기로 유명하다. 오 씨가 경영일선에 모습을 드러낸 계기는 지난 2006년 맥시칸홀딩스 이사직을 맡았을 때부터다.

이후 오 씨는 지난 2016년부터 하림 그룹 계열 사인 ㈜맥시칸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계열사에서 그룹 총수 부인이 CEO를 맡은 드문 사례라 할 수 있다. 

오수정 맥시칸 대표는 ‘재벌가 부인’ 중에서도 손꼽히는 주식 부자로 유명하다. 한국 CXO연구소(소장 오일선)의 자료에 따르면 오수정 멕시칸 대표이사는 국내 주요 재벌가 부인 90명 가운데 주식 부자 8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다. 

이강수

하림그룹의 부회장이자 하림식품의 대표이사. 하림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HMR(Home Meal Replacement · 가정간편식)' 사업을 총괄한다.

1948년생인 이강수 부회장은 강원 고성고등학교를 거쳐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1975년 제일제당 입사 때부터 45년째 식품업계에 몸담고 있는 산증인이다.

이강수 부회장은 2014년 하림그룹으로 영입됐다. 그룹에 합류한 이 부회장은 HMS 시스템을 하림그룹에 도입했다. HMS시스템은 ‘Harimgroup Management System’의 준말로, 시스템 경영과 현장 미세경영을 아우르는 그룹 목표 달성 체계다.

이 부회장은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HMS 관련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업무 체계를 일간성있게 정비해 낭비와 비효율을 줄이고자 노력했다. 2020년 현재 HMS 시스템 운영은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강수 부회장이 현재 힘쓰는 프로젝트는 ‘하림푸드 콤플렉스’ 조성이다. 김홍국 회장은 대규모 투자사업이었던 하림식품 출범을 이강수 대표와 함께 준비해왔으며,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이강수 부회장을 하림식품의 단독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현재 하림그룹 육가공 부문을 이끌고 윤석춘 대표의 영입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춘 대표이사는 2006년 삼호 F&B 대표, 2010년 CJ씨푸드 대표, CJ제일제당 영업 총괄 부사장, SPC삼립 대표 등을 역임하며 영업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이강수 부회장이 CJ제일제당 시절 인연으로 윤 대표를 하림에 영입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 부회장이 제일제당 공장장을 지내며 쌓은 노하우를 어떻게 하림푸드 콤플렉스 조성에 적용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김준영

김홍국 회장의 장남이자 그룹의 승계자. 인수합병을 통해 사세를 키운 하림그룹은 최근 수년간 복잡한 지배구조 해결에 힘써왔다. 그 결과 지주회사 체계 구축과 그룹 승계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만 승계 과정에서 제기된 ‘편법’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슈다.

금융감독원이 2019년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하림지주의 주요 주주는 김홍국 회장(22.64%, 최대주주), 한국인베스트먼트(19.98%), 그리고 올품(4.3%) 순이다. 한국인베스트먼트는 올품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편법 승계 의혹은 2012년 김홍국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던 올품(이전 한국썸벧판매) 주식 전량을 아들 김 씨에게 증여한 데서 비롯됐다. 그를 통해 김 씨가 하림지주 지분 24.28%(한국인베스트먼트+올품)를 가진 하림 지주의 대표 주주가 됐기 때문이다. 당시 김 씨는 김 회장으로부터 받은 올품 주식에 대해 100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10조 규모 대기업의 승계 비용 치고는 너무 미미하다는 지적이 쏟아진바 있다. 

하림그룹은 이에 ‘불법적인 과정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꾸준히 표명해왔다. 그러나 불법과 합법 만큼이나 공정과 불공정에 대한 기준이 엄격해지는 요즘이다. 쌓인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이고 투명한 거래 내역 공개가 필요해 보인다.

김홍국 회장의 아들 김준영 씨는 아직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과거 김홍국 회장은 ‘나는 아들의 경영 능력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주식만 넘겨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미 김씨는 엄연한 그룹의 지배자로 통한다. 향후 김씨가 어떤 경로를 통해 실질적인 경영자로 나설지 주목된다. 

하림푸드 콤플렉스

하림푸드 콤플렉스 하림이 전북 익산에 조성하고 있는 대규모 식품생산단지다. 직선거리 10km인 3곳을 거점으로 ‘푸드 트라이앵글’을 완성하는 프로젝트로 총 투자규모는 8,800억 원에 이른다.

가정간편식과 천연 조미료, 즉석밥 등을 생산하게 될 하림푸드 콤플렉스는 하림그룹이 종합식품 서비스그룹으로 성장할 전초기지다. 2018년과 2019년 착공한 각 공장들이 완공될 경우, 익산지역엔 약 1000 여 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한창 유행이었던 지난 4월에도 하림그룹은 하림푸드 콤플렉스 조성을 위해 5200 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하림푸드 콤플렉스 사업을 위해  익산시와 지속적으로 업무협약을 맺으며 교류해온 결과물인 셈이다. 현재 하림그룹 본사는 익산 중앙로에 있으며, 전북에는 총 17개 계열사와 55개 사업장이 있다.

하림은 익산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공헌했다. 문 대통령 역시 익산 하림 본사에 직접 방문하여 “수도권 집중화 속에서 지역에 본사를 확장한 하림이 국가 균형 발전에 큰 모범이 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익산시는 이런 공로를 인정해 지난 5월 시내에 제1호 명예도로명으로 '하림로'를 만들었다. 또한 하림이 즉석밥 시장 진입을 노리는 것을 고려해 원료곡 조성 및 생산 지원 등도 검토하고 있다.

김흥국 회장은 "고향인 익산에서 사업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는데 익산시에서 명예도로까지 지어줘 정말 감사하고 자랑스럽다"면서 "시민들께 하림이라는 이름에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바른 기업, 윤리적인 기업으로 더욱 성장 발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HMR

홈 밀 리플레이스먼트(Home Meal Replacement)의 약어로 가정식을 대체하는 식품이라는 뜻이다. 하림그룹의 신성장동력.이다

HMR은 단순 조리 과정만 거치면 음식이 완성되는 '간편식'을 뜻한다. 기존 냉동식품과 달리 조리 즉시 냉장·냉동한 덕분에 데우기만 하면 음식 본래의 맛이 살아 있는 가정식 대용품이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규모는 2014년 1조1500억원대에서 2019년 2조3000억원으로 약 2배 성장했다. 특히 올해엔 코로나 19 영향으로 HMR 시장 규모가 더욱 빠르게 커지는 추세다.

반면 하림의 본업인 육계시장은 침체됐다. 최근 몇 년간 공급 과잉에 따른 생닭 시세 하락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이는 하림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하림은 지난해 434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다. 하림이 신성장동력으로 HMR분야를 꼽고 이에 적극 투자하는 이유다.

다만 HMR시장에서 하림의 입지는 아직도 모호한 편이다. 기존 HMR 시장은 CJ제일제당, 오뚜기, 대상 등 대형 식품업체가 주름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와 하림은 즉석밥, 국·탕·찌개류의 상온 HMR 제품 등 경쟁 제품군이 상당 부분 겹친다. 하림이 식소재 경쟁력을 살려 빠른 시일 내 HMR시장 주류 진입에 성공할 지가 관심사다.

김기만

백석예술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김홍국 회장의 큰형.

김기만 박사는 1987년 총신고등기술학교에 유아교육과 교수로 부임한 후 1997년부터 백석 예술대 학장을 맡았다. 김기만 박사는 이후 ‘사람이 새로워지는 교육’을 슬로건으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백석예술대학교 총장을 지냈다. 대학 총장 퇴임 후 김기만 박사는 2016년 하림그룹 계열사 ㈜HS푸드의 공동대표가 됐다.

㈜HS푸드는 한·일 합작기업이다. 2016년 하림지주와 일본 기업 신메이홀딩스가 각각 지분율 50대 50을 가지고 설립했다. 신메이홀딩스는 일본의 쌀 가공 전문기업으로 즉석밥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김기만 박사가 ㈜HS푸드의 단독대표가 된 건 2018년 하림지주가 단독으로 HS푸드에 200억원의 유상 증자를 단행한 이후다. 

2016년 익산시와 투자 MOU를 체결한 하림그룹은 총 4000억원을 투자해 하림푸드콤플렉스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HS푸드는 이 과정에서 345억원을 투자해 공장 신축 및 기계설비를 도입할 목적이었지만, 2017년 말 HS푸드의 총자산은 6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하림지주는 HS푸드에 200억원을 유상증자하고 최대주주(지분율 88.5%)가 됐다. 김기만 박사는 HS푸드의 단독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현재 하림지주는 2019년 9월 또 한 번의 200억 원 출자를 통해 HS푸드 지분 93%를 소유하게 됐다.

HS푸드는 하림식품과 함께 익산시와 하림그룹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익산시와 산업단지 분양계약을 체결한 계열사도 바로 이 두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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