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늘었지만 아직 적은 공익사업수행비
투명성 늘리고자 내년부터 홈페이지 운영 예정

장학금을 기탁하는 문남일 영풍문화재단 전무이사(왼쪽).
장학금을 기탁하는 문남일 영풍문화재단 전무이사(왼쪽).

[미디어SR 권혁주 기자] 영풍그룹은 고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영풍그룹은 현재 영풍과 고려아연, 인터플렉스 등 2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재계 28위 대기업이다.

총자산 규모 12조4000억원인 영풍그룹은 산하 공익법인으로 영풍문화재단과 경원문화재단을 두고 있다. 두 재단은 각각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가 대표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영풍-경원문화재단

영풍문화재단은 80년 영풍그룹 고 장병희, 최기호 창업주가 1억씩 출자해 설립한 공익 법인이다.

영풍문화재단의 주요 사업으로는 △박물관 관련 학술 및 보전, 전시 조사 연구, △ 국내 대학생 장학금 지급, △영풍문고와 연계한 각급 학교 기자재 지원 등이 있다. 영풍문화재단은 2019년 각 사업비로 박물관 사업에 2억원, 장학금 사업에 9236만원, 도서 지원 사업엔 2327만원을 지출했다.

영풍문화재단 관계자는 7일 미디어SR에 “장학금 수혜자는 지자체 교육 발전위원회와 협의해서 선정하거나 각급 학교 재량에 맡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영풍문화재단은 장학·학술 지원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한다”며 “지난 봉화군 총기 사건으로 숨진 공무원들의 유가족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기도 했다”고 재단 운용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영풍문화재단 대표는 장병희 창업주의 차남 장형진 영풍그룹 명예회장이다. 재단 이사진은 최기호 창업주의 3남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 한두훈, 김용덕 전 영풍 대표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장형진 대표가 유일한 상임이사로 이사진 가운데 전직 영풍그룹 임원이 여럿 있지만 직전 5년 동안 계열기업 임원으로 근무한 인물은 장현진 상임 이사와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뿐이다.

경원문화재단은 최 창업주의 장남인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1억을 출자해 만든 학술·장학재단으로, 1984년 11월 설립됐다. 현재 재단의 이사장인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최창걸 명예회장의 배우자다.

경원문화재단은 장학금 사업만을 운영하고 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경원문화재단은 지난해 초등학생부터 대학원생까지 장학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원문화재단 또한 이사회 구성원 6명 중 직전 5년 동안 계열기업 임원으로 근무한 인물은 유중근 상임이사뿐이다.

공익성

영풍문화재단의 2019년 공익 목적 사업 수행 비용은 총 3억3563만 원이다. 이는 353억에 이르는 재단 총자산 규모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전년 사업수행비 약 1억4000만원에 비해서는 대폭 올랐다. 사업 수행 비용이 수입사업용 자산의 1%를 넘는 영풍문화재단은 성실공익법인의 자격을 유지 중이다.

성실공익법인은 내국법인 주식보유 제한 비율이 일반 공익법인의 5%에서 10% 또는 20%로 늘어난다. 성실공익법인 자격을 갖춘 영풍문화재단은 영풍그룹 계열사인 영풍문고의 지분 10%, 서린상사의 지분 5%, 코리아니켈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경원문화재단의 2019년 목적 사업수행비는 4억5626만원이다. 이는 총자산 141억의 3.2%에 해당하는 수치다. 총자산 대비 목적사업비 3.2%는 높은 비율은 아니지만, 국내 주요 그룹사가 운영하는 공익법인 다수가 비슷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법인의 공익성을 따지기 위해 순자산의 5% 이상을 공익사업에 투자하도록 하는 일명 페이아웃 룰을 법제화했다.

투명성

영풍문화재단과 경원문화재단은 개별 홈페이지 통해 활동 명세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이사진의 이력이나 이사회 회의록, 재단의 상세 활동에 대한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없어 아쉬웠다.

영풍문화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2021년 적용되는 세법 개정안에 따라 내년부터 홈페이지를 개설해 법인 활동 명세를 보다 투명하게 공시할 것”이라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2021년부터는 공익법인 세법 개정안에 따라 지정기부금 단체의 홈페이지 개설요건이 강화되고, 지정기부금 단체의 지정 및 사후관리도 주무관청에서 국세청이 도맡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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