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사업집행 금액은 약 10억원.... 총 자산 대비 목적사업비 지출 비중 1.48% 그쳐

지난 15일 포니정재단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시교육청에 교육용 스마트패드 650대를 공동 기증했다. 김종수 포니정재단 고문(왼쪽)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지난 15일 포니정재단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시교육청에 교육용 스마트패드 650대를 공동 기증했다. 김종수 포니정재단 고문(왼쪽)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HDC그룹 소속 공익법인은 포니鄭(정)재단 단 한곳뿐이다.

다만 포니정재단은 충분한 공익성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창립 15주년을 맞아 사업 영역과 지출 규모를 전반적으로 확대해 나가려는 것으로 보여 고무적이다.

포니정재단은 故(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인재중시 철학과 도전정신을 계승하고자 2005년에 설립됐다. 정세영 명예회장은 한국 최초의 고유 자동차 모델인 ‘포니’를 3년 만에 개발한 주역으로 꼽히며, ‘포니정’은 그의 애칭이다.

포니정재단의 주력 사업은 학술‧장학 지원 사업이며, 매년 창조적 사고와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 혁신가를 발굴하는 포니정 혁신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 재단은 창립 15주년을 맞아 장학사업의 대상과 규모를 모두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재단의 핵심 사업인 포니정 혁신상은 10인 이내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매년 추천받은 후보자들에 대한 심사를 거쳐 혁신성과 사회공헌도를 기준으로 1명을 최종 선정한다. 올해부터 재단은 1억원이었던 포니정 혁신상의 상금을 2억원으로 높였다.

재단은 추가로 상금 1억원 규모의 젊은 혁신가를 격려하기 위한 제2의 포니정 혁신상인 ‘포니정 영리더상’도 신설했다. ‘포니정 영리더상’은 분야에 제한없이 혁신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 개인 혹은 단체도 수상할 수 있지만, 연령을 35세 이하로 제한해 보다 젊은 혁신가를 발굴해 격려한다는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는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었다.

장유정 감독, 김하종 신부, 이국종 권역외상센터장 등 사회 변혁을 이끌어온 리더들이 역대 수상자로서 영예를 누렸다. 이를 감안할 때 인문학 연구자들에게도 긴요한 사업일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큰 지원 사업이다.

지난해 10월 재단은 '포니정 인문연구장학'을 신설해 국내·외 인문학 분야의 대학원생 중 학업 성적 및 연구계획서 심사를 거쳐 우수자를 선발해 연간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사 과정생에게는 1인당 연간 2000만 원, 석사는 1000만 원의 생활비를 지원하며 재단 역대 수혜자로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들이 학문성과를 공유하는 '포니정 학술 연찬회' 참가 자격도 부여한다.

학부생 대상 장학사업은 ‘포니정 해외학술탐방단’을 확대 개편해 등록금 지원 제도를 대신하기로 했다. 포니정재단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실제로 해외학술탐방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훨씬 긍정적이었다”면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수혜자의 실질적 필요를 고려한 체험 기회 확대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포니정 해외학술탐방단'은 학부생의 글로벌 감각 함양을 위해 해외에서의 전공 탐구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기존 2팀에서 올해부터 10팀으로 대폭 확대했다. 2팀(4명)을 선발해 팀당 1천만 원을 지원하던 기존 프로그램을 10팀(20명), 팀당 1300만원 지원으로 규모와 혜택을 모두 늘렸으며, 탐방 결과 보고에서 우수 팀으로 선정될 시 상장과 상금도 수여한다. 다만 현재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재단은 내년 사업을 위한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2019년 현재 재단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이사회 구성은 총 7명이다. 이중 정몽규 회장을 제외하면 이사회에 사익편취가 우려되는 특수관계인은 없다. 김철수 무역투자연구원 이사장이 재단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아울러 공병호 경영연구소장, 조성호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등은 혁신가를 발굴하기 위한 전문성을 갖춘 이사진 구성과 주선회 법률사무소 대표, 류용호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사회 명망가들을 중심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해당 이사회 멤버는 홈페이지를 통해 약력과 목록을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타 재단보다 재무 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한 점이 돋보였으나, 현재 2019년 재무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은 상태다. 올해도 지난해 목적사업비의 세부 내역과 출연금액과 출연자, 재산보유 현황을 등을 지속적으로 공개해야 의미가 있다.

또한 사업 규모를 확대하면서 공시 자료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기부 내역과 준비금은 여전히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으나 목적 사업의 상세 지출 내역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재단은 홈페이지에 사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혀 목적사업비 지출 규모를 가늠할 수는 있으나, 기타 비용 처리 등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아 지출 내역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HDC그룹 계열사의 기부금이 재단의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공익법인으로 세제 혜택을 받는 이상 투명성과 공익성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방기해서는 안된다.

다만 지난 6월 미디어SR이 주최한 ‘2020 공익법인 포럼’에서는 이와 관련한 실무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바 있다.

당시 한국공익법인협회의 한 관계자는 “공시서식 자체가 실무자들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복잡하고 이해가 안된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매년 작성할 때마다 내용이 바뀌는데다 단순히 재무정보에만 의존한다면 공익법인에 대한 평가도 적절하게 이뤄질 수 없다”고 호소하면서 투명성을 제고하기 어려운 제도적 한계를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또한 정순문 법무법인 동천 변호사도 이러한 현실에 대해 “각종 공시 의무 서식과 회계 기준이 상이해 실무자들과 자료 해석의 오해가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공시자료 서식이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데 매우 부적합한 상태”라고 꼬집은 바 있다.

재무 현황

HDC그룹 소속 포니정재단의 총자산은 지난해 기준 653억원으로, 설립 당시 정몽규 회장과 그룹 계열사들이 36억원을 출연했다. 재단 자산의 대부분이 현금성 자산이며, 계열사들이 지난해 60억원을 기부했다. 이전 해인 2018년에도 비슷한 규모로 61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사업의 공익성에 비해서는 사업 집행 금액이 작다. 2019년 기준 사업 집행 금액은 약 10억원으로 총 자산 대비 목적사업비 지출 비중이 1.48%에 그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이 39억원이고, 그에 대한 배당금으로 15억원의 재단 수익이 있다. 목적사업비가 해마다 나오는 배당금 수익보다도 적은 셈이다.

재단은 주식 배당금 외에 예금 이자 수익이 1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또한 목적사업비를 상회하는 금액이다. 설립 15주년을 맞이해 2020년부터 사업을 확대해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목적사업비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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