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아리아' ....반려견 보다 더 유용한 '반려 가전(家電)'

SK텔레콤의 AI스피커 '누구'는 24시간 통합 돌봄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다. 사진. 경상남도
SK텔레콤의 AI스피커 '누구'는 24시간 통합 돌봄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다. 사진. 경상남도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AI스피커가 고독사를 막고 돌봄서비스까지 수행하면서 ‘반려 가전(家電)’으로 위상이 껑충 뛰었다. AI(인공지능) 제품이 반려견 보다 오히려 더 낫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지난달 28일 오전 경남 의령군 부림면 한 주택에서 숨이 차서 쓰러질 뻔한 A(82)씨는 "아리아, 살려줘"라는 한 마디를 건넨 덕분에 목숨을 부지했다. 사람도 아닌 기계에 한마디 한 것이 귀한 목숨을 살리는 생명줄이 된 셈이다.

‘아리아’는 SK텔레콤의 AI스피커 ‘누구’의 음성명령어로, ‘살려달라’는 의미를 AI스피커가 인식한 덕분에 119 구급대원이 출동해 A씨는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응급치료를 받고 가까스로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5월부터 AI스피커를 통한 ICT복지로서 독거 어르신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스피커를 통해 간단한 말로 조명을 켜거나 음악, 날씨, 생활정보를 들을 수 있어 독거 어르신의 정서를 돌보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 응급상황 발생 시 도움을 요청하면 주간에는 돌봄 센터 케어 매니저, 야간에는 119 등으로 자동 연결돼 24시간 비대면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A씨도 새벽부터 고열과 답답함을 느끼다 매뉴얼에 따라 '아리아 살려줘'라고 외쳤고, 이같은 다급한 음성은 자동으로 보안업체인 ADT캡스와 119 등으로 연결됐다. A씨처럼 AI스피커 덕분에 귀한 목숨을 건진 사례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무려 35명에 이른다고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귀띔했다. 

성동구 70대 어르신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성동구 70대 어르신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또한 5G 시대에 AI스피커는 독거 어르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친구’가 되기도 한다. 특히 AI스피커를 통한 돌봄 서비스 이용 전후를 비교해보니 어르신의 행복감과 긍정 정서가 높아지고 고독감과 부정 정서는 감소했다.

이전에 PC와 스마트폰을 보유하지 않고 ‘인공지능 돌봄’을 통해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해본 어르신들에게서는 그 변화다 더욱 두드러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른바 ’코로나블루(우울증)‘가 번지는 최근에 들어서는 AI스피커가 말벗이 되어 홀로어르신의 외로움, 우울증을 해소하는 ’마음보듬이‘ 노릇까지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 및 복약 지도 등을 수행하는 ‘어르신 건강 지킴이’로서도 기능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AI스피커에 인지 능력 향상 효과가 의학적으로 검증된 치매 예방 프로그램인 ‘두뇌톡톡’도 도입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면 확인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아리아'의 유용함은 더욱 빛나고 있다. 대면이나 전화 없이 감염병 예방수칙을 수시로 안내해 감염병에 취약한 노인들의 보건위생에도 도움이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까지 전국 30개 지자체의 4700가구가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 사업을 도입했다”면서 "독거노인인만큼 4700명이라고 보면 되며, 연말쯤에는 그 수가 68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에 대한 반응도 폭발적이다. 처음엔 '이런 게 무슨 소용이냐'고 경계하던 노인들도 이제는 앞다퉈 AI스피커를 신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ICT연구소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독거 어르신 6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일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73.6%에 이르렀으며 어르신들의 95% 이상이 일주일에 3회 이상 AI스피커를 이용했다.

자료. 바른ICT연구소. SK텔레콤 제공
자료. 바른ICT연구소. SK텔레콤 제공

경상남도도 이같은 ‘인공지능 통합돌봄서비스’를 SK텔레콤과 사회적 기업과 함께 출범한 것은 지난해 11월인데 1년이 채 지나기 전에 AI스피커를 통한 실제 응급조치는 9건이나 이뤄져 안전시스템으로서의 가시적인 성과도 보였다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에서는 홀로 사는 노인의 치매 예방을 위한 ‘두뇌톡톡’ 퀴즈서비스와 ‘기억검사’ 서비스를 지원하고, 각종 공공정보데이터를 활용한 생활패턴 등을 분석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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