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 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 LG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 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 LG그룹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현대자동차와 LG전자가 손잡고 차량 내부를 ‘집’처럼 만들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래차 혁신 속도가 가팔라졌다. 글로벌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대기업의 전방위 협력도 속도가 붙은 셈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전자는 차량 내부에 적용할 인테리어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차량 천장에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차량 내부에 신개념 가전제품을 적용한 미래차 콘셉트 모델 개발을 완료했다.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자동차는 이동 수단을 넘어 이동하는 동안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지닌 ‘공간’으로의 개념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운전을 자율주행차에 맡기게 되면 운전자도 영화, 드라마를 볼 수 있는 등 ‘제2의 사무실’과 같은 업무공간으로 변신할 수 있다.

업계는 이 콘셉트 모델이 지난 ‘배터리 회동’을 중심으로 한 국내 4개 대기업의 첫 성과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해당 기업 중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주요 대기업이 모두 미래차 등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나선 가운데 미래차도 그 중 하나”라면서 “글로벌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더 이상 대기업이라고 해도 한 기업이 이에 대처하고 초격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대기업 간 협력의 결과물이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가 다음달께 공개할 미래차 내부 콘셉트 모델은 밖에서 보면 바퀴가 있는 네모난 형태의 박스카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장에는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영화를 볼 수 있고, 차량 시트 밑에는 신발관리기, 좌석 사이에는 공기청정기와 커피머신 등을 배치할 수 있게 개발됐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가 설치되면 운전할 일이 없어진 탑승자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강화된다. 운전자와 동승자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차량 천장의 디스플레이를 창문으로 바꿔 밤하늘 별이나 창밖 풍경을 볼 수도 있다. 차량 바깥에 있는 카메라가 외부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디스플레이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 사이 좌석 밑 신발관리기를 통해 이동하는 동안 신발을 벗어두면 냄새를 없앨 수도 있으며 구두도 닦을 수 있다. 좌석 사이에는 미니 냉장고를, 옵션으로 공기청정기, 커피머신으로 변경할 수도 있게끔 개발됐다. 이와 함께 미니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면 자동으로 탑승자의 금융계좌에서 요금이 결제되는 시스템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용 또는 공용으로 차량을 사용할 때를 위한 시스템이다.

미래형 자동차 예시. 기사와 무관. 사진. 픽사베이
미래형 자동차 예시. 기사와 무관. 사진. 픽사베이

나아가 이번 콘셉트 모델에 구현되지는 않았지만 LG전자는 집에서 시청하던 영상을 차량에서도 그 지점부터 이어서 볼 수 있도록 하거나 탑승자가 수면을 취하면 주변 소리를 줄이고 조명을 어둡게 조절하도록 하는 기술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내부에 각기 설치된 스피커 소리가 겹치지 않도록 조정해 탑승자 각자가 원하는 서로 다른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는 것도 가능하다. 말 그대로 ‘따로 또 같이’가 가능해지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경우 차량 내부도 크게 달라진다. 운전할 필요가 없는 운전자의 행동도 자유로워지는 한편 차체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크게 넓어진다. 전기차는 엔진 등을 넣을 공간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각종 생활가전을 차 안으로 들여오고 배터리는 차량 바닥에 넓게 깔면 된다.

이를 위해 두 회사는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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