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민영 디자인 기자
사진 : 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한영재

노루홀딩스 회장.

19개 계열사를 거느린 연 매출 1조원에 이르는 노루홀딩스의 수장이다.

노루홀딩스 전체 지분 중 466만3055주에 해당하는 35.08%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노루페인트는 노루홀딩스의 핵심계열사로 7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한 회장은 창업주인 한정대 전 회장의 뒤를 이어 1988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한영재 회장은 지난해 노루의 창립 74주년을 맞아 100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영재 회장은 창립 기념사에서 "4차 산업혁명 등 글로벌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힘찬 도전과 변화를 반복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청년노루'를 표방하며 활기찬 미래 기업을 만들어가자"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노루에 이렇게 밝은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노루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노루케미칼의 평균 내부거래 비중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한 회장은 노루케미칼의 상근 대표이사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노루케미칼은 1989년 7월 주식회사 켐코로 설립돼 도료 및 신나 등 페인트 제조 및 판매 등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2009년 11월 현재의 노루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했다.

노루케미칼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98%대의 내부거래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특수관계자 거래 이외에 별다른 수익처가 없다는 말과 같다. 

노루케미칼은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 중에서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노루페인트로부터 거의 절반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또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든 배당금액은 노루홀딩스로 들어갔다. 쉽게 말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올린 실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익을 바탕으로 오너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노루홀딩스로 부가 이전된 모습이다. 

노루케미칼은 2018년에는 갑작스럽게 이익잉여금에서 20억원의 중간배당까지 지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에는 당기순이익을 낸 수치보다 배당액이 6억원으로 더 많았다. 

노루케미칼의 2019년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2018년 10억원에 비해 2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8억에서 1억원으로 700% 급감했다. 이익잉여금 역시 배당 등의 영향으로 223억원에서 219억원으로 줄었다. 

노루케미칼의 대부분의 수익이 노루페인트 등 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영업활동 성과가 좋다고 볼 순 없다. 그래서 지나치게 많은 배당은 오너 일가의 배불리기라는 세간의 눈초리를 받을 여지가 있다. 

 

노루 창업자 한정대 전 회장

페인트업계 강자인 노루그룹의 바탕을 닦은 창업주.

노루는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해인 1945년 `대한오브세트잉크`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창업자인 한정대 노루그룹 전 회장은 `나의 조국을 위하여`라는 사업 보국의 기업 이념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처음 한 전 회장이 교과서 등의 출판에 사용되는 잉크를 생산하기로 한 게 노루의 시초다. 그가 살아있을 당시, 광복을 통해 우리 말과 글을 쓸 자유를 얻었지만, 정작 이를 담을 종이와 잉크가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국 최초의 잉크 생산 회사가 만들어지면서 한 전 회장이 회사를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 새로운 사업 분야를 모색하기 시작하면서 페인트 쪽으로 눈을 넓히기 시작한다. 

한 전 회장은 1953년 선진국의 페인트 공장을 견학하기 위해 혼자 유럽과 미국으로 산업시찰을 나서는 등 패기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 한 전 회장이 서독의 수도인 본에 들렀을 때 한 쌍의 노루 그림을 발견했고, 평소에도 노루를 좋아했던 한 전 회장은 노루 그림을 바로 구매하기에 이른다.

한 회장은 이후 한국에 돌아와 유순한 동물 노루처럼 사랑받는 회사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에 사명을 노루페인트라고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회장의 남다른 노루 사랑이 노루라는 동물 이름을 그대로 사명(社名)으로 정한 회사가 탄생된 배경이 된 셈이다. 

 
한원석 

노루 황태자. 노루홀딩스 전무. 

노루그룹의 3세다. 아버지인 한영재 회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1986년생으로 미국 센테너리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2015년부터 노루그룹에 입사해 경영 수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노루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한 전무는 노루코일코팅, 노루알앤씨, 홍콩 노루홀딩스, 더기반, 노루로지넷, 노루비케미칼, 싱가포르 노루홀딩스, 디아이티, 노루 밀라노 디자인 스튜디오 등 총 9곳의 국내외 법인의 이사직을 맡았다. 

최근에는 올해 4월 5번의 장내 매수를 통해 지주사 지분을 기존보다 0.34% 늘린 3.69%로 확대했다. 2016년 0.19%에 불과했던 노루홀딩스 지분을 3.23%까지 늘리며 재계의 주목을 받은 지 4년 만의 일이다. 

최대주주인 아버지 한 회장 다음으로 한 전문의 지주사 지분이 49만8059주로 가장 많다.
 
한원석 전무는 지난 2017년 처음으로 지주사 이사진에 합류했다. 이후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하나씩 맡아가며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최근 한 대표는 트렌디한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의 일환으로 노루페인트의 디자인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페인트 잇수다`라는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했다. 

또 매년 아시아 최대 컬러와 디자인 세미나인 `노르인터내셔널 컬러트렌드쇼`를 개최하고 있기도 하다. 이 세미나에는 건축, 벽화, 사진 등 분야에서 세계적 인물이 강연자로 나선다. 이를 통해 페인트와 함께 인테리어와 디자인 업계 전반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또 국내 페인트사로는 최초로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참석했다. 한 전무는 직접 이탈리아를 방문해 다양한 색감과 디자인이 담긴 작품을 선보이는 등 감각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색다르고 파격적인 시도와는 달리 한 전무가 도맡아 관리하는 회사의 실적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한 전무가 기업 경영 능력을 좀더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것도 이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전무가 상주하며 근무하는 `더기반`은 종자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페인트 사업을 영위하는 노루그룹에 이종 산업이자 성장 동력인 사업이다. 

하지만 더기반이 2016년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기록한 누적 영업적자분만 221억원에 달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지 주목된다.  

 

노루페인트

노루홀딩스의 캐시카우. 1954년 창립했다. 노루홀딩스의 대부분 매출이 노루페인트로부터 나온다.

노루페인트는 국내 2개사, 해외 5개사 등 모두 비상장사인 계열사를 7개 거느리고 있다. 

노루홀딩스에서 2006년 6월 1일자로 인적분할되어 2006년 7월 3일, 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노루페인트는 분할을 통해 주식회사 노루홀딩스의 도료 제조와 판매 등 사업을 승계했다. 

노루페인트가 생산하는 페인트 용도별 시장은 건축용, 공업용, 자동차보수용, 모바일용 등이다. 

2016년 3월 한영재, 김수경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2019년 12월 김용기, 조성국 각자 대표이사로 변경됐다. 

지난 1분기 매출(연결)은 전년 동기 1394억원에서 1389억원으로 0.35%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38억원에서 51억원으로 34.21%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도 27억원에서 43억원으로 59.25% 증가했다. 

유동비율은 지난해 말 135.35%에서 올 1분기 말 기준 132.86%로 줄어들었다. 부채비율은 101.74%로 지난해 말 94.60%로 늘었다. 

노루페인트는 친환경 건축용 페인트를 비롯해 `DIY), 자동차, 중방식, 바닥.방수, 전자재료, 모바일, 에너지 절감용 페인트, 코일코팅제 등 3만여 종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노루페인트는 `NOROO R&D센터`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분야에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페인트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것을 물론이고, 페인트 업계 중 가장 많은 친환경 인증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노루색채연구소와 미국의 팬턴색채연구소가 제휴해 설립한 노루팬톤색채연구소는 컬러 가치를 연구하고,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컨설팅과 한 차원 높은 컬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컬러 전문기관, 색채 전문가와 글로벌 크리에이터, 네트워크를 통해 차별화된 컬러디자인 전략을 세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진명호 부사장, 김용기 부회장

노루홀딩스의 미래를 짊어지고 가는 임원들.

먼저 진명호는 노루페인트의 대표이사 부사장이다. 

진 부사장은 1958년생으로 동국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노루오토코팅 관리담당 임원을 거쳐 노루페인트 관리본부장(전무)을 역임했다. 

진 부사장은 최근 소비자를 위한 컬러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페인트 업계 최초로 고객을 위한 컬러 서비스 공간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특히 컬러를 기반으로 최적의 주거환경을 만들어가는 노루페인트의 원스톱 페인팅 시스템으로 컬러 컨설팅부터 시공, 사후관리까지 복잡한 시공절차를 전문 인력이 원스톱으로 신속하게 제공하고 있다. 

또 4차 산업 디지털 기술을 응용한 기술 혁신과 과학적인 시스템까지 활용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김용기는 노루홀딩스의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그는 2016년 3월부터 노루홀딩스의 명운을 책임지기 시작했다. 당시 노루홀딩스는 창립 71주년을 맞이한 때다. 

김 대표이사는 경기고,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동신에스엔티 대표이사 사장, 한국지엠디 대표이사사장, 한국토지신탁 사장을 거쳐 노루기반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삼화페인트 

노루페인트와 페인트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페인트 전문업체.

삼화페인트는 1946년 4월 9일 설립됐다. 현재 본점이 소재한 국내를 포함해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 등에 총 17개의 계열회사를 두고 있다. 

전통적으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건축용 도료는 인테리어 도료, 내화도료로 적용범위와 기술을 확대하며 시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일단 매출과 영업이익 부분에서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놓고 보면 노루가 앞서는 모습이다.

노루페인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연결)은 1389억원, 51억원으로 삼화페인트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연결)인 1181억원, -18억원보다 실적이 좋았다. 

코스피 기준 7월 말, 삼화페인트는 시총 608위, 노루는 572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노루와 삼화 사이엔 에너지세이빙 도료 경쟁도 뜨겁다. 에너지세이빙 도료는 여름철 건축물에 유입되는 태양열을 차단하는 페인트다. 

도료업계 맞수인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가 여름을 맞아 에너지 세이빙 도료를 나란히 선보이는 등 페인트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화와 노루는 대한민국의 페인트시장을 선두하고 있는 업체인 만큼 개선해야 할 점도 비슷하다. 

페인트에서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 기준치보다 1888배, 허용기준치보다 최고 283배 많은 납이 검출된 바 있다. 

지난해 KCC와, 강남제비스코와 함께 노루와 삼화 제품에 다량의 납이 함유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눈총을 받은 바 있다. 

한편 현재 삼화페인트 수장은 김장연 회장이다. 김 회장은 1983년 삼화페인트공업 기술부에 입사해 기획실장, 기획이사, 영업담당 상무이사 등을 역임했고 1994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김 회장은 과거 경영권 분쟁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창업주의 아들인 윤석영 전 대표와 공동대표 체재를 유지하다, 급작스럽게 사망한 이후 단독경영을 하는 과정에서 불화가 있었다.

신사업인 농생명사

노루가 보수적 이미지를 가진 페인트 회사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모색하는 사업.

노루는 신사업으로 농생명 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70년간 페인트를 비롯해 정밀화학에만 집중해왔던 노루그룹은 2014년 신성장 동력 모색 차원에서 이종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이 과정에서 선택된 분야가 바로 농생명 분야였다. 

옛 `노루기반`을 `기반테크`로 사명을 변경하고, `더기반`이라는 회사를 설립하면서 농생명 사업의 출발 신호탄을 알렸다. 

현재 노루그룹의 농생명 사업의 중심에는 바로 이 `기반테크`와 `더기반`이 있다. 

`기반테크`는 2014년 1월 설립돼 온실 시공, 농자재 유통, 사물인터넷 환경제어 시스템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7년 4월 노루크로비스를 흡수합병하며 스마트팜 전용제어기와 감지기 등의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더기반`은 농작물 재배의 근간이 되는 종자사업을 영위하는 곳이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노루홀딩스는 농생명사인 두 곳에 각각 220억과 310억원의 자금을 출자하는 등 농생명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실적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 보인다. 2018년 기반테크와 더기반은 각각 100억원, 86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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