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열린 '2020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발표하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왼쪽)과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 각 사 제공
지난 17일 열린 '2020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발표하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왼쪽)과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 각 사 제공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은행권이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일제히 '디지털'을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에 방점을 두던 경영 방침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언택트 기반의 디지털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17일 각각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신한은행은 'CHANCE TO CHANGE(변화의 기회)'를 주제로 유튜브와 사내방송 등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신한은행은 포스트 코로나 준비의 두 가지 어젠다를 '디지털 기반 고객관리'와 '대면채널 전략 및 창구체계 변화'로 정하고 하반기 영업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디지털 혁신을 통해 고객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대면채널 집중을 위한 통합대형화 방식의 채널 전략을 강화해 디지털 중심의 금융산업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비이자 이익의 확대를 위해 글로벌 외연 확대를 중요한 목표로 삼았던 은행권 경영 전략이 코로나19로 인해 막히자 생존을 위한 언택트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역시 "현재의 위기는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하반기 4대 중점 추진 전략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채널 트랜스포메이션, 뉴노멀 경영, 리스크 관리 등을 제시했다. 

이날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이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언택트, 디지털로 대변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권광석 행장이 취임 초부터 추진해 온 '제로베이스(Zero Base)' 혁신을 하반기에 완수해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위기 상황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KDB산업은행도 같은 날 하반기 경영전략워크숍을 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은행의 역할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14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발맞춰 '한국판 뉴딜 추진 TF'를 발족해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 과제에 대한 조사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 KB금융그룹이 그룹 내 모든 계열사와 함께 진행한 하반기 그룹 경영진 e-워크숍에서 그룹 중장기 경영전략을 재점검했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KB금융그룹의 경영전략 중 핵심 경쟁력, 언택트, Beyond Core, 지속가능경영, New way of Working의 구체적인 실행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코로나로 가속화하고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에 대해 집단지성을 모아 철저하게 준비하고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자"면서 위기 상황에 맞춰 금융권의 전략도 변화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기에는 물리적인 제약이 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금융권이 올해 추진해야 하는 중점 사안이 디지털로 넘어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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