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디자인 기자
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김사민 기자] 

최윤

‘이단으로 출발해서 정통을 지향하고 정통이 되는 순간 다시 이단을 지향하라’,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의 인생을 설명하는 한 줄이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일본 나고야에서 출생한 재일교포 3세로, OK저축은행 대표이사를 지내고 현재는 총자산 12조원 규모의 금융그룹을 이끄는 수장이다. 2007년부터 8년 동안 9번의 실패 끝에 10번째에 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한 일화에서 볼 수 있듯 대단한 뚝심의 소유자다.

저축은행 인수 후 제도권 금융으로 도약한 뒤 종합금융그룹으로 확장하려는 목표를 갖고, 비대부업을 강화하면서 차근차근 대부업 청산의 길을 밟아나가고 있다. 

최 회장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나고야에서 한국식 불고기를 판매하는 한식당 '신라관'을 열며 사업의 길에 뛰어들었다. 당시 일본 전역에 매장을 60여개까지 확장하는 등 대성공을 거둔 최 회장은 한국에서 사업을 펼칠 결심을 하고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대부업에 눈을 돌렸다.

1999년 한국에서 대부업체 '원캐싱'을 출범하면서 금융사업에 진출한 최 회장은 2004년 '러시앤캐시'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러시앤캐시의 성공 후 최 회장은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 규모를 키워 제2금융권 회사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그룹 창립 20주년을 맞아 최 회장은 그룹명을 'Original Korean'의 앞글자를 딴 'OK금융그룹'으로 변경했다. 그룹명에 토종 한국자본임을 천명했듯이 한국 국적인 최윤 회장의 자본이 대부분인 OK금융그룹은 당연히 국내 기업이다. 결국 '일본계'라는 꼬리표는 OK금융그룹과 최윤 회장을 계속 따라다니는 낙인에 불과할 뿐이다. 

저축은행장을 지낸 고위 인사는 미디어SR에 "OK저축은행에 대해 일본계라는 인식이 많아 경계의 대상이었으나, 최윤 회장을 실제 만나본 사람들은 대부분 (최 회장이) 마인드가 좋고 열심히 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마케팅의 일환일 수도 있지만 한국과 관련해 의미있는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 회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OK금융그룹은 2016년 인도네시아 시중은행 '안다라뱅크'를 인수해 'OK뱅크 인도네시아'로 사명을 변경하고, 2018년 인수한 '디나르 뱅크'와 합병시켰다.

국내 비은행 계열 금융사가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 진출한 것은 OK금융그룹이 처음이다. 또한 OK금융그룹은 2016년 전북은행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캄보디아 '프놈펜 상업은행'을 인수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인환 

OK금융그룹 부회장. 하나금융그룹 출신으로 2002년부터 13년간 하나금융에만 몸담아 오다 2016년 6월부터 OK금융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부사장(CSO),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직을 역임했다. 

지난 2016년 최 회장은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전격적으로 조직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면서 1금융권 지주·계열사 출신 인사를 영입해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김인환 부회장은 당시 그룹 부회장직과 OK캐피탈 대표로 동시에 선임됐다. 최윤 회장이 OK캐피탈에도 힘을 실어 저축은행과 캐피탈 양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됐다.

김 부회장은 하나금융에서 하나은행 본부장, 중국법인장 등을 역임하며 보람·서울은행 인수 실무작업을 총괄한 경영 노하우를 OK금융그룹에 적용해 그룹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그룹 내 다양한 경영 현안의 굵직한 방향을 결정할 때 최 회장을 도와 방향성을 제시하는 든든한 서포터이기도 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소비자금융업을 모태로 한 OK금융그룹의 포트폴리오는 비교적 여신에 집중돼 있는 편이었다"면서 "하지만 김인환 부회장이 영입된 후 1금융권의 노하우를 살려 수신 분야에 많은 조언을 제공해 효과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 최윤 회장은 지난 2016년 그룹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정길호 대표에게 저축은행 대표 자리를 넘겼다. 정길호 대표는 지난 6월 말 OK저축은행 임시 주주총회에서 3연임에 성공했다.

OK저축은행의 대주주인 오케이홀딩스대부(지분율 98%)의 지분 대부분(98%)을 최 회장이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최 회장이 정 대표를 계속해서 신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길호 대표에 대한 최윤 회장의 신뢰는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휴먼컨설팅그룹(HCG)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2008년 당시 러시앤캐시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최 회장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정 대표의 부사장 퇴임 소식을 들은 최 회장이 먼저 OK금융그룹 임원 자리를 제안해 그룹 내 인사 업무를 맡게 됐다.

정 대표는 2018년부터 최 회장에 이어 OK저축은행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OK저축은행 외에도 관계사 엑스인하우징, OK데이터시스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최 회장의 신임 외에도 정 대표는 취임 후 OK저축은행을 업계 2위로 끌어올린 경영적 성과를 일궈냈다. OK저축은행 출범 첫해인 지난 2014년 5392억원에 그쳤던 총자산을 이듬해 말 1조8000억원까지 늘렸다. 특히 여신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통한 외연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신용대출 등 소매금융 위주였던 OK저축은행의 포트폴리오를 취임 후 중소기업 대출까지 폭넓게 확대했다.

2016년 말 OK저축은행 가계대출 비중은 70%에 육박했으나 올 1분기 기준 51%대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OK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11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6.5% 증가했다.

'제도권 금융 진입'이라는 최윤 회장의 오랜 염원을 정 대표가 착실하게 이뤄내는 가운데 올해 총자산 8조4000억원 돌파라는 목표를 일궈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선동열

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동열 전 감독과 최윤 회장의 인연은 선 전 감독이 나고야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활약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윤 회장은 일본에서 선 감독의 선수 생활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후원자로 알려졌다. 선 감독이 한 살 많아 최 회장과 서로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선 감독은 최 회장에게 일본어를 배우고, 최 회장은 반대로 선감독에게 한국어를 배우면서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함께 달랬다. 

최 회장과 선 감독의 인연은 사적인 우정에 그치지 않고 OK금융그룹의 사회공헌활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최 회장과 선 감독은 농아인을 위한 스포츠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지난 2010년부터 10년째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또한 기존 'OK저축은행배 전국농아인야구대회'라는 명칭을 지난해부터 '선동열배 전국농아인야구대회'로 바꿔 개최하고 있다. 

아울러 최 회장 본인도 고등학교부터 대학 졸업 시까지 7년간 럭비를 하는 등 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졌다. 최회장은 야구, 축구, 골프, 기타 비인기 종목을 후원하고 있으며 OK저축은행은 스포츠와 연계한 특별금리 지급 등의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박세리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국가대표팀 감독. OK금융그룹은 박세리 감독의 이름을 딴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Invitational)’과 ‘세리키즈 골프 장학생’을 운영하는 등 박세리 감독과 인연이 깊다. 

최윤 회장은 지난 1998년 박세리 감독이 미국 L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재외동포에게 큰 힘이 됐음에도 이를 기념하는 대회가 없는 점을 안타깝게 여겨 박세리 선수를 직접 찾아가 박세리 이름을 딴 대회를 만들고 싶다는 제안을 먼저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행복 나눔 클래식'으로 시작된 대회는 2014년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로 이름이 변경되고 지난해까지 총 10회나 개최됐다.

상금 일부를 기부하거나 선수 애장품을 경매하는 방식으로 스포츠를 통한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는 오는 9월 18일부터 ‘시대를 위로하는 We(위)대한 힘’이라는 슬로건 아래 골프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최 회장은 본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OK배정장학재단을 통해 2016년부터 '세리키즈 골프 장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골프 유망주를 육성하고 있다. 스포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지닌 최 회장의 열의가 박 감독과의 인연을 대한민국 골프 저변 확대와 인재 육성까지 확대해 사회공헌활동으로 이어가고 있다.

임진구·정진문

저축은행 업계 1위를 달리는 SBI저축은행 각자대표. 임진구 대표는 2013년부터, 정진문 대표는 2016년부터 각각 기업금융, 소매금융을 담당하고 있다. OK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OK저축은행은 만년 2위를 탈출하기 위해 SBI저축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익성과 건전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최윤 회장에게 3연임의 신뢰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중 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SBI저축은행 대출자산은 지난 4~5월 동안 4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또한 SBI저축은행은 자산 10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어, 올 1분기 기준 7조3062억원의 자산을 지닌 OK저축은행을 훌쩍 앞선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임진구, 정진문 대표도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다.  

OK저축은행은 올해 말까지 8조4000억원의 자산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OK저축은행이 대부업 자산을 인수할 경우 SBI저축은행을 넘어설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자산은 지난해 1분기 5조7554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5508억원(27%)이 늘었다. 당기순익 또한 작년 1분기 173억원에서 올해 1분기 395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을 기반으로 '토종 대한민국 저축은행'의 자존심을 내건 OK저축은행이 일본계 SBI저축은행을 누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OK배정장학재단

최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OK금융그룹의 공익법인이다. 최 회장은 어린 시절부터 재일교포 3세라는 이유로 수많은 차별을 받은 것을 깊이 새겨 '교육만이 일본사회에서 당당히 인정받는 원동력'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장학사업을 활발히 펼친다.

최 회장은 2002년 재산을 출연해 OK배정장학재단을 설립하고 18년 동안 학업 성적이 우수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6300여명의 장학생에게 약 160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최 회장의 뜻에 따라 재단은 학업 우수자 외에도 재외국민과 스포츠 꿈나무도 지원하고 있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지난 2014년 OK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 회사에 자금 여유가 없을 때도 최 회장은 장학금 지원 규모를 줄이지 않았다"며 "이는 장학 사업에 대한 그의 높은 관심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상징적인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공익법인 외에도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일본 오사카 소재 학교법인인 '금강학원' 제11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재일교포 교육에 열의를 쏟고 있다.

금강학교는 지난 1946년 한국 문화 교육을 목적으로 재일교포 1세가 건립한 한국 학교로, 우수교원 확보가 어려워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통폐합을 논의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이에 최 회장이 해결사로 나서 금강학교에 우수 교원을 영입하고 학습 커리큘럼을 전면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개혁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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