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민영 디자인 기자
사진. 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권민수 기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막내딸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동생이다. 삼성의 일부였던 신세계를 분리해 현재까지 키운 인물이다. 대외활동을 꺼리는 조용한 경영자이지만, 실제로는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움을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역동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아버지 이병철로부터 '사람 경영'을 배웠다. 그의 철학은 '믿지 못할 사람은 아예 쓰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 이명희는 오너가 없어도 항상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 체계화된 조직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자신의 철학을 잘 이해하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는 방식을 고수해왔으며, 본인이 '아니다' 싶을 때만 나선다고 한다. 

신세계그룹을 크게 마트, 백화점으로 쪼개 마트는 아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백화점은 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에게 맡겼다. 

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이자 이명희의 아버지. 

이명희는 이병철의 습관을 그대로 따라 했을 만큼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했다. 사소한 것도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던 아버지를 따라 이명희도 비슷한 습관을 지니게 됐다고 한다.

무뚝뚝한 아버지였지만 이명희에게는 듬뿍 사랑을 줬다고 전해진다. 이병철과 이명희는 아침 저녁으로 전화 통화했을 정도로 정이 깊었다. 이건희는 이명희에 대해 '장미처럼 자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명희에게 경영을 맡긴 것도 이병철이었다. 이병철은 "여자도 가정에 안주하지 말고 사회에 나가 활동하고 자신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명희를 설득했다고 한다. 결국 전업주부로 살았던 이명희는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30대 후반, 경영에 발을 내딛게 된다. 

이병철이 세상을 뜨자 이명희는 태산이 무너진 듯 슬픔을 견딜 수 없어 방황했다. 당시 떠난 미국 여행이 이마트 탄생의 원동력이 됐다. 미국에 있으면서 월마트 등 창고형 점포를 보고 회사에 제안했고, 1993년 창동에 테스트 점포를 열면서 이마트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명희의 아들.

정용진, 정유경 남매는 신세계그룹을 분리 경영해오고 있다. 정용진은 마트, 식품, 호텔 분야를 맡았다. 은둔 경영을 고수했던 이명희와 달리 정용진은 주요 사업에 적극 개입하고 대외활동을 꺼리지 않는다. 직접 인스타그램을 개설해 재벌의 일상을 공유하고, 백종원의 부탁으로 못난이 감자를 마트에서 판매하는 등 대중에게 자신을 쉽게 드러낸다. 

정용진은 오프라인 유통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자, 신세계의 온라인쇼핑몰 '쓱닷컴'을 한국판 아마존으로 표방하고 육성해왔다. 그 과정에서 이마트의 첫 분기 적자 등 위기가 찾아왔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유통 환경이 반전되면서 쓱닷컴이 급성장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한편, 제주소주, 신세계조선호텔 등의 경영이 악화되고 정용진이 힘차게 추진했던 삐에로쇼핑 등이 문을 닫는 등 악재도 존재한다. 

강희석

지난해 신규 영입된 이마트 대표이사. 

10여년 동안 이마트 경영 컨설팅을 맡으면서 이명희, 정용진과 인연을 쌓게 됐다. 외부의 시각으로 이마트를 가까이 지켜봤기 때문에 내부인보다 잘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오랫동안 함께해온 인물인 만큼 이명희의 신뢰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이명희가 간택한 남자`, `이명희의 남자`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스타필드, 이마트24, 쓱닷컴 등 이마트의 신사업에 컨설턴트로 참여했다.

이마트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신사업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산발적인 주변 사업을 정리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나가는 중이다. 이마트 잡화점 브랜드 `삐에로쑈핑`을 완전 철수하고, 스타필드 등을 세우려고 했던 마곡 부지를 매각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이명희의 딸이자 정용진의 동생.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패션뷰티, 면세점 부문을 맡고 있다. 은둔형 경영부터 출신 대학(이화여자대학교), 패션스타일까지 많은 곳이 이명희와 닮아 `리틀 이명희`로 불린다. 

디자인을 전공해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트렌드에 민감해 백화점 사업에 어울리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명희의 해외 출장에 동행하는 등 어머니로부터 경영수업을 직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백화점, 면세점, 화장품 등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소비 양극화로 명품 브랜드 매출이 크게 늘면서 명품 브랜드를 빠르게 들여온 신세계백화점이 크게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주요 사업들이 직격탄을 맞아 위기에 봉착했다. 패션뷰티 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분기 영업이익이 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줄었고, 면세점을 담당하는 신세계 디에프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울상을 짓던 오빠 정용진과 입장이 뒤바뀐 셈이다. 정유경과 정용진은 쓱닷컴에서 백화점 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차정호 

신세계 대표이사.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에서 지난해 신세계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1981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2007년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을 총괄하며 부사장까지 역임했다. 2017년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직을 맡은 뒤 빠르게 회사를 성장시켜 이명희와 정유경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오너일가가 정용진-정유경으로 나뉜다면, 실무 수장으로는 강희석-차정호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양측의 희비는 엇갈렸다. 이마트는 코로나19로 휴점이 이어졌음에도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2.5% 상승하는 등 선방했지만 신세계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 줄어드는 등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온라인 부문을 강화해 오프라인 약세를 방어할 수 있었지만, 신세계는 점포 휴점, 관광객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을 막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차정호에게는 코로나19 위기를 대응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명희 

한진그룹 오너일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이자 전 일우재단 이사장. 

2018년 필리핀 가정부 불법채용, 직원 폭행 등을 각종 비리와 범죄를 저지른 것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엄청난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재판에까지 넘겨졌다. 

당시 한진일가 이명희와 신세계 이명희 두 사람 모두 대외활동이 적어 두 사람의 얼굴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특히 포털사이트에 이명희를 검색하면 신세계 이명희가 먼저 노출돼 동명이인인 두 사람을 혼동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한진 이명희가 경찰 출석 등으로 포토라인에 서면서 얼굴이 알려지자 이같은 오해는 줄었지만, 초반에는 일부 언론이 한진 이명희 갑질 기사에 신세계 이명희 사진을 올리는 어이없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사건으로 신세계 이명희의 대중적 인지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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