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교육문화재단, 투명성 문제 있나...재단 관련 정보 얻을 수 있는 인터넷 페이지 전무해

지난해 8월 우정교육문화재단이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했다. 이세중 재단 이사장 대리(단상 위 첫줄 왼쪽에서 네 번째)와 재단 임원, 유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부영그룹 홈페이지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부영그룹의 계열사로부터 매년 기부금을 받아 운영되는 우정교육문화재단은 2008년 ㈜부영이 28억원을 출연하고 이듬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사재로 1억6000만원을 출연해 설립됐다.

재단은 2010년부터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지에서 한국으로 유학온 학생들에게 매년 두 차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대상 국가와 수혜학생을 대폭 늘리고 장학금 액수도 1인당 연 800만원으로 증액했다.

올해도 재단은 베트남, 에콰도르, 아제르바이잔, 탄자니아 등 세계 각지에서 국내 대학에 유학와 재학 중인 38개 국가 총 104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약 4억15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별도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하지 않고 교육청 승인을 거쳐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부영그룹 측은 “현재까지 1743명의 유학생에게 총 68억여원의 장학금을 전달해 왔다”면서 국가별로 베트남 286명, 태국 193명, 방글라데시 179명, 필리핀 176명 등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이 돌아갔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히고 있다.

국세청 전자공시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해 부영주택에서 9억원대의 기부금을 받고 현금성 자산에서 나온 이자 수입 1억원을 더해 10억원대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재단은 또한 공시자료를 통해 장학금 지급 내역을 세세히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재단이 장학금을 지급한 내역을 살펴볼 수 있으며 공시자료를 토대로 재단 측이 한 학생에게 많게는 2400만원까지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올해 장학생 대표로 세바라 시드이코바(SEVARA SIDDIKOVA, 우즈베키스탄 /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한국어 교육전공 석사과정)이 감사편지를 통해 “앞으로 우즈베키스탄과 대한민국의 우호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감사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이처럼 재단이 세계 각지에서 한국을 찾은 유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면서 정부 차원의 교류에 국한되지 않고 민간 차원에서도 국가 간 우호 관계의 토대를 단단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특이하게도 우정교육문화재단은 재단과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별도 인터넷 페이지가 전무하다. 본연의 장학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비용을 최소화한다는 운영상의 전략일 수 있으나 이사회를 이루고 있는 인사들 및 이사장의 약력, 이사회 회의록 뿐 아니라 장학생 선발 기준 등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재단은 부영그룹 홈페이지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사회 결정 사항이나 장학금 수여 총액과 수혜 학생 수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별도 홈페이지나 안내 페이지가 있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재무현황

부영그룹의 우정교육문화재단 총자산은 51억원이다. 이중 대부분(98%)인 50억원을 현금성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나 그룹 주식지분은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매해 계열사로부터 받은 현금으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영주택으로부터 8억9200만원을, ㈜부영으로부터 1300여만원을 출연받았다. 계열사의 출연금 대부분을 당해 사업연도에 소진하고 있으며 총자산 대비 공익목적지출 비중은 19.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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