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돈현 마이써니(mySUNI) 사장(모니터 바깥 왼쪽)과 로라 롱코어 MS 글로벌 러닝 총괄부사장(모니터 안 왼쪽)이 16일 'SK-MS 교육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양사간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 SK 제공
조돈현 마이써니(mySUNI) 사장(모니터 바깥 왼쪽)과 로라 롱코어 MS 글로벌 러닝 총괄부사장(모니터 안 왼쪽)이 16일 'SK-MS 교육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양사간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 SK 제공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SK와 LG그룹이 구성원들을 ‘AI 인재’로 육성해 혁신 속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어 주목된다.

SK는 그룹 차원에서 직접 AI 전문가 육성을 위해 콘텐츠를 마련하고, LG전자도 AI 전문가를 육성해 제조 분야의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AI와 빅데이터 등 4차산업 관련 기술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해 기업과 국가가 한 팀을 이뤄 대응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원들과 함께 AI 제조 혁신에 나선 LG전자

LG전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에 능통한 전문가를 육성해 제조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지난 15일 경기도 수원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에서 ‘제조 AI 리더 과정’ 수료식을 가진 것도 작은 성과 중 하나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성균관대학교와 협업해 이같은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금년에도 4월부터 3개월 간 ‘제조 AI 리더 과정’ 과정을 진행해왔다.

이날 수료식에서 AI 리더로 선정된 직원은 약 20명으로, 이들은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진으로부터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관련 핵심 이론을 교육받고 현업 데이터를 활용한 문제해결 과제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 참가한 직원들은 현업에 복귀해 실무과제를 해결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제조 혁신을 수행하게 된다.

LG전자가 15일 경기도 수원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에서 '제조 AI 리더 과정’ 수료식을 가졌다. 사진. LG전자 제공
LG전자가 15일 경기도 수원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에서 '제조 AI 리더 과정’ 수료식을 가졌다. 사진.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제조 분야의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관련 역량이 필수라고 판단해 생산기술원 주도로 이 과정을 개발 및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아가 향후 생산기술의 디지털화를 위해 ‘제조 AI 리더 과정’을 포함해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딥러닝, 장비 지능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등 맞춤형 교육을 운영하며 사내 구성원들이 4차 산업환경에 걸맞은 제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진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수료식에 참석한 LG전자 생산기술원장 홍순국 사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 제조 분야의 신속한 디지털 전환은 필수적”이라며 “우수 인재를 지속 육성해 제조 혁신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수료식에는 홍순국 사장을 비롯해 LG전자 생산기술원 제조혁신센터장 김병열 전무, 성균관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장 이지형 교수, 인재개발원 이정환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SK, 그룹에서 직접 AI 교육 한다

SK그룹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세계 최고 수준의 AI 및 DT(디지털전환) 관련 교육 콘텐츠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는 구성원들에게 관련 기술을 교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을 글로벌 시장의 수요에 맞게 정상급 개발자, 엔지니어 및 빅데이터 전문가로 키운다는 계획을 최근 제시했다.

SK는 이를 위해 개발자 및 전문가임을 인증할 수 있는 절차를 도입할 방침이다. SK 구성원들의 AI/DT 역량을 높여 각 관계사별로 딥체인지(Deep Change, 근본적 혁신)의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SK그룹도 그룹 내 역량강화 교육 플랫폼인 마이써니(mySUNI)가 있으며 MS도 테크놀로지 관련 온라인 학습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런'(Microsoft Learn, 이하 MS 런)을 운영하고 있다. SK그룹과 MS는 두 플랫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기존 양 사의 콘텐츠를 활용‧재가공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16일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국내 기업 가운데 MS 런을 자사 AI/DT 교육에 도입한 것은 SK그룹이 처음이다. 마이써니는 MS 런의 콘텐츠를 SK 구성원들의 직무/역할에 적용 가능토록 콘텐츠를 재가공해 제공하게 된다. MS가 실제 사용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교육 콘텐츠화한 것이어서 SK 구성원들이 최신 기술 트렌드를 이해하고 이를 내재화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마이써니는 또 AI/DT 관련 교육과정에서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인 애저(Azure) 관련 자격증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데이터 분석 등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키로 했다. 아울러 국내외 AI/DT 특화 대학과 연계해 학위 과정이 포함된 마이써니-MS 공동 커리큘럼도 개발할 예정이다.

올해 1월 출범한 마이써니는 현재 AI와 DT 외에도 행복,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리더십 등 9개 분야 약 640개 교육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매일 약 8000명이 접속해 학습을 진행 중이며, ‘SKMS(SK경영체계)’, ‘사회적가치 추구의 이해’와 같은 인기 과정은 이미 7000여 명 이상이 이수하는 등 직원들의 반응도 뜨겁다.

마이써니 CLO(Chief Learning Officer)를 맡고 있는 조돈현 사장은 “마이써니의 역할은 그룹의 딥체인지를 이끌기 위한 구성원 역량확보 플랫폼으로 자리잡는 것”이라면서 “이번 협력으로 MS가 보유한 클라우드, AI/DT 분야의 높은 전문성이 SK 구성원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라 롱코어(Laura Longcore) MS 글로벌 러닝 총괄 부사장은 “MS의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이 SK 그룹이 추구하고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SK 구성원들의 AI/DT 역량 제고를 통해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양사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좀 더 의미 있고 적용 가능한 사례들을 발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AI인력, 아직도 갈 길 멀다

이처럼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AI 기술 및 지식을 이용해 인재 육성에 나서는 이유는 실제로 국내 AI 관련 인프라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AI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지도 수 년이 지났으며, 실제로 AI를 응용한 가전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2022년까지 국내 AI 개발 인력은 현장 수요보다 9986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대학들은 앞다퉈 AI 대학원을 신설하고 있지만, 전문 강사가 없고 기존 공대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실정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업들이 먼저 AI 인재 육성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이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국내 주요 기업들도 AI 인재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추세다. 최근 주목 받는 곳은 캐나다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인재 유치를 앞세운 결과, 캐나다는 이미 AI 연구의 성지로 부상했다.

토론토에는 구글과 IBM, 지엠 우버 등이 이미 AI 연구소를 마련했으며 몬트리올에는 페이스북, MS, 딥마인드 등이, 에드민턴 역시 AI 연구의 3대 거점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약 150개 이상의 창업 육성기관도 캐나다 현지에서 스타트업을 집중 양성 중이다. 캐나다 정부는 연방 이민부에서 지정한 인큐베이터와 엑셀러레이터, 투자가의 창업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 창업자가 현지에 이주할 수 있도록 해주고, 무료로 사무공간과 경영 컨설팅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그 결과 2013년 1600만 달러에 머물렀던 캐나다 AI 스타트업 투자액은 지난해 4억18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이 같은 생태계 구축으로 캐나다는 세계 주요 기업들이 주목하는 AI의 메카로 떠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AI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지적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사실 AI 기술의 경우는 개별 기업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구글이나 애플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은 AI 전문가를 몇 십억에 달하는 연봉을 주고 모셔온다”면서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국가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의 고차원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성이 재계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우리 정부는 오는 2023년까지 AI 전문인력 1만명을 육성한다는 계획인 데 비해, 일본은 매년 25만명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현재 총 329개 대학이 관련 학과 개설을 허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AI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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